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동성 결혼 금지' 결정
캘리포니아 '동성 결혼 금지' 결정
  • 박지호
  • 승인 2008.11.1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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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기독교계, “기도 덕분에”…인권 단체들, “계속 싸울 것”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리던 날인 11월 4일, 미국 기독교 주간지 <Christianitytoday>는 '모든 시선이 캘리포니아로 쏠렸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프로포지션 8(동성 결혼 합법화 철회를 위한 주민 발의안) 통과 여부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을 반영하는 제목이다. 대통령 선거는 시작 전부터 오바마의 압승이 예상된 터였지만, 프로포지션 8은 투표 직전까지 접전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투표 결과, 찬성 52%, 반대 47%로 동성 결혼 합법화 철회로 귀결됐다. 이로써 캘리포니아 주 헌법에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서만 유효하고 인정된다"는 문구가 삽입되면서, 캘리포니아 주에도 동성 결혼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게 되었다. '동성애자의 결혼할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의 판결이 다시 뒤집어진 것이다.

▲ 동성 결혼 합법화 철회를 주장하는 ProtectMarriage의 광고 사진.
캘리포니아 지역이 동성 결혼 합법화 이슈에 비교적 우호적인 민주당의 텃밭임에도 불구하고 프로포지션 8이 통과된 데는,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펼쳐진 캠페인이 주효했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중론이다.

미국 교계는 ProtectMarriage라는 단체를 중심으로 'Yes on 8' 캠페인을 펼치며, 40일 동안 대규모 기도 운동을 벌이고, 4,000만 불을 모금했다. 또 10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끌어 모아 여론을 형성해갔다. ProtectMarriage의 Ron Prentice 대표는 "이번 캠페인은 단일 이슈에 대해서 미국 선거 역사상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풀뿌리 운동이었다"고 평했다.

대선을 앞두고 열린 각종 기도회와 캠페인을 통해 동성 결혼 합법화 반대 여론을 펼쳐온 한인 기독교계는 선거 결과에 반색했다. 남가주교회협의회 수석부회장인 한종수 목사는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여론 조사에서 열세였는데, 다른 민족과 연합해 금식하고 기도하면서 캠페인을 벌인 덕에 역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동성 결혼 합법화를 외치며 프로포지션 8에 반대 의사를 밝혀온 'No On Prop 8' 측은 홈페이지.
한편, 동성 결혼 합법화를 외치며 프로포지션 8에 반대 의사를 밝혀온 단체들은 침통한 분위기다. 'Vote No on Prop 8' 캠페인을 이끌어온 'No On Prop 8'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왜곡된 메시지와 거짓말에 자극을 받은 수백만 명의 유권자들이 프로포지션 8에 'YES'라고 표기했다"고 언급하면서, "프로포지션 8에 ‘Yes’라고 표기하는 것은 동성애자를 차별하자는 것에, 동성애자를 2등급 시민으로 여기자는 일에 'YES'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성적 소수자 권익 옹호 운동에 앞장서온 한인 단체인 'LA 민족학교' 관계자는 "이번 선거로 인해 일반적인 부부가 누리는 경제적 혜택을 동성애 커플은 더 이상 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당하게 될 것이다.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교육이 한인 사회에 많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언급했다.

동성 결혼 합법화를 주장하는 미국 시민 단체들은 "차별은 어떤 형태로든 불공정하고 잘못된 것"이라며, "평등을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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