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목사 만나보시지 않겠습니까?
이런 목사 만나보시지 않겠습니까?
  • 김종희
  • 승인 2007.03.21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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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인성 목사 초청 '건강 교회' 세미나…시카고·플로리다·뉴욕·뉴저지

머리로는 “제대로 살아야지” 생각하면서도 정작 몸으로는 제대로 못 사는 사람들이 취하는 방식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봅니다. 첫째, 내가 지금 ‘머리 따로’ ‘몸 따로’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전혀 깨닫지 못한 채 그냥 산다. 둘째, 몸이 제대로 못 사는 그럴듯한 이유를 개발하는 쪽으로 머리를 굴린다. 셋째, 몸은 여전히 그대로인 채, “제대로 살아야지” 하는 모델이 되는 대상을 ‘마음으로만’ 존경하거나 ‘머리로만’ 가까이 하면서 자위하며 산다.

여러분은 어느 경우에 해당되시나요? 저는 주로 세 번째를 택하는 편입니다. 아마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 그분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거나 그렇게 사는 것을 몸으로 거부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상당수가 이 변두리에서 배회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홍수가 나면 제일 많은 것이 무엇입니까. 물입니다. 홍수가 나면 제일 부족한 것이 무엇입니까. 역시 물입니다. 물은 물인데 마실 물입니다. 불이 나면 다 태워버리니까 괜찮은데, 홍수가 나면 온갖 전염병이 싸돌아다닙니다. 그런 물은 생명을 살리는 물이 아니라 생명을 죽이는 물입니다. 그런 점에서 화재보다 홍수가 더 무서운 면이 있습니다.

한국 교회도 홍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 홍수, 돈 홍수, 힘 홍수, 열정 홍수, 명예 홍수, 성공 홍수, 축복 홍수.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배고파 죽는다면 부유한 나라 사람들은 배 터져 죽는다고 합니다. 배가 고프거나 배가 터지거나 둘 다 죽음에 이르는 길이라는 점에서는 똑같습니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고는 합니다만, 이물질이 너무 많아서 뒤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훨씬 클 겁니다.

한국 교회의 또 하나 홍수 현상이 있다면 ‘목사 홍수’일 겁니다. 1년에 5~6,000명의 목사가 국수공장에서 국수 가락 뽑아지듯이 쏟아져나옵니다. 그것도 멀쩡한 신학교만 해도 그렇습니다. 가짜 신학교 출신, 둘이 서서 상대방 머리에 안수하면서 목사가 되는, 비행기를 탈 때는 집사였다가 태평양 한가운데서 주의 종으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비행기에서 내릴 때 목사로 둔갑하는 한국과 미국의 엉터리들까지 합하면 1년에 1만 명은 족히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웬만한 규모의 교회에서 목사 초빙 광고를 내면 수백 통이 날아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지원자 중에서 제대로 된 한 명을 못 골라냅니다. 홍수 시대의 현상입니다.

목사 홍수 시대에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것은, 목사에 대한 터무니없는 환상과 반대로 극단적인 멸시입니다. 극과 극은 통합니다. 교회에서 목사에게 삿대질하고 거칠 욕설과 저주를 퍼붓는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바로 며칠 전만 해도 “목사님, 목사님” 하면서 온갖 아양을 떨던 교인들입니다. 근거 없는 공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가 어느 순간 환상이 깨지니까 정반대로 돌변하는 것입니다. 또 이해관계를 맺고 잘 지내다가 이해관계가 깨지면서 원수가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러면서도 마치 자신이 교회 개혁의 선봉인양 위장을 합니다. 저는 그렇게 가르친 목사의 잘못도 크지만, 교인의 잘못도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머리’ ‘몸’ ‘홍수’ ‘목사’, 이렇게 얘기가 왔다갔다하니까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나 싶을 겁니다. 오늘 목사 한 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가 머리로는 제대로 살아야지 하면서 몸으로는 그렇게 살지 못하는 대신, 마음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면서 그걸로 위안을 삼고 있는 목사 중에 한 분입니다. 목사 홍수 시대에 이런 목사라면 그런 교회 다닐 만하겠다 싶은 분입니다.

   
 
  ▲ <뉴스앤조이>와 <복음과상황> 대표인 그는 이 단체를 사단법인으로 바꾸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전진기지로 발돋움시키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 제공 뉴스앤조이)  
 

방인성 목사는 머리가 하얗습니다. 하지만 이제 50이 막 넘은 젊은(?) 목사입니다. 한국에 ‘방’ 씨 성을 가진 유명한 목사들이 많은데, 대개 식구들이더군요. 방인성 목사의 할아버지는 평양에서 주기철 목사님과 함께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옥고를 치렀던 유명한 한국 초대 교회 장로이셨습니다.

