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8가구 전소되고 100여 명 대피…새로운 켄싱턴 만들기 시작
▲ 20일 새벽 3시경. 어디선가 일어난 불길이 순식간에 켄싱턴의 가난하기 짝이 없는 동네를 덮쳤다. (사진 제공 심플웨이) | ||
▲ 이 화재로 여덟 주택이 잿더미가 되었고, 100명이 넘는 이웃이 집과 차와 가구를 한순간에 몽땅 잃었다. (사진 제공 심플웨이) | ||
▲ 화재가 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뼈대만 앙상한 건물도 있고, 완전히 무너져내린 건물도 있다. 절망이 휘감고 있는 이곳에서 심플웨이와 켄싱턴 사람들은 희망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김종희) | ||
26일 켄싱턴을 가서 화재 현장과 심플웨이 공동체를 방문했다. 시커멓게 타버린 채 뼈만 앙상하게 남은 건물도 있었고, 일부는 건물이 완전히 무너져서 붉은 벽돌들만 잔뜩 쌓인 상태였다. 바람을 탄 불길은 도로 대각선 건너편까지 닿아서 외벽이 시커멓게 그을린 집들도 여러 채 있었다.
다행히 죽거나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피하거나 화재 진압 과정에서 다친 주민과 소방관은 인근 템플대학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구세군과 적십자사에서 봉사자들이 나와서 주민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소방관들을 도왔다. 집을 잃은 주민들은 임시로 필라델피아에 있는 적십자 센터에서 지내다가 대부분 친척 집으로 옮겼다.
▲ 전깃줄에 걸려 있는 신발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누가 멀쩡한 신발 가지고 장난을 치나"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거리에서 마약 거래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자신들만의 암호 같은 것이었다. 가난한 동네일수록 전깃줄에 매달린 신발 숫자가 많다. (사진 제공 심플웨이) | ||
전소된 건물에서는 심플웨이 공동체가 벌이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진행됐었다. 'Yes! And…', 방과후학교, 아트센터, 티셔츠 프린팅, 도서관 등. 모두 이 지역에 사는 가난한 주민들과,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일들이었다. 수년간 애써서 일군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린 것이다.
전소된 여덟 가구 중에서 마사지 치료를 업으로 생활하고 있는 Mahaias 씨는 집과 가구와 자동차를 몽땅 잃어버렸다. 10대의 Brian Mahaias는 망연자실한 상태다. 그의 물건들이 다 불 속으로 사라졌기 때문보다는 가족이 이 일로 마을을 떠나야 할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심플웨이 공동체는 이런 비극에도 불구하고 공동체 가족들이 무사하고 서로 마음을 나누고 도울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심플웨이 멤버들과 주민, 피해 가족들은 서로 격려하면서, 이번 재앙을 통해 켄싱턴에 새로운 일이 시작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 정부로 하여금 완전히 붕괴된 곳을 깨끗이 정리해서, 이곳에 사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원과 레크레이션 장으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또한 집을 잃어버린 주민들이 살아갈 거처를 시가 마련해주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온라인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 심플웨이가 주민들 집 앞마다 만들어 놓은 작은 화분에는 예쁜 꽃과 함께 'PACE' 'REVOLUTION' 같은 글씨가 그려져 있다. (김종희) | ||
심플웨이는 전 재산을 잃어버린 이웃들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되던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번 화재 사건은 ABC, AP, FOX를 비롯해 수많은 언론을 통해 미국 전역에 알려졌다. 그리고 심플웨이와 동역을 했던 곳에서도 온라인 후원 사이트를 링크했다.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후원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쉐인은 “하루에 보통 400~500명 정도가 후원을 하고 있다”고 했다.
후원금은 웹사이트 https://www.tonycampolo.org/simpleway_donation_secure.php에 들어가서, 'TSW-Kensington Families Fund' 또는 'TSW-Rebuilding Fund'를 선택하면 된다. 세금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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