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 흑인 소년 살인 KKK단원, 43년 만에 종신형
미시시피 흑인 소년 살인 KKK단원, 43년 만에 종신형
  • 김명곤
  • 승인 2007.09.0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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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정의는 영원하다”

   
 
  ▲ 미시시피 주 흑인 소년 살인 사건을 그린 <미시시피 버닝>의 영화 포스터.  
 
미국의 인권 암흑시대에 미시시피 주에서 발생한 두 명의 흑인 소년 살인 사건이 결말을 보게 되었다. 살인 혐의자인 KKK단원 제임스 포드 실(72)은 43년 만인 지난 8월 24일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1964년 5월 2일 프랭클린 카운티에서 당시 19세 흑인 찰스 무어와 헨리 디가 납치·살해되었다. 이들의 사체는 사건 발생 두 달 후에 미시시피 강의 배수구에서 발견되었다. 살해 혐의자로 체포된 실은 지난 6월 유죄 판결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 형량 선고를 받았다. 이번에 실이 유죄로 확정된 것은 공범자 찰스 에드워즈는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서 납치에 가담했던 사실을 자백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에드워즈는 실과 다른 KKK단원이 디와 무어를 미드빌 근처에서 강제로 실의 폭스바겐 자동차의 트렁크에 태운 뒤 한 농장으로 데리고 갔으며, 이후 소년들을 미시시피 강 건너 루이지애나까지 끌고 가서 무거운 물건을 매달아 산 채로 강물에 던졌다고 증언했다. 에드워드는 실의 범행에 대해 증언한 대가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실은 1964년에 살인 혐의로 체포되었지만 나중에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숨진 찰스 무어의 형 토마스 무어는 끈질기게 이 사건을 재조사할 것을 촉구했고, 연방 검사들은 2005년에 다시 이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결국 연방 검사들은 사건 당시 지역 경찰 관계자들이 KKK단과 결탁되어 있어서 기소가 기각되었음을 밝혀냈다.

피해자 누이 “정의가 살아 있음을 알게 되어 기쁘다”

실은 24일 법정에서 헨리 윈게이트 지방법원 판사가 종신형을 선고하는 순간에도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윈게이트 판사는 실에게 “43년 전에 저지른 범죄는 흉악한 것이고, 정의 는 영원하다”고 준엄하게 말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헨리 디의 누이와 찰스 무어의 형은 자신들의 동생들의 억울하고 비참한 죽음이 어떻게 자신들의 가족에게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진술했다. 디의 누이 텔마 콜린스는 24일 인터뷰에서 “내게 증오의 감정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정의가 살아 있음을 알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토마스 무어는 실 앞에서 낭독한 성명서에서 “나는 당신이 여생을 감옥에서 지내면서 찰스 무어와 헨리 디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고, 오랫동안 도피해왔지만 결국 어떻게 붙잡혔는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 피의자의 형제들과 실은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판사가 실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었지만 실은 이를 거부했다. 한편 피고 측 변호인인 연방 국선 변호사 캐시 네스터는 실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명곤·성호연 기자 / <코리아위클리>

* 이 글은 플로리다에서 발간되는 <코리아위클리>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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