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 지명선, 멀어져가는 한국 이송의 꿈
무기수 지명선, 멀어져가는 한국 이송의 꿈
  • 홍성종
  • 승인 2007.09.10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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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주지사 공식 '불가' 통보…좌절감으로 고통

   
 
  ▲ 지명선 씨가 수용된 교도소와 인접한 플로리다 멜론 다운타운 전경. 그는 이국땅 남부의 작은 도시에 묻혀 9년 세월을 보내고 있다. (홍성종)  
 
조카를 살해하고 종신형을 선고받아 미국에서 9년째 수용 생활을 해온 지명선 씨(42)의 한국 이송 꿈이 멀어져만 가고 있다.

플로리다 크리스트(Charlie Crist) 주지사는 지명선 씨의 한국 이송을 검토한 결과, 범죄 성격이 심각하고 종신형에 대한 수감자 이송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정하고 지난 8월 최종적으로 통보했다. 이로써 전임 젭 부시(jeb Bush) 주지사의 서명으로 한때 가능성을 보였던 한국 이송은 수포로 돌아갔다. 따라서 지명선 씨의 한국 이송에 대한 재청원은 크리스트 주지사의 임기가 끝난 5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명선 씨는 항소 등 법적 구제 절차를 포기한 채 잔여 형량을 고국에서 살고 싶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특히 한국에 있는 병약한 팔순 어머니를 살아생전에 보고 싶다는 강한 희망을 보여왔다.

한국 이송 불가를 공식적으로 전해 받은 지명선 씨는 현재 심한 좌절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플로리다 잭슨 교도소 측 담당자인 스키퍼(C. Skipper) 씨는 전화 통화에서 "지명선 씨가 자주 불안감을 호소해 독방으로 옮겨 있는 상태이다"고 밝혔다. 지명선 씨는 깊은 상실감을 토로한 편지를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와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금 저의 마음(은) 너무 괴롭습니다. 하지만 가족도 아닌 저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신 분들을 생각하면 제가 화를 낼 수가 없습니다. 귀한 시간을 저를 위해 쓰신 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중략) 당분간 혼자 있고 싶어요.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많이 필요합니다."

지명선 씨의 한국행 좌절에 실망을 느끼는 것은 청원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후견인 역할을 담당한 양삼석 목사(플로리다 아가페장로교회)와 법적 절차를 대리한 이중희 집사(마이애미한인장로교회) 등은 실망 가운데서도 앞으로 대책을 마련하고자 고심하고 있다. 

지명선 씨의 한국행 좌절이 모든 가능성을 막은 것은 아니다. 이중희 집사는 현재 "상원의원과 국제 인권단체 등으로 청원을 확대할 생각이다"고 밝히는 한편 "처음에 재판을 도왔던 관선변호사와 협의해 형량을 줄일 수 있는 판례를 찾는 작업도 병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변 사람들은 한국 이송의 좌절에 맞서 가능한 재심 청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지명선 씨를 돌본 이승모 장로(60)는 "어느 때보다 위로가 더 필요한 때이다. 주변 분들이 우선 편지를 통해서나마 많이 위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명선 씨 위로 편지 보낼 곳
    Myong Ji, L32953. H2203L
    Jackson Correctional Institution
    5563 10th Street
    Malone, FL 32445

편지 보낼 때 주의사항
  - 반송 우표를 보낼 시 20장 이내로 제한
  - 답장 (편지) 등을 위한 여분의 편지지 포함 5장으로 제한

지명선 씨 후원 연락처 : 김대성 (탈라하시한인침례교회 남선교회, 850-445-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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