나중에 목사 안수를 받고 평양 산정현교회를 시무하다가 공산당에 끌려가서 행방불명이 되셨습니다. 아버지는 평생 농촌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목회했던 분입니다. 그 피가 3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못난 사람이 조상 팔아먹으면서 산다고 하는데, 방인성 목사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고난을 감수한, 가난한 이들을 위해 가난을 감수한 선조들의 신앙을 이어받으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뛰어넘으려고 하는 목사입니다.

그는 영국에서 10년 넘게 공부하고 목회하다가 몇 년 전에 귀국해서 서울 동대문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창신동 언덕 위에 있는 성터교회에서 목회하고 있습니다.

2005년은 방인성 목사의 나이도 50, 교회도 50이 된 해입니다. 성서에서는 50년이 되는 때를 ‘희년의 해’로 선포합니다. 대개 “50년 동안 하나님 축복 받아서 우리 교회 이렇게 부흥했다” 하고 집안잔치를 하지만, 이 교회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희년 정신을 ‘몸으로’ 실천하자면서 교인들 간에 빚을 탕감해주고 돈을 못 내서 전기와 수도가 끊어진 동네 사람들을 찾아서 회복시켜주었습니다.

교회가 그 정도 했으면 됐는데, 목사도 희년을 맞아서 뭔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신장을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떼어주었습니다. 아내가 얼마 전 암 수술을 받은 터라 신체에 대해 아주 민감한 때임에도 불구하고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말 그대로 진짜 몸으로 희년을 실천한 셈이지요. 머리로만 존경하고 몸으로는 절대 안 따라 하는 저 같은 사람은 병실에 누워 있는 ‘자발적’ 환자를 문안하는 것으로 때웠습니다.

   
 
  ▲ 2년 전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신장을 기증하기 위해 이식 수술을 한 다음 병실에서 요양하는 모습을 억지로 찍었다. (사진 제공 뉴스앤조이)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교회에서 일을 저질러서 한국 교회를 조금 시끄럽게도 했습니다. 성터교회가 소속된 교단을 ‘재건’파라고 합니다. 보통 ‘고신’보다 더 꼴통 보수라고 장난스럽게 말들 합니다.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거부한 것을 상당한 긍지로 여기는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교회마다 ‘재건’이라는 이름을 꼭 붙입니다. 근데 그 자랑스러운 딱지를 없애고 교인들에게 교회 이름을 공모해서 성터교회로 바꿔버렸습니다. 교단이 좀 시끄러웠겠죠.

그게 조용해진다 싶었는데, 재작년에는 목사와 장로들로 구성된 당회에서 당회장을 1년씩 돌아가도록 해버렸습니다. 지금 3년째 장로들이 돌아가고 있으니까 목사 순서는 몇 년 더 기다려야 합니다. 교단에서 쫓아내느니 마느니 말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목사와 장로와 교인들이 하나가 되어 있으니 별 도리가 없습니다. 이 일로 목사들에게 인심 엄청나게 잃었습니다.

교단 헌법에 안 맞는다, 성경의 원리에 안 맞는다 공방이 많았습니다.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주장들입니다만, 깊은 속내는 ‘불신’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권력이라고, 그걸 남에게 덜렁 내어줄 사람이 그리 흔치 않습니다. 목사와 장로 사이에 신뢰와 사랑과 존경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 교회는 정말 그렇습니다. 장로가 당회장을 해도 지금 그 교회 아주 잘되고 있습니다.

목사들이 제일 조심해야 하는 것이 돈, 명예, 여자라고 합니다. 요즘 이 문제에 걸려서 픽픽 쓰러지는 목사들이 많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아내가 가정 사역을 한다, 내적 치유를 한다는 목사에게서 불륜 사건이 터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희한한 일입니다만, 목사 가정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방인성 목사의 아내 사랑은 끔찍합니다. 끔찍하다는 표현은 긍정적인 느낌과 부정적인 느낌을 동시에 주는 표현입니다. 자기 아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저 같은 사람에게는 끔찍한 일입니다.

작년에 같이 중국을 다녀왔는데, 공항으로 마중 나온 아내에게 ‘여보’ 하면서 달려들어서 뽀뽀를 하고, 아무튼 난리가 아니더군요. 종종 공공장소에서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동을 예사로 합니다. 며칠 전 암으로 투명하는 아내를 위해 지은 방 목사의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제목은 ‘그냥 곁에 있어만 주오’. 작품성이 아주 뛰어나다고까지 아부할 맘은 없습니다만, 아내를 얼마나 끔찍이 사랑하는지, 팔뚝 위로 솟아오르는 소름으로 확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 표정 짓지 못해 그냥 웃어만 주어도
푸석한 얼굴이지만 쳐다만 보아주어도
화장기 없는 얼굴이지만 마주치기만 해주어도
그대 얼굴 볼 수 있어 행복하오.

