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2월 열린 '이웃사랑 송년음악회'에서 합창을 하고 있는 찬양대. 교인들은 교회학교 교사, 식사 당번, 찬양 연습 등의 일인 3역을 마다 않고 참여해 행사를 치렀다. (사진 제공 화광감리교회)

“부끄럽습니다. 그냥 주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살면 되지, 괜한 호들갑을 떠는 것 같아 하늘을 우러르지 못하고 자꾸 외면합니다. 경건의 능력을 사모하며, 그 역사(役事)를 굳게 믿는 이들이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는 일에 작은 밑거름이 되고자 일을 벌였습니다.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 여기저기서 아파하는 주님이 기다리시는군요.” (세 번째 음악회를 열면서, 이한식 목사)

뉴욕 퀸즈에 있는 화광감리교회(담임목사 이한식)는 2년에 한 번씩 ‘이웃사랑 송년음악회’를 열어 이웃들과 함께 한해를 마무리했다. 2000년에 시작해 작년까지 네 번째다. 성악가들의 독창과 중창, 악기 독주, 찬양대의 합창까지, 60여 명 출석하는 작은 교회가 준비한 음악회 치곤 제법 모양을 갖췄다. 일종의 재능을 이웃과 나눈 셈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모금한 기부금을 장애우를 위한 단체나 해외 선교사들에게 전달했다.

2000년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북한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영양 과자를 보내는 운동에 전달했다. 어떤 해에는 해외에 나가서 고생하는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데, 어떤 해에는 쓰나미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곳에 전달했다. 작년에 열린 음악회에서는 1만 4,000불을 모금했다. 이 교회 1년 예산의 10%를 훌쩍 넘는 금액이다. 이 중 4,000불은 2월 22일 뉴욕밀알선교단에 기부했고, 2000불은 ‘무지개의 집’에, 나머지는 커뮤니티센터 건립 지원금과 선교사 후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 이 목사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하며, 복음을 전하는 것과 동시에 이웃의 전인격적인 회복을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호)

화광감리교회가 지난 6년간 꾸준히 재능과 물질을 나눠온 배경에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해 온 이한식 목사의 목회 철학과 자발적으로 참여한 교인들이 있다. 이 목사는 주님을 알아가는 것과 주님을 따라 살아가는 것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며 선교사적 삶을 강조했다. 이 목사가 말하는 선교사적 삶이란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목청껏 외치는 것이 아니다. 주변의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삶이다. 이웃이 하나님을 만나도록 복음을 전하는 것과 동시에 전인격적인 회복을 위해 삶을 나누는 것을 말한다.

이 목사의 이런 목회 철학뿐 아니라 교인들의 적극성도 한몫했다. 스스로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기 시작한 교인들은 음악회를 생각해냈다. 음악을 전공한 이일령 사모를 중심으로 음악회를 준비했고, 교인들은 교회학교 교사, 식사 당번, 찬양 연습 등의 일인 다역을 마다 않고 참여해 행사를 치렀다. 

이제 첫걸음에 불과하다며, 몸을 낮추는 이 목사는 ‘조금씩,’ 그렇지만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스템의 변화를 통한 세상의 변화와 같은 거대담론을 논하기 전에, 우리 주변에 있는 이웃을 돌볼 줄 아는 삶이 진정 하나님나라를 이루어가는 삶”이라고 말했다.

	▲ 뉴욕밀알선교단을 찾은 화광감리교회 교인들. 기부금만 전달해도 되지만, 이 목사는 일부러 교인들과 함께 방문한다고 말했다. (박지호)

이 목사는 장애인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자리가 자칫 이벤트성 행사로 비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했다. 하지만 교인들에게 이 행사를 계속 끌고 갈 수 있도록 동력을 제공하고, 후원금을 전달한 분들에게도 간접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고 말했다. 뉴욕밀알선교단에 후원금을 전달하는 자리에는 이 교회 교인들이 함께 참석해 장애우들과 교제했다. 일종의 '현장 학습'을 하는 셈이다. 2월 28일에는 국제결혼을 해서 미국에 왔다가 버림받은 여성들을 돕는 쉼터인 ‘무지개의 집’을 교인들과 함께 찾아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