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선 씨 후견인 양삼석 목사 인터뷰
지명선 씨 후견인 양삼석 목사 인터뷰
  • 홍성종
  • 승인 2007.02.14 23:3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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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여 동안 지명선 씨를 돌보며 후견인 역할을 한 양삼석 목사(아가페장로교회 담임목사, 플로리다 파나마시티). 그는 이곳 미국에서 지명선 씨를 돌보는 일 이외에도 직접 한국을 방문하여 병중에 있는 지명선 씨 어머니와 가족들을 만나 도움을 주기도 했다.

   
 
  ▲ 양삼석 목사는 지명선 씨와 한국에 있는 지 씨 어머니를 챙기고 있다. 그것은 양 목사가 지명선 씨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조금도 의심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종)  
 
한 영혼을 위한 열정적인 헌신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지명선 씨가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목사님의 역할이 컸다고 하더라.

그렇게 이야기하던가? 80년대 초반, 총신대학 1학년을 마치고 군 입대를 했다. 당시에는 드물게 경비교도대로 차출됐다. 그곳에서 3년 동안 재소자들과 함께 생활했다. 재소자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안다. 때문에 지명선 형제에게 동정 따위로 약해지지 않도록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예수님을 영접하고도 계속해서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더라. 그래서 내가 그랬다. “그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죽어서 천국 가는 게 낫겠다”고. 우울증 약이 어떤 경우에는 꼭 필요하지만, 명선 형제는 단순하게 오랫동안 약을 복용해오면서 오는 심리적인 안정감에 지나치게 의지하려 했다. 약을 끊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항상 신앙생활 똑바로 하라고 한다. 내가 뭣 때문에 비싼 기름 써가면서 너덧 시간 동안 왔다 갔다 하면서 찾아오는지 아느냐? 네가 예수 믿기 때문에 그게 감사해서 그렇다고 말한다.

돈 문제도 그렇다.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다. 돈이 없으면 치사해지기 마련이다.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교도소 내에서 돈 문제로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라고 큰소리친다. 사실, 큰소리를 쳐놓고 돌아서서 걱정한다. 명선 형제가 유일한 동양인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까 봐,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는 의미로 틈나는 대로 면회를 가려 한다.

한국 이송 문제가 언급되면서 지명선 형제가 많이 조급해 한다. 그때마다 이 문제에 많은 분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니 염려하지 말고 차분하게 마음을 먹고 생활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우리 교회는 큰 교회가 아니다. 재정적인 후원이 쉽지 않지만, 성도들이 정말 고맙다. 주일마다 기도한다. 영어로 예배를 드리는 중고등부 아이들도 파워포인트로 아예 기도 제목으로 정해놓고 기도한다.

지난해 2월 한국을 방문해서 지명선 형제 어머니를 만나봤다. 살아가는 게 말이 아니더라. 친누이도 지병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이리저리 돈을 모아 치료를 하도록 했다. 명선 형제가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해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여서 걱정이 앞선다.

한국 이송에 따른 절차와 비용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항소 취하가 마무리되었으니, 다른 서류 요건이 갖춰지면 플로리다 주와 미 법무부의 심의를 거쳐 추방 재판을 받아야 한다. 생각보다 일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 앞으로 약 1년 반이면 결말이 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송 결정에 따른 재판 비용은 본인 부담이다. 한국으로 이송하는 비용도 이쪽에서 부담해야 한다. 현재, 마이애미중앙장로교회와 우리 교회가 힘을 합해 재판 비용을 마련해 언제 있을지 모르는 재판과 이송에 대비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와 미 법무부의 결정이 속히 이루어지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명선 형제는 참으로 효성이 지극하다. 어머니 살아생전에 뵐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한국 이송 이후에도 생활하는 데 다소 도움이 되도록 물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누이도 한 번 더 치료가 필요한 형편이다.

평소 신부들이 입는 하얀색 성직자 셔츠를 입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신학교 시절 중세교회사를 배우면서 고민한 적이 있다. 어떤 계기로 목회자들이 의를 위해 길거리로 나섰는데 성직자 복장을 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큰 차이가 있어 보였다. 일종의 자기 정체성 확립 차원이다. 양심적인 윤리에 행동적인 강령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이다. 성직자 가운을 입고 함부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특별히 옳고 그른 것은 없다. 원래 형식적인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다. 젊은 시절에는 일부러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을 선호한 자유분방한 타입이었다. 그러나 공부는 열심히 했다(웃음).

또 하나, 주일에 특별히 이 복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거룩한 날에 주님께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미국이라는 사회는 자유롭지만 이러한 풍조가 교회까지 몰려오는데 일종의 선을 긋는다는 의미이다. 목회자라서 성도들로부터 넥타이 선물을 주로 받겠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타입만 골라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성도들도 성직자 셔츠를 좋아한다. 처음 교회에 나오시는 분들도 목회자 복장 때문에 시험에 들지 않도록 하는 대중을 존중하는 마음이랄까. 대신에 집에서는 아이들이 핀잔할 정도로 간편하게 입고 산다.

지금까지 지명선 씨를 도우면서 어려움도 많았다고 들었다.

많은 분이 도움을 주었지만, 문전박대도 많이 받았다. 어떤 교회 목사는 자기는 교도소 목회로 부름을 받은 목회자가 아니라며 아예 말도 못 꺼내게 하더라. 얼마 전에는 플로리다 법무부에 청원해 주겠다고 거간꾼 목사가 나타나 결국 사기를 당해 수천 불을 날렸고,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했다. 어이가 없었다. 의지할 분은 하나님 한 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지명선 형제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의심하지 않는다.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기에 가능하다. 모든 게 감사할 따름이다. <미주뉴스앤조이>에서 이처럼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 창간을 축하한다.

홍성종 / 플로리다 주재기자

<미주뉴스앤조이>는 지명선 씨 한국 이송을 위한 청원서 온라인 서명 작업을 벌이고자 합니다. 그가 비록 끔찍한 살인죄를 저질렀지만, 옥에서 하나님을 만나서 참회하고 새로운 삶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도 계속 수감 생활을 하겠지만 모친 가까이에 있고자 하는 혈육의 정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처럼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로부터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미주뉴스앤조이>는 서명 작업과 함께 앞으로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도할 것을 독자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지명선 씨 후원 문의 및 서명서 보내는 곳 : 탈라하시한인침례교회 남선교회(회장 김대성, 850-445-5315)

    지명선 씨 한국 이송을 위한 서명운동 참여하기 
(위의 서명지를 출력하셔서 주위에 계신 여러 분들과 함께 서명하신 다음 서명지에 기재된 주소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작은 물방울이 커다란 바위를 뚫습니다. 믿음이 현실이 되는 것은 우리의 작은 걸음걸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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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11-08-18 08:58:05
마지막 세 가정 남을 때까지 버티다가 다른 곳으로 가서도 여전히 같은 여정을,...이거 하나는 잘 한 것 같은데, 요즘은 서로 연락도 없다고 하던데...

김장로 2011-08-22 0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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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로 2011-08-22 00:12:40
이 분은 목사님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 분입니다. 옛날 기사가 아직도 검색이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