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영어 절대 못하신다고요?
전화 영어 절대 못하신다고요?
  • 김은정
  • 승인 2007.06.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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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쩍쩍’ 아들이 엄마식 영어 6

물론 첨부터 다 알아듣긴 어렵지만 내가 필요한 정보, 내가 들어야 할 말은 어떻게든 듣게 되어 있답니다. 내가 할 줄 아는 말이 늘어야 들리는 말도 늘어요. 앞대가리 뒷대가리 모두 빼먹어도 결국 내게 절박한 정보는 캐낼 수 있다니까요.

우선 전화 거는 것부터 시작해 봅시다. Is this number for EJ Brown? (거기 EJ Brown네 맞나요?) 아니면 “Is EJ Brown around?” (EJ Brown 있어요?)

한국말로는 보통 전화를 그렇게들 많이 시작하시죠? 미국에서는 한국 전화에서처럼 “저는 아무갠데요”라고 꼭 밝히지 않아도 된답니다. 그러니까 전화 걸면 본론부터 말하세요. “EJ Brown 있나요?”

미국 생활 초창기에 자기가 누군지 먼저 밝히지 않는 미국 사람들의 전화 영어가 그렇게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그래서 너 누구냐’, ‘뭐 때문에 우리 남편을 찾냐’고 물었죠. 근데 설사 자기 가족이라도 자신한테 전화가 걸려 온 전화가 아닌 이상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무례한 짓’이라는 것을 뒤늦게야 알았답니다. 

‘It’s none of my business’라는 미국식 사고방식의 대표적인 예라고나 할까요. 근데 굳이 누가 전화하는지를 꼭 알고 싶다 하시면 “Who are you?” 하시는 것보다 “May I ask who’s calling? 죄송하지만 전화하신 분은 누구시죠?”라고 하면 백배 낫죠. 내가 하고 싶은 말 참지 않으면서도 나이스하게 말하는 거죠 뭐.

Is EJ Brown around? (EJ Brown 있어요?) 

Is this number for EJ Brown? (거기 EJ Brown네 맞나요?)

May I ask who’s calling? (전화거신 분은 누구시죠?)

May I speak with customer service? (소비자 상담실과 통화하고 싶은데요.)

I’m calling about my bill. (고지서 때문에 전화했는데요.)

Who should I speak with? (누구한테 얘기하면 되죠?)

What is this about? (무슨 일이신데요?)

미국 사람이 무슨 큰 단체 이름을 들먹이면서 전화를 걸어오면요, 겁부터 먹고 “야, 니가 받아봐. 무슨 경찰서라잖아” 하면서 서로 전화기 떠밀지 마시고요, 당당하게 한마디라도 해보세요.

“What is this about?” (무슨 일이세요?) 보통 on behalf of…(‘온 비 해프 오브’라고 발음하죠. ‘어디어디 회사나 단체를 ‘대표하여’ 그런 뜻이에요.)라는 말이 들리면 “No thank you”라고 하고 끊으면 되요. 다 상업적인 광고 전화니까요.

전화료 고지서를 받았는데 황당하게 나왔다거나, 신용카드 고지서가 잘못 되었다거나, 아무튼 전화를 걸어 따져야 되는데 누구랑 통화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럴 때 묻는 영어. 한국말로 생각해보세요. 그럴 때 뭐라고 그러시죠?

“고지서 때문에 전화했는데요.” (I’m calling about my bill.)

“누구한테 얘기하면 되죠?” (Who should I speak with?)

보통은 그런 문제가 있을 때 customer service에 전화를 하면 되니까 그 회사 아무 전화번호나 눌러서 ‘소비자 상담실과 통화하고 싶은데요’라고 (May I speak with customer service?) 물어보면 되고요. 나 영어 잘 못한다고 이 사람이 나한테 땍땍거리거나 무례하게 나오는 것 같으면 얼굴만 뻘개지지 말고 이렇게 말씀하세요. “May I speak with your manager?” 그러면 상대방이 쫄게 되어 있답니다. 그 다음 따질 말은 지난주에 배운 것들을 또 써보시는 거예요. 지난번 칼럼 기억하시죠? 영어로 ‘나이스’하게 따져야 나도 대접 받고 문제도 해결된답니다.

제가 처음 칼럼을 시작했을 때 한 말 기억하시죠? 일주일에 7문장 이상은 가르쳐 드리지 않습니다. 하루에 한 문장 써먹기도 어려우니까요. 실제로 쓸 일이 없는 말은 배우지도 마세요. 여태껏 안 쓰는 말들만 쓸데없이 배워서 안 느는 영어 땜에 상처만 받고 ‘나는 영어가 안돼’라는 실패감만 쌓이는 거죠. 쓰고 싶은 말, 한국말로는 하는 말인데 영어로는 모르는 그런 말들 질문하세요. 여러 개 한꺼번에 질문하셔도 됩니다. (english@thekonet.com)

   
 
   
 
* E.J. Brown  / 본명 김은정
경희대 영어교육과 졸업.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에서 TESOL 석사 학위 취득. 책 번역 8권. 전 미주리주립대 ESL 강사. 현재 U.T. Arlington  ESL 강사. Texas Wesleyan University 심리학과 교수인 남편과 이름이 ‘아들’인 아들 그리고 딸 조아와 Fort Worth에 살고 있다.

* 이 기사는 <미주뉴스앤조이>와 기사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코넷>(http://www.thekonet.com)에 실린 것을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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