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아, 어서 와
애들아, 어서 와
  • 박지호
  • 승인 2007.08.0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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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서 열린 빈민가 아이들을 위한 여름 캠프

   
 
  ▲ 그레이스커뮤티니교회 자원봉사자가 한 아이에게 Face Printing을 해주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흑인 아이들과 동양인 청년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필라델피아 노스 센트럴 뒷골목을 울렸다. 필라델피아 빈민가 아이들을 위한 여름 캠프(Uber Street Summer Camp)가 7월 30일부터 시작됐다. 3주 동안 이어질 캠프의 첫 주는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담임목사 박반석) 청년부가 맡았다.

   
 
  ▲ 형들 틈에서 바쁘게 뛰어다니던 렘.  
 
올해는 작년에 비해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지난해 캠프 첫날에는 달랑 5명만 등록해서 자원봉사자들을 민망하게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첫날에만 50명이 넘는 아이들이 등록했다. 이들 중에는 지난번 캠프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 온 아이들도 제법 있었다.

   
 
  ▲ 동네 아주머니도, 아기도 덩달아 즐겁다.  
 
작년 캠프 초반에는 몇몇 주민들의 반대로 잡음이 있었지만, 올해는 서로 자기 집 앞에 있는 골목에서 캠프를 열자고 졸라 주민 대표인 마지 씨에게 유쾌한 당혹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마지 씨에게 골목이 시끄러워서 불평하는 주민은 없냐고 물었더니 “자기 아이들이 좋아하는데 어느 부모가 불만을 갖겠냐”며 웃었다.

   
 
  ▲ 목걸이 만드는 부스는 여자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이번 캠프 역시 골목길 양쪽을 막아 놀이터로 만들었다. 중간에 설치된 대형 풍선을 빼면 특별한 것은 없지만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했다. 사내아이들은 벽에 달린 간이 농구대에서 떨어질 줄 몰랐고, 여자 아이들은 목걸이 만드는 부스에서 봉사자들과 수다를 떨었다. 목걸이 만드는 부스에 앉아 있으니 브랜든이라는 남자 아이가 목걸이 만드는 재료를 들고 저쪽 구석으로 가자며 팔을 잡아끈다. 엄마를 위해 목걸이를 만들어 주고 싶은데 여자들만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멋쩍었던 모양이다. 한쪽에선 자원봉사자들이 출출한 아이들을 위해 간식거리도 준비했다.

   
 
  ▲ 대형 풍선에서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  
 
이번 캠프에는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에서 20명에 가까운 청년들이 참석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석한 제이미 씨는 “흑인 아이들이 동양인들을 접할 기회가 없어서 동양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많은데 이런 자리가 그런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 출출한 아이들을 위해 간식도 준비했다.  
 
그리고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보스턴에서 찾아 온 사람도 있었다. 보스턴 고든콘웰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김영민 전도사는 “관심을 갖는 것과 실천을 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면서 “한인들은 미국 사회에 기여한 것도 없이 누리기만 한다는 부정적인 정서가 미국인들 사이에 있는데, 한인 교회가 미국 사회를, 그것도 흑인 커뮤니티를 섬기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칭찬했다.

   
 
  ▲ 길거리를 운동장 삼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  
 
이번 캠프는 8월 1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남은 기간에는 뉴저지 초대교회(담임목사 이재훈)와 플러싱에 있는 뉴욕교회(담임목사 김은철) 중고등부 학생들이 참여해 캠프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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