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쉬는 어떤 사람들인가?
아미쉬는 어떤 사람들인가?
  • 강희정
  • 승인 2007.08.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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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말씀에 따라 단순한 삶을 사는 사람들

   
 
  ▲ 세상과의 구별됨을 중시하여 현대 문명이나 사회와 거리가 먼 아미쉬 마을.  
 

아미쉬 교도들은 ‘재세례파(Anabaptist)’라고 하는 기독교 개혁 세력에서 비롯되었으며 메노나이트와 후터리안 등과 뿌리를 같이 한다. 근세 초기 유럽에서는 가톨릭의 타락과 횡포에 반발하여 루터· 칼뱅· 쯔빙글리 등이 종교 개혁을 단행해 개신교가 만들어졌다. 재세례파는 쯔빙글리의 제자들이었으나 쯔빙글리가 처음에 표방했던 개혁 사상에서 후퇴하자 1525년에 다시 떨어져 나와 형성된 ‘제3의 기독교도’들이다.

종교 개혁 당시부터 이들은 국가 교회와 전쟁을 반대하고 병역을 거부한다는 이유에서 가톨릭과 개신교 양측으로부터 심한 박해를 받았다. 이들은 당시에 유행하던 유아세례를 반대하고 무효화하였으며, 성인이 되어 자신의 순수한 신앙의 결단으로 세례를 다시 받을 것을 주장하여 ‘재세례파’라는 별칭을 얻었다.

가톨릭의 사제였던 네덜란드인 메노 사이몬즈(Menno Simons)가 개종하여 ‘재세례파’들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었다. 이후 이들은 ‘메노나이트’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1693년, 스위스 메노나이트였던 야콥 암만(Jacob Amman)은 규율을 어긴 사람들에 대한 징계 문제와 관련하여 메노나이트가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따로 떨어져 나와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었다. 이들은 암만의 이름을 따서 아미쉬라고 불리게 되었다.

아미쉬는 메노나이트에 비해 보수적이며 공동체 중심의 생활을 중시하고 현대 문명과 고등교육을 거부하며 사회와 거리를 두고 있다. 반면 메노나이트는 다소 진보적 경향을 띠며 고등교육을 허용하고 기술 문명을 수용해 일반 사람들과 소통을 더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아미쉬와 메노나이트 내에서도 생활 규정이나 공동체 내 의사결정의 차이 등에 따라 다양한 그룹으로 나뉘기도 한다. 그러나 아미쉬와 메노나이트는 역사적으로 같은 근원을 가지고 있어 서로 다른 점보다는 같은 점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 아미쉬와 메노나이트 내에서 각 그룹마다 여성들이 서로 다른 커버링(두건)을 사용함으로써 구별을 하고 있다. 커버링의 종류가 열 가지도 넘었다.   
 
다음은 아미쉬와 메노나이트가 강조하는 다섯 가지 원칙들이다.

첫째, 철저하고 타협없는 성경 말씀 중심의 생활이다. 이들은 가톨릭 교회가 중세 시대를 거치면서 만들어낸 수많은 전통과 의식을 반대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단순한 복종만을 강조했다. 이들 교회에는 평신도와 성직자의 구분이 없다. 이들의 독특한 문화는 성경 말씀에 대한 그들의 해석과 말씀에 대한 철저한 순종과 연관이 깊다. 

둘째, 교회와 국가의 분리이다. 가톨릭은 애초부터 세속 권력과의 결탁으로 형성되었으며 개신교도 역시 근세 초 유럽의 민족 국가 형성 과정에 깊숙히 개입한 반면 이들은 국가의 영향력으로부터 철저히 독립된 교회를 추구해왔다. 재세례파는 국가로부터 자유로운 최초의 기독교 공동체로 평가된다.

셋째, 교회 공동체 가입은 성인이 되어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 기독교인이 되는 것은 자신의 자발적인 의지와 결단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세례파가 유아세례를 반대하고 성인이 되어 세례를 다시 받을 것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이들은 교회가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을 돌볼 의무가 있음을 강조하고 사회보장제도나 보험제도를 이용하는 것을 거부한다. 누군가 결혼하게 되면 공동체 전원이 모여서 그 신혼부부가 살 집을 만들어 주는 전통도 여기에 근거한 것이다.

   
 
  ▲ 이 그림은 자기를 쫓는 보안관을 구출하고 화형을 당했던 재세례파인 더크 빌렘스의 일화를 묘사한 것이다.(강희정)  
 

넷째, ‘원수를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에 대한 강조이다. 이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절대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소송하지 않으며 어떠한 전쟁도 거부하고 정당방위조차 인정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1560년대 말 겨울, 네덜란드인 더크 빌렘스(Dirk Willems)라는 사람이 재세례파라는 이유로 한 보안관에게 쫓기고 있었다. 빌렘스는 얼어붙은 강을 안전하게 건넜으나 그를 쫓던 보안관은 물에 빠지고 말았다. 이때 빌렘스는 되돌아가 그 보안관을 구출하고 나서 체포되어 화형을 당했다고 한다.

다섯째, 세상과 구별됨을 강조한다. 이들이 현대 문명과 거리를 두고 생활하며 그들만의 독특한 옷차림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은 세상 사람들은 진정한 기독교인이 되어 연단의 삶을 살기 위해 값을 치르는 것을 즐겨하지 않기 때문에 삶 속에서 진정한 기쁨과 만족을 누리지 못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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