뉴욕아름다운재단, “나눔의 씨앗 함께 뿌려요”
뉴욕아름다운재단, “나눔의 씨앗 함께 뿌려요”
  • 박지호
  • 승인 2007.02.10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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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주 상임이사, “교회들 울타리 낮추고 나눔 손길 잦아져 기대”

   
 
  ▲ 며칠 전 치른 ‘I Love 나눔의 밤' 행사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 강영주 상임이사(왼쪽)와 서지영 간사(오른쪽)는 기자를 앞에 두고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는 ‘즉석 칭찬 나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행사를 치르면서, 앞으로 나눔을 통해 커져갈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과 그들이 감당해야 할 책임감의 무게를 동시에 실감한 듯했다. (박지호)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인 기적은 한 아이의 나눔에서 비롯했다. 마땅히 혼자 먹어야 할 한 끼 식사를 기꺼이 떼어준 것이 수많은 사람들의 굶주린 배를 채워준 것이다. 아무리 크고 무성한 나무라도 씨앗을 심지 않으면 자랄 수 없듯 나눔의 씨앗이 없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풍성해지는 기적의 열매를 기대할 수 없다.

뉴욕아름다운재단(이사장 김기태)은 이런 열매를 맺기 위해 사랑의 씨앗을 함께 뿌려나가고 있다. 이들의 꿈은 나눔을 통한 세상의 변화다. 작지만 각자가 가진 시간· 재능· 돈을 나누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욱 풍성해지길 소망하는 마음이다. 올해로 창립 1주년을 맞은 뉴욕아름다운재단을 찾아서 그동안 심은 나눔의 씨앗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함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작은 돈, 작은 마음부터

   
 
  ▲ 뉴욕아름다운재단이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나눌 수 있나요?"  왼쪽부터 - "시계요. 나는 시계 3개 있어요." (이규호) "오이요. 나는 오이 싫어해요." (김용민) "캔디 주고 싶어요." (최지원) (사진 제공 뉴욕아름다운재단)  
 
뉴욕아름다운재단은 한국 아름다운재단이 아름답게 그려낸 나눔운동을 이어받아 창조적으로 그려가길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1%나눔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 사람의 1%는 작지만, 함께 모이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기에 큰 돈과 큰 마음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기꺼이 나누자는 것이다. 

강영주 상임이사는 “1%라고 해서 실제 매출이나 수익의 1%를 정확히 계산해서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 중 가장 작은 것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부담없이,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참여 방법은 다양하다. 한마디로 내는 사람 맘이다. 용돈의 1%를 낼 수도 있고 연봉의 1%를 낼 수도 있다. 한국 아름다운재단의 경우 신체의 절반밖에 쓰지 못하는 장애우가 혼자 쓰기도 턱없이 부족한 생활 보조금을 나누는가 하면,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죽은 아들의 이름으로 1%를 보내주기도 하고, 성공한 기업인이 연봉의 1%를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강 이사는 뉴욕아름다운재단에도 아름다운 나눔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고 했다. “요즘 나눔운동을 알리면서 잔잔한 감동에 젖어 지낸답니다. 용돈의 1%, 여행 비용의 1%, 결혼 축의금의 1%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나’만 말고 ‘우리’도 하자

   
 
  ▲ 뉴욕아름다운재단이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나눌 수 있나요?" 왼쪽부터 - "우선 물 한 잔 대접해야지." (백영희) "돈이 제일 낫지. 안 그래?" (강순전) "밥 한그릇 나눠 먹지 뭐." (박혜봉) (사진 제공 뉴욕아름다운재단)  
 
개인뿐 아니라 상점이나 단체도 참여가 가능하다. 바로 ‘나눔의 가게’를 말한다. 상점, 기업 혹은 단체가 매달 수익의 1%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떼어놓는 것이다. 한순간 동정으로 나누는 일시적인 기부가 아니라 삶 속에서 나눔이 있는 소비 공간을 만들어가자는 취지다. 수익을 이웃과 나누어 고객의 신뢰를 얻고, 나눈 수익을 통해 일어선 어려운 이웃이 다시 고객이 되어 가게를 찾는 나눔의 선순환을 만들어가는 가게 말이다. 이런 나눔의 가게는 뉴욕에만 벌써 13개가 생겨났다.

나눔의 가게 1호점인 뉴저지에 있는 ‘무지개 잔치집’이라는 반찬집을 운영하는 이숙경 씨는 “어렵게 자랐기 때문에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돕고 싶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해 아무 일도 못하고 있었는데, 아름다운재단 이야기를 듣고 망설임 없이 시작했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나눔이 한인 2세들의 한민족 정체성을 키워가는 일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누는 교회 많아지길

한국 아름다운재단 창립을 주도한 박원순 변호사는 교회가 나눔에 인색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교회가 더 크고 더 높은 건물 짓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에 헌금이 사회로 다시 나오지 않는다며,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뼈아픈 한마디를 던졌다. 그래서 한인 교회의 참여도에 대해 강 이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강 이사는 “아직 이민 교회들이 나눔에 익숙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한인 교회들의 참여가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교회 중심으로 울타리를 쌓고 밖을 돌아보지 않던 교회들이 요즘 울타리를 낮추고 외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년 4월에는 롱아일랜드에 있는 뉴욕새교회(담임목사 양승구)가 고난주일에 드린 헌금을 전액 뉴욕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또 뉴저지연합감리교회(담임목사 나구용)는 후원 요청 양식에 따라 요청을 하면 심사 후 기금을 지원하는 그랜트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뉴욕아름다운재단에도 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어떻게 쓰이나?

이렇게 모인 기금은 커뮤니티 기금, 한민족뿌리 기금, 해외동포 기금으로 나눠져 쓰인다. 생계 유지가 힘들거나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서 돕고, 언어적 문제 더 나아가 법률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일에도 쓰인다. 또 사회 제도 개선을 지원하는 일이나 모국의 문화나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세계적인 한인 지도자를 발굴하여 육성하는 기금으로도 쓰인다. 그 외 특정 영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기부금은 필요한 영역이나 긴급 구호기금으로 지원된다.

뉴욕아름다운재단 (201-461-0060)  http://www.beautifulfoundation.org

한국 아름다운재단은?
 

올바른 기부 문화를 확산하고, 소외 계층과 공익 활동 지원을 위해 박원순 변호사를 중심으로 2000년 8월에 설립된 비영리 공익 재단이다. 이후 일반인들이 십시일반 모아 만든 7억여 원의 기부금으로 출발해 380억 원까지 자랐다. 또 8만 원으로 시작된 1% 기금은 현재 2만여 명이 참여해 110억 원에 이르고 있다. 기부금은 아동, 청소년, 여성, 장애인, 노인, 교육, 문화 등에 사용되며, 기부자는 자신이 낸 기부금이 쓰일 분야를 지정할 수 있다. 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비, 구매가 곧 자선이 되는 ‘아름다운가게’는 ‘안국1호점’을 시작으로 전국 70여 개의 규모로 자라 창조적인 나눔 문화를 확산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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