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과 '짊어짐'의 나들목에 서서
'내려놓음'과 '짊어짐'의 나들목에 서서
  • 최병인
  • 승인 2007.02.14 0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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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미국에서 살면서, 일간지 기자도 하고 장애인 사역도 하고 교육 사업도 하면서 참 여러 가지를 경험했습니다. 여러 일을 하는 가운데서도 제 마음 중심에는,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들이 하나님 보시기에 그리고 세상 사람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생명 공동체, 희망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 늘 있었습니다. 10년 넘도록 장애인을 섬기는 일을 해온 것은, 남들에게 그런 모습을 바라기 전에 제가 먼저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한국에 있는 <뉴스앤조이>를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뉴스앤조이>를 통해서 본 한국 교회는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 그래도 저런 언론이 있으니까 조금이라도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뉴스앤조이>와 같은 언론이 이곳에도 있으면 한인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가 되는데 도움이 될 텐데 하는 마음을 품다가, <뉴스앤조이> 김종희 전 대표와 미국과 한국을 몇 차례 오가면서 만난 끝에, <미주뉴스앤조이>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 부족한 사람이 너무 엄청난 일을 벌였다는 중압감이 저의 어깨를 짓누릅니다. 그래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15년간 맡아왔던 장애인 선교 단체인 뉴욕밀알선교단 단장직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일을 잘 감당하려면 내려놓을 것을 내려놓아야 하나님께서 축복하실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그들과 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생활했던 그 모든 것, 그 마음까지 내려놓지는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장애인들과 함께 제 인생을 가꾸어나갈 것이며, 그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미주뉴스앤조이>를 이끌고 가겠습니다.

저희가 오랫동안 의논하면서 <미주뉴스앤조이>의 정신과 방향을 몇 가지로 정해보았습니다.

성숙한 성도, 건강한 교회가 세상의 희망입니다. <미주뉴스앤조이>는 미주 한인 성도들이 성숙해지고 교회들이 건강해져서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교회 일치의 길라잡이', '교회 개혁의 나침반', '평신도의 작은 등불', '교회와 세상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특히 언론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견제와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되, 정확한 비판과 더불어 건강한 대안을 제시하도록 애쓰겠습니다.

첫째, 미주 한인 교회의 역사는 '분열의 역사'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회자의 자질과 성도들의 의식이 한 단계 높아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오명에서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제도를 개혁하고, 의식 수준을 높이고, 건강한 대안을 창조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둘째, 미주 한인 교회 성도들이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밝히 깨달아서, 현실은 비록 척박하고 고달플지라도 하나님의 인도 안에서 그 길을 즐겁게 걸어갈 수 있도록 동반자 역할을 하겠습니다.

셋째, 미국 교회와 사회에서 배울 것은 배우고 극복할 것은 극복해야 합니다. 유익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여서, 각자 건강한 안목을 갖고 신앙생활과 일상의 삶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미주뉴스앤조이> 최병인 발행인  
 
넷째
, 고달픈 이민 생활을 하다 보면 자칫 고국의 소식과 변화에 둔감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왜곡되고 편협한 정보에 갇혀서 균형 잡힌 시각을 놓치기 쉽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고국을 떠났을 때의 시각과 사고에서 한 치도 벗어나 있지 못하다'는 얘기들을 스스로 합니다.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는 고국의 소식도 충실히 전하여서 이곳에서 또 다른 자긍심을 갖고 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모든 각오와 열정은 저희만의 힘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첫째, 하나님의 기쁨이 우리의 힘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 선한 마음으로 귀한 일을 하고 있는 여러분이 동지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함께 힘을 모아서 이 땅에서 하나님나라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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