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 만큼은 벌어요'를 영어로 하면?
'먹고살 만큼은 벌어요'를 영어로 하면?
  • 김은정
  • 승인 2007.04.27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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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쩍쩍' 아들이 엄마식 영어 3

비즈니스 알아보고 계세요? 영어로 물어볼 말들 뻔하죠, 뭐. 이 가게 총매출은 얼마나 되나요? 매달 비용은 얼마나 드는 편이죠? 주인이 순수하게 벌어들이는 수익금은 얼마죠? 한 달 임대료는 얼마에요? 계약 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장사는 꾸준히 되는 편인가요?

How much is the gross a month? (이 가게 총 매출은 얼마나 되나요?)

How much are the expenses a month? (매달 비용은 얼마나 드는 편이죠?)

How much is the profit a month? (주인이 순수하게 벌어들이는 수익금은 얼마죠?)

How much is the rent per month? (한 달 임대료는 얼마에요?)

What are the terms of the lease? (계약 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Is the business steady? (장사는 꾸준히 되는 편인가요?)

I make enough to get by. (먹고살 만큼은 벌어요.)

‘How much is it?’은 다 아시죠? ‘이거 얼마에요?’잖아요. 외국 여행 갈 때 누구나 제일 처음 배우는 말이잖아요. 물건 사야 되니까. 거기다 말만 쫌 바꾸고 한두 단어 덧붙이고, 그럼 또 다른 말이 되는 거죠.

영어의 5가지 문장 종류가 있어요. 그 다섯 가지 뼈다귀를 잘 건지고 거기다 살만 붙였다 떼었다 하면 수십 문장 수백 문장의 영어가 됩니다. 만날 그 말이 그 말이라니까요. 단어가 딸려서 영어가 안 된다고요? 쓸데없는 단어, 내가 절대 쓸 일이 없는 문장만 배우고 거기에 집착해서 미국 사람이 못 알아듣는 희한한 문장을 만드니까 영어가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솔직히 오늘 가르쳐 드린 문장의 단어들은 사실 어려운 편이에요. 비즈니스 거래를 하는데 필요한 말들이니까 심각한(?) 단어들을 쓰죠. 포트 워스에 사시는 나라 아빠가 질문하신 말들이라 가르쳐드렸습니다.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데 쓰는 말들은 훨씬 쉬워요.

비용은 expense인데 비용이 한두 가지 드는 게 아니고 여러 가지니까 복수로 ‘s’를 붙여서 씁니다. 그러니까 동사는 자동적으로 ‘are’가 됐죠. 그런 거 따질 필요도 없이 문장으로 익혀서 그냥 써먹으세요. 어디 가서 영어 시험 칠 것도 아닌데 골치 아프게 문법 또 하려고 마세요. 한국서 문법 못 배워서 우리가 여기서 영어 못하는 거 아니잖아요.

비용을 뺀 수익은 ‘profit’이죠. 다 합쳐서 cash register에 들어오는 총 매출액이 ‘gross’입니다. 'How much is the rent?'나 'What are the terms of the lease?'는 아파트나 주택을 임대할 때도 쓸 수 있는 말이죠. 장사건 사업이건 다 'business'를 쓰시면 되고요. 저는 되도록이면 영어를 분석해서 설명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영어로 말하는 데 그게 별로 도움이 되질 않아요.

영어로 한국말에 딱 떨어지는 영어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니까요. 한국말의 기분만 유지하면서 간단하고 되도록이면 발음하기 쉬운 말로 대화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죠. 더 긴 말로 유식하게 말할 수 있는 영어도 있지만, 지금 당장 먹고 살 비즈니스를 찾는데 잘난 척 할 여유가 있나요.

제가 가르쳐드리는 영어는 가장 짧고 정확하게 내가 묻고 싶은 말을 물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Listening이 안 된다고요? 내가 묻고자 하는 말들이 정확히 있으면 들어야 하는 대답이 들립니다. 앞 토막 뒤 토막 다 빼먹어도요. 결국 돈이 얼마냐고 물으면 ‘dollar’ 앞에 붙는 말이 들린다니까요.

‘먹고살 만큼은 번다’를 영어로 어떻게 말할까 고민하다 보면, ‘먹다’의 ‘eat’ 동사가 생각나서 요리조리 그 말로 문장을 만들어보려고 애쓰는 게 우립니다. 제가 그랬어요. 저는 미국 오기 전에 영어 문법 꽉 잡고 있었고, 영어로 밥 벌어 먹고 산 지 한참이었는데도, 미국에 와서 “나 벌 만큼 번다”를 영어로 어떻게 말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말했죠. “I’m not rich and I’m not poor.” 찐따가 된 기분이었죠. 성문종합영어 10번 떼었으면 뭐합니까? 성문기본영어 문법도 다 필요없어요. ‘나는 한국말을 할 때는 또이또이한 사람인데 꼭 영어만 하면 덜 떨어진 사람처럼 들린다니까…’ 하고 혼자서 씨부렁씨부렁 거릴 때가 많았죠.

저는 원래부터 영어를 잘했던 사람이 아닙니다. 지금도 저보다 영어 훨씬 잘하는 이민 2세대들이 많으시겠죠. 근데 저는 한국에서 영어를 이론만 알고 잘 못했다가 깨우친 사람이기 때문에, 원래 여기서 태어나서 영어가 자연스러운 미국 본토인들보다 영어를 더 잘 가르쳐 드릴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영어가 왜 안 되는지를 제가 알거든요.

영어 전공자도 아니고 대학도 안 나오셨어도, 중학교 정도의 문법만 가지고도, 1년 안에 영어가 웬만큼 되는 비결을, 그 지름길을 제가 아니까 따라와 보세요. 근데 매주 숙제가 있죠. 하루에 한 문장씩 반드시 써보셔야 되요. 저는 일주일에 7문장 이상을 가르쳐 드리진 않습니다. 써보지도 않고 기억하려는 말들은 소용이 없기 때문이죠. (“이런 말은 영어로 어떻게 하나요?” 코너에 질문 주세요. english@thekonet.com으로요.)

   
 
   
 
* E.J. Brown  / 본명 김은정
경희대 영어교육과 졸업.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에서 TESOL 석사 학위 취득. 책 번역 8권. 전 미주리주립대 ESL 강사. 현재 U.T. Arlington  ESL 강사. Texas Wesleyan University 심리학과 교수인 남편과 이름이 ‘아들’인 아들 그리고 딸 조아와 Fort Worth에 살고 있다.

 * 이 기사는 <미주뉴스앤조이>와 기사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코넷>(http://www.thekonet.com)에 실린 것을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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