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 애 땜에 수고가 많으시죠"를 영어로 하면?
"선생님, 우리 애 땜에 수고가 많으시죠"를 영어로 하면?
  • 김은정
  • 승인 2007.04.17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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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쩍쩍' 아들이 엄마식 미국 영어 2

 “아이고, 선생님, 우리 애 땜에 수고가 많으시죠”를 영어로 하면?

뭐, 그 말을 여러 가지로 다르게 말할 수 있죠. 하나만 찍어서 가르쳐 드릴 테니까 다음에 선생님 만나면 꼭 써먹어 보세요. 그 외에도 선생님 만나면 무슨 말이 하고 싶던가요? 이를테면, 애들 학교에 담임선생님을 만나러 간다 합시다. 한국 같으면 선생님한테 뭐라 그러세요?

“아이고, 선생님 우리 애 땜에 수고가 많으시네요. 우리 애가 말썽을 피우지 않나요? 이 녀석이 선생님 말씀 잘 안 들으면 혼내 주세요. 애가 수업은 잘 따라가나요? 우리 애 좀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애가 선생님을 잘 만난 것 같아요. 선생님만 믿습니다. 제가 뭐 도와 드릴 것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언제 식사라도 대접해야 하는데…. 근데 여쭤 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공부 잘하는 애들만 들어가는 반에 우리 애가 들어갈 순 없나요?”

대충 이런 말들 하시겠죠. 이렇게 미국 선생님한테도 얘기하고 싶다 칩시다. 근데 내가 하고 싶은 말하기 전에 기본적인 미국 문화도 알아야지, 무턱대고 내 말만 하면 이상한 사람 된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미국 문화에서는 선생님한테 식사 대접을 하거나 우리 애 혼내 달라는 등의 말은 안 합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영어로 할 말은.

1. I appreciate your work for my child.
선생님 우리 애 땜에 수고가 많으시네요.

2. Is she (he) keeping up with the class?
애가 수업은 잘 따라가나요?

3. Please let me know (숨쉬고) if I can help you with anything.
제가 뭐 도와 드릴 것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4. Please let me know (숨쉬고) if she (or he)’s having a problem.
애한테 무슨 문제가 있으면 알려 주세요.

5. I know my child is in good hands.
우리 애가 선생님을 잘 만난 것 같아요.

6. I know we can count on you.
선생님만 믿습니다.

7. I was wondering (숨쉬고) if she(he) could get in the gifted program.
여쭤 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우리 애가 공부 잘하는 애들만 들어가는 반에 들어갈 순 없나요?

우리 애가 아들이면 ‘he’를 써야 되고, 딸이면 ‘she’를 써야 되는 거 정도는 아시죠? 보세요, 제가 지난 번 칼럼에서 그랬잖아요. 중학교 수준 정도의 단어 실력과 문법 실력이면 된다고요.

"저한테 알려 주세요" 하는 ‘Please let me know’나, "궁금한 게 있는데요" 하는 ‘I was wondering…’은 무지 많이 쓰는 말이에요. 말이 아직 안 끝났는데 뒷말까지 한꺼번에 하려다 망치지 마시고요, 천천히 생각하면서 말하셔서 상대방이 알아 듣게 말하세요. 영어 잘하는 척 하려다 빨리 말해서 뜻 전달을 못하면 그게 웬 낭비입니까. 기껏 배웠는데….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어려서 영어를 배우지 않은 다음에야 미국 사람들처럼 발음하지 못하거든요. 미국 사람 흉내 내서 빨리 말하는 것처럼 하느라고 얼렁뚱땅 발음하지 마시고요, 또박또박 발음해서 상대방이 알아 듣게 하세요.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세요. 우리는 미국서 태어났거나 어려서 미국 온 우리 아이들처럼 그렇게 발음 못 합니다.

한국 악센트가 있는 영어에 자부심을 가지세요. ‘나, 두 나라 말 다 한다’ 그거죠. 입에서만 맴도는 영어로 뒤에 가서 구시렁구시렁거리면서 미국 사람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말 필요한 말 하고 살자는 거, 그게 목표죠.

영어가 안 들려서 문제라고요.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늘면 들리는 말도 늡니다. 어떻게 다 한꺼번에 되겠어요. 일단 내가 하고 싶은 말부터 시작하고, 필요한 말부터 듣는 요령이 생기면, 모든 게 점차 나아집니다. 이를테면, 그래서 얼마를 내라는 건지, 언제 오라는 건지, 가도 된다는 건지 등등 내가 꼭 필요한 정보만이라도 듣는 거죠. 가타부타 주전부리 말 다 빼고요.

영어는 5가지 문장 형식이 있다고 다들 배우셨죠. 아무리 길고 복잡하고 멋있는 대통령 연설문이라도 5가지 종류의 문장으로 구분됩니다. 영어의 뼈다귀만 머릿속에 잘 입력시키고 살이 되는 단어만 계속 바꿔주면 수십 문장 수백 다른 문장이 나옵니다.

절대 단어 따로 외우려고 하지 마시고요. 반드시 문장으로 단어를 익히세요. 쓸데없는 문법에 집착하지 마시고, 내가 하고 싶은 말, 가장 간단하게 말하는 법부터 배우고 나면, 자신 있게 그만 하고 자리를 뜨세요. 그 다음 말은 아직 못 배웠으니까.

영어 땜에 기죽지 마시고요. 시작이 반 이랬으니까, 이 칼럼을 꾸준히 읽기로 작정했으니 반은 된 거고요. ‘하루에 한 문장씩’, ‘하루도  빠짐없이’, 그게 우리 표어입니다. 다음 칼럼 나올 때까지 일주일 동안 배운 말들을 써 보시고요. 궁금했던 영어 표현 있으면 이메일로 보내 주세요.
(english@thekonet.com)

   
 
   
 
* E.J. Brown  / 본명 김은정
경희대 영어교육과 졸업.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에서 TESOL 석사 학위 취득. '굿바이 영어 울렁증' 저자.  전 미주리주립대 ESL 강사. 현재 U.T. Arlington  ESL 강사. Texas Wesleyan University 심리학과 교수인 남편과 이름이 ‘아들’인 아들 그리고 딸 조아와 Fort Worth에 살고 있다.

 * 이 기사는 <미주뉴스앤조이>와 기사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코넷>(http://www.thekonet.com)에 실린 것을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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