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가족들, "하늘이 무너져…살해 주장 오보였으면"
절박한 가족들, "하늘이 무너져…살해 주장 오보였으면"
  • 이승규
  • 승인 2007.07.21 2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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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이후 첫 기자회견…'정부와 언론이 많이 도와 달라'

의료봉사 활동을 하러 갔다 납치된 청년들의 가족이 사건 발생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가족 대표 서정배 씨(서명화·서경석 씨의 아버지)와 이상민 씨(이주영 씨의 오빠)는 오후 2시 30분 경 기자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납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제발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 딸과 아들이 한꺼번에 모두 납치를 당한 서정배 씨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앤조이  
 
기자회견 중간 중간 눈물을 흘리던 가족들은 한 목소리로 납치된 이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와 언론이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특히 서정배 씨의 경우 딸과 아들이 모두 납치를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서정배 씨 (서명화·서경석 씨의 아버지)

지금 심정은 어떤가.
아이들 둘이 모두 납치를 당했다. (서 씨는 딸과 아들이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납치를 당했다) 밤에 연락을 받았을 때는 그야말로 참담했다. 어제 밤에는 부인과 한 숨도 잠을 못 잤다. 다만 안심이 되는 것은 정부가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외신 보도(4시 30분까지 철군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는 내용)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오보인지 몰라 너무 답답하다.

자녀들의 신상을 말해 달라.
봉사 활동을 여러 차례 했다. 처음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역시 걱정하지 않았다. 주로 잘 살지 못하는 나라에 많이 갔다. 다녀와서는 현지 상황이 너무 비참해 안타까워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내가 너라도 이렇게 봉사 활동을 하니, 좋다고 얘기한 적도 있다. 이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귀국 뒤의 계획이 있었나.
간호사였는데, 일본으로 유학 갈 계획이었다. 돌아오자마자 8월에 있을 시험을 위해 공부를 할 생각이었다. 아들 역시 직장을 다니다, 이번에 봉사 활동을 하러 간 것이다. 누나가 간다고 하니까, 동생도 따라갔다.

떠날 때 상황은.
딸의 경우 작년과 재작년에도 봉사 활동을 했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잘 다녀오라고만 격려해줬다.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심정은.
딸과 아들 모두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답답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가족을 납치한 사람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다. 그 분들도 가족이 있을 것이다. 가족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협상에 임해줬으면 좋겠다.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4시 30분까지 철군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는 그들의 주장이 오보였으면 좋겠다.  

   
 
  ▲ 납치된 청년들의 가족이 사건 발생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가운데 분홍색 옷 입은 이가 이상민 씨. 왼쪽이 서정배 씨. 오른쪽이 비대위 위원장 차성민 씨. ⓒ뉴스앤조이 유헌  
 
이주영 씨의 오빠 이상민 씨

지금 심경은 어떤가.
처음에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들었다.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안정된 상태다. 정부 등 여러 곳에서 노력을 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대통령이 조금 전 담화문을 발표했는데.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를 믿겠다. 그런데 외신의 보도를 보면 납치된 사람들의 정확인 신분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데, 그것이 좀 답답하다.

동생의 인적사항을 말해 달라.
간호학과를 나와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봉사 활동은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가게 된 것이다. 이것을 위해 몇 달간 준비했다. 귀국한 뒤에는 다른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할 계획이었다.

떠날 때 가족들과 무슨 말을 나눴나.
잘 갔다 오라고 격려해줬다. 그곳에서 연락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나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어머니한테 한번 연락이 왔었다고 하더라. 아프가니스탄이 위험한 곳이라서, 마음을 졸이기보다는 담담히 동생이 돌아올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납치됐다는 연락을 받은 뒤 심정은 어땠나.
일단 걱정이 됐다. 부모님은 지금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 납치 됐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교회로 달려왔다.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오후에 대책반을 현지에 파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이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 또 그렇게 되도록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 해줬으면 고맙겠다.

* 이 글은 한국 <뉴스앤조이>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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