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이 놀고 있는 장정들, 어서 오세요”
“돈 없이 놀고 있는 장정들, 어서 오세요”
  • 김명곤
  • 승인 2007.08.24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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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 고갈 육군, ‘입대 머니’ 4만 5,000불 제한 대폭 완화

이라크 전의 장기화, 젊은 세대의 가치 변화로 미 육군은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 육군은 입대 시 최고 4만 5,000달러의 경제적 보상과 함께 지금까지의 연령, 체중, 학력 그리고 범죄 기록에 의한 제한을 대폭 완화시킨 장려안을 내놓는 등 2007년 신병 모집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병 모집 경향에 대해 연구한 펜실베니아 에딘버러대학 어린 피아라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 변화에 맞게 군대 또한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그는 예전처럼 엉클 샘이 "‘나는 지금 당신을 원한다’고 말하는 것은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는 더 이상 자극제가 되지 못한다”면서 “오히려 젊은이들은 ‘제너럴 일렉트릭이나 MIT에서도 우리를 원하고 있는데, 이들과 다른 무엇을 우리에게 줄 수 있느냐?"고 반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호전, 부적격자 증가 등 신병 모집에 부정적 영향

하지만 신병 모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 단지 젊은이들의 가치관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2005년 여러 통계 조사에 따르면, 장기적인 이라크 전쟁으로 성인들은 젊은이들이 군대에 가는 것을 만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국방성 조사에 의하면 현재 군 입대 희망자는 이라크 전쟁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인 16%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군 관계자들은 이라크 전쟁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요인들도 신병 모집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고교 졸업생들이 군대보다 대학에 지원하는 점, 경기 호전으로 취업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점을 들고 있다. 이뿐 아니라 비만이나 집중력 장애와 같은 정신건강 이상, 전과 기록 때문에 실제로 입대 조건에 적합한 비율은 현재 17~24세의 입대 적령기 젊은이 10명 중 3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은 부정적인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육군은 5년 내에 6만 5,000명을 추가해 육군 병력을 54만 7,000명으로 늘리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

   
 
  ▲ 사진은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 의 한 장면. 해군 장교들이 길거리에서 놀고 있는 청소년들을 찾아가 군입대를 권유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코리아 위클리)  
 
새 집 마련에 목돈이 필요한 가요?

이를 위해 군 관계자들은 신병 모집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 집 마련을 위해 목돈이 필요한가요? 아니면 새 사업을 위해 종자돈이 필요한가요? 육군이 당신을 돕기를 원합니다. 만일 당신이 입대만 한다면…”이라는 광고 문구는 최근 육군이 내놓은 신병 모집 장려안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육군 관계자들은 전역 후 새집을 장만하거나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군 복무 중 최고 4만 5,000 달러까지 면세 장려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육군 인사 참모 대리인 마이클 로첼 중령은 “앞으로 신병 모집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더 많은 신병 모집을 위한 혁신적인 추가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이번 장려안에 대한 예산안을 통과시켜 주기를 의회에 촉구했다.

육군은 이 프로그램의 확대 실시를 위해 시범적으로 약 500명을 지정, 그들이 4년의 복무 기간을 잘 마쳤을 경우 새 집 마련이나 사업 자금으로 최고 3만 달러의 장려금을 제공할 계획이며 확대 실시될 경우 최고 4만 5,000달러의 장려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연령 확대 등 입대 제한도 대폭 완화

또한 신병 교육대 환경 개선 등과 함께 입대 제한도 대폭적으로 완화시켰다. 42세까지 입대 지원 연령 확대는 물론 손과 목 부위에 비혐오 문신을 가진 사람, 검정고시 학위 소지자, 입대 일 년 후까지 체중을 줄이는 조건으로 체중 초과자에 대해서도 입대가 가능하도록 했다.

복무기간 6년의 예비대에 입대하기로 한 티카 페티(21, 필라델피아)는 비록 여러 제한들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학비와 빚을 갚는데, 그리고 새 차를 구입하는데 받은 보너스가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며 만족을 표시했다.

한편, 인권단체들 가운데서는 육군의 이 같은 신병모집 장려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뉴욕 시민자유연맹의 도나 리버만 대표는 상대적으로 빈곤한 저소득층 또는 소수 인종 출신 젊은이들이 육군 모병단의 꼬임에 현혹되어 입대 결정을 하게 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이러한 입대 장려금 증가가 결국 사기와 권리 남용의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곤·강수진 기자

* 이 글은 플로리다에서 발간되는 <코리아위클리>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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