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종교적 신념이 협상 걸림돌"
"탈레반의 종교적 신념이 협상 걸림돌"
  • 박지호
  • 승인 2007.08.06 04: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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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헤딘 출신 선교사, "한국교회, 지혜로운 선교 방식 배워야"

   
 
  ▲ 후세인 안다리아스는 과거 무슬림이었으며 아프가니스탄 무장 게릴라 조직인 무자헤딘의 전사였다. 이번에 납치 사건이 발생한 가즈니 지역 출신이기도 하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크리스천 미디어 뉴스 편집장이며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전 세계 모든 기독교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탈레반에게 억류된 한국인들의 무사귀환을 기다리며, 피랍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들은 아프간 현지에서 활동 중인 선교사들이다. 이들 중에는 아프간 출신 선교사도 있다. 후세인 안다리아스가 그 중 한명이다. 그는 과거 무슬림이었으며 아프가니스탄 무장 게릴라 조직인 무자헤딘의 전사였다. 이번에 납치 사건이 발생한 가즈니 지역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17년 전 기독교로 개종했고, 이후 가족들과 친척들에게 살해 위협을 당했다. 현재는 아프가니스탄 크리스천 미디어 뉴스 편집장으로 있으면서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전 세계 모든 기독교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8월 2일부터 4일까지 미국 오하이오 주 모처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후세인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현재 아프가니스탄 납치 사태로 인해 한국 교회가 낙심해선 안 되며, 선교 방식에서 더 지혜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지혜는 단순했다. ‘묻고 듣는 것’이다. 즉 선교지에서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오랫동안 사역해온 동료 사역자들에게 먼저 묻고 그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 손으로는 손뼉을 칠 수 없는 법”이라며 선교지에서 다른 사역자들과의 의사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납치 사건 대해서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해결책이 없다는 말이다. 미국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의견에도 회의적이었다. 종교적인 신념으로 움직이는 탈레반을 통제할 수 있는 정부는 없다고 말했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이다.

이번 납치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들은 물었어야 한다. ‘카불에서 칸다하르로 이동할 생각인데 괜찮겠냐’고 물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 점은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러나 이미 납치가 됐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이 그들을 보호하고 지켜주시도록, 결국 풀려나도록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두 명이 죽었다. 그분들의 피가 교회를 세우는 일에 씨앗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한국 크리스천들이 (다른 지역을 방문했을 때) 그 지역에서 좀 더 오랫동안 사역해온 동역자들에게 먼저 묻는 성숙함을 갖도록 기도할 것이다.

   
 
  ▲ 후세인은 "납치 사건 대해서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종교적인 신념으로 움직이는 탈레반을 통제할 수 있는 정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 정부도 더 이상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해결책이 없나.

내 생각에는 하나님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우리는 기도할 뿐이다. 탈레반은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다. 그들은 누구든 죽일 수 있다. 사람을 죽이는 것을 즐기고, 영광스럽게 여긴다. 참고로 내가 기독교로 개종했을 때 아버지와 형들이 나를 죽이려고 했다. 칼로 내 살을 도려내고 물통에 집어놓고 전기로 지졌다. 내 친아버지가 그랬다는 말이다. 오직 하나님만 납치된 사람들을 구출할 수 있다. 탈레반이 마음을 바꾸고 겸손해지도록 기도해야 한다. 나는 무슬림 사회에서 나고 자랐다. 나는 그들의 심리를 잘 안다. 어떤 정부도 어떤 정치 세력도 해결할 수 없다. 미국 정부도 할 수 없다. 미국 정부가 할 수 있었으면 오사마 빈라덴을 6년이 지나도록 잡지 못했겠나.

탈레반이 왜 그런 짓을 했다고 생각하나.

기독교인이기 때문이다.

종교적인 이유라는 말인가.

물론이다. 탈레반은 모두(외국인을 지칭)를 기독교인으로 생각한다. 탈레반에게는 CIA도, FBI도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서구 외국인들은 모두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의  하나님이 그렇게(납치하고 살해하는 것) 하도록 원한다고 생각한다. 종교적인 의무로 여기는 것이다. 그것이 큰 문제다.

탈레반이 수감자와 맞교환을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기독교인을 죽이는 것을 종교적인 의무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동료를 살리는 것도 마찬가지로 종교적인 사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탈레반과의 협상이 어려운 것이다. 그들은 종교적으로 접근하는데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려니 힘든 것이다.

한국 교회가 이번 일을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를 들어야 한다. 야고보서 1장 5절을 보라. 하나님의 지혜가 뭔가. 하나님께 ‘지혜를 주세요’하면, 하나님이 ‘여기 있다’며 (책을 던져 보이면서) 이렇게 던져 주지 않는다. 선교지에서는 수십 년 동안 사역해온 동료 선교사들이 하나님의 지혜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물어야 한다. 여기 좋은 예가 있다. 한 손으로 박수를 쳐보라. 소리가 나는가. 두 손이 함께 움직여야 박수소리가 나는 것이다.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역해온 동역자들에게 묻고 함께 결정하는 것이 하나님의 지혜다. 작년에 단기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대형 집회를 연다고 했을 때, 나는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했다. 왜 그런 줄 아는가. 수많은 선교사들이 수십 년에 걸쳐 사역해온 것을 1주일 만에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그는 아프가니스탄 납치 사태로 인해 한국 교회가 낙심해선 안 되며, 선교 방식에서 더 지혜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다른 외국 선교사들에게 영향은 없나. 

정말 좋지 않은 상황이다. 아프간 정부가 지난주 모든 외국 선교사들에게 카불 이외에는 나가지 못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상황이 악화되어 힘들지만 지금으로선 그들이 안전하게 풀려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국 정부가 현지 한국인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정부는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모두 철수하는 것도 지혜롭지 못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장기간 사역해온 사역자는 사역에 큰 지장을 얻게 될 것이다. 또 현지에서 한국인 사역자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질 것이다. 만약에 모두 철수하게 된다면 잃기만 하고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한국 교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국 교회는 지금 기도해야 할 때다. 납치된 사람들이 안전하게 풀려나도록 기도하고,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와 지혜에 귀를 기울이도록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를 홀로 두지 않으셨다. 동역자들을 함께 보내 주셨다.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선교의 이기주의가 결국 선교의 이단을 만든다.

다만 낙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선교 현장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교 현장에서 지혜롭지 못하면 패배하게 된다. 우리는 주님이 주신 선교적 대위임령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혜로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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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vonne 2011-11-12 21: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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