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지션 8' 논쟁으로 LA 지역사회 '후끈'
'프로포지션 8' 논쟁으로 LA 지역사회 '후끈'
  • 박지호
  • 승인 2008.10.3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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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한인 교계와 지역 사회단체 간에 찬반 양론

▲ LA 지역 곳곳에서 동성 결혼 합법화 철회를 지지해달라는 표지판을 쉽게 볼 수 있다.
11월 4일 열리는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동성 결혼 합법화 철회를 위한 '캘리포니아 주민발의안 8’(이하, 프로포지션 8)이 LA 지역 한인 교회와 사회에 첨예한 이슈로 부각됐다.

지난 2008년 5월,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이 동성애자의 결혼할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후 캘리포니아 주 헌법에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서만 유효하고 인정된다"는 문구를 삽입하자는 프로포지션 8이 발의됐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캘리포니아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동성 결혼 합법화를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경이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남자와 여자가 결혼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에 일치하고, 창조 질서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또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면 자녀들이 학교에서 동성 결혼에 대한 교육을 받게 되고, 목사가 동성 결혼 주례를 거부하는 경우 소송까지 당할 수 있다며 동성 결혼 합법화가 가져올 피해를 우려했다.

▲ LA다민족성시대대회장 앞에서 동성 결혼 합법화 철회를 호소하며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LA 민족학교나 북가주한인변호사협회와 같은 한인 사회단체들 사이에는 동성 결혼 합법화를 지지하자는 의견도 만만찮다.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것은 차별이며, 결혼의 존엄과 혜택을 빼앗는 처사라는 것이다. 헌법이 모든 이들에게 동등한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포지션 8이 헌법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맞섰다. 또 부모가 원하지 않는 교육 내용을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가르칠 수는 없으며, 성직자가 종교적인 이유로 동성애자의 결혼 주례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동성 결혼 합법화를 철회하자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지만 기독교 내부에서도 찬반이 나뉘었다.

캘리포니아 지역 한인 교계는 캠페인이나 각종 행사를 통해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이 철회되도록 투표해달라고 촉구했다. 남가주교회협의회 회장인 신승훈 목사는 '국가를 위한 기도회'와 기자회견을 통해 동성 결혼 무효화 발의안이 통과되도록 투표에 참여해줄 것도 호소했다. 북가주 한인 교계는 지난 19일 타 민족과 연합해 거리 캠페인을 벌이며 프로포지션 8을 지지해달라고 지역 주민들에게 알렸다.

▲ 지난 28일 미국장로교 소속인 The Covenant Network라는 단체는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West Hollywood Prterian Church의 Denial Smith 목사가 동성 결혼법 폐지를 반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미국장로교 소속인 The Covenant Network라는 단체는 28일 LA 임마누엘장로교회 앞에서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예수님은 차별이 아닌 정의를 원한다. 예수님은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고, 동성애자도 우리의 이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길을 지나가던 한 행인은 "하나님의 집에서 뭐하는 짓이냐. 이건 사랑이 아니다"며 거칠게 항의해, 동성애 문제가 미국 교인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논란거리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 길을 지나가던 한 행인이 기자회견하는 모습을 보고 거칠게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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