여러 말 못해 미소 지으며 작은 신음 내어도
크게 입 벌려 먹지 못해 국물만 들이켜도
입술에 붉은 빛 흐릿해져 흰 분홍 되어도
그대 입술에 댈 수 있어 행복하오.

조가비 같은 작은 손 내 손에 포개만 지어져도
백합 줄기 같은 가느다란 팔 내 겨드랑이에 넣어 만져도
강아지 꼬리 같은 가벼운 손목 흔들어주기만 하여도
그대 손을 잡을 수 있어 행복하오.

같이 앉아 멀리 바라볼 수 있는 것으로도
같이 누워 살며시 안아볼 수 있는 것으로도
같이 서서 천천히 걸어볼 수 있는 것으로도
그냥 그대 내 곁에 있음에 행복하오.

   
 
  ▲ 방인성 목사가 쓴 책의 제목 <춤추는 목사, 꿈꾸는 교회> <평화의 몸짓, 사랑의 걸음>은 방 목사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진 제공 뉴스앤조이)  
 
아내에 대한 사랑처럼 교인들에 대한 사랑도 장난 아닙니다. 작년에 방인성 목사가 쓴 글을 묶어서 두 권의 책으로 만드는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글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교인을 한 사람 한 사람 진심으로 사랑하는 목사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맞춤법 교정의 고통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책이 <춤추는 목사, 꿈꾸는 교회> <평화의 몸짓, 사랑의 걸음>(뉴스앤조이 출간)입니다. 50년 된 교회이니 연로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과 성경공부하는 걸 가장 즐거워하지 않고 찜질방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걸 제일 행복해하는 목사입니다.

가정과 교회에서 마음 따뜻한 남편이고 목사이지만, 불의에 대해서는 물불을 안 가립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방 목사는 작년 1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를 횡령과 배임으로 고발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조용기 목사의 요청으로 그를 직접 만나 2009년 당회장 및 담임목사 사임, 교회 재정의 투명성 확보 및 교회 운영의 민주성 확보, 교회 요직 친인척 배제 및 공정한 인사 등의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 것만 약속대로 이행하고 나머지 것들은 1년이 넘도록 지켜지지 않는 것을 보더니, 교회개혁실천연대 이름으로 고발할 작정인가 봅니다. 앞으로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두고 봐야 할 일입니다.

   
 
  ▲ 작년 1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를 만나 공개적으로 선언한 은퇴 약속 이행, 교회 재정 투명성 및 교회 운영 민주성 확보, 교회 요직에 친인척 배제 등에 대한 다짐을 받았다. (사진 제공 뉴스앤조이)  
 
한국의 <뉴스앤조이> <복음과상황>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이 회사를 사단법인으로 바꾸어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준비하는 단체로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작년 평양에 가서 북측과 남측의 청년 교류에 대해서 협의했고, 최근 이재정 통일부장관과 만나 한국 교회가, 특히 기독 청년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개인과 교회에서 실천한 희년 정신을 한반도에서도 구현해야 할 역사적 시대적 소명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최근 이재정 통일부장관을 만나 한국 교회, 특히 기독 청년들이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을지 논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 뉴스앤조이)  
 
마음 따뜻한 남편이자 아버지, ‘목사’ 하면 떠올라야 할 그림이 그려지는 목사, 정의와 평화에 대한 열정으로 충만한 강심장. 그러고 보니 딱히 단점으로 꼽을 만한 게 없습니다. 굳이 하나를 들자면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것. 백두산 천지에서 “야호” 하면서 얼마나 크게 소리를 지르는지 쪽팔려서 혼났습니다.

   
 
  ▲ 저 표정만 봐도 백두산 천지에서 얼마나 소리를 크게 질렀을지 상상이 가능하다. (김종희)  
 
자그마치 원고지 30매 분량의 긴 글(미국 와서 이렇게 긴 글을 쓰기는 처음입니다)을 쓰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런 목사 한 번 만나보시라는 겁니다. 4월 1일 열리는 <미주뉴스앤조이> 창간 기념 모임을 위해서 비행기를 탑니다. 그전에 시카고와 플로리다도 들릅니다. 자세한 일정은 아래를 참고하십시오. 정말 즐겁고 유쾌한 만남이 될 것을 분명히 약속합니다. 4월 5일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며칠 놀 만한 시간도 있으니까 개인적인 약속도 가능합니다.

장  소

일  시

연락처

홈페이지

시카고

참길장로교회

3월 27일 (화)

오후 7:00~9:30

847-317-9667

www.truewaychurch.net

플로리다

탈라하시한인침례교회

3월 28일 (수)

오후 7:00

850-942-1018

www.etkbc.org

뉴욕

퀸즈한인교회

4월 1일 (주일)

오전 9:00, 11:00

718-672-1150

www.queensch.com

뉴저지

하나임교회

4월 4일 (수) 

오후 8:00

516-680-7268

www.hanaimchurch.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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