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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슬람 지역과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무슬림들에게 새로운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한 달간의 낮 금식 기간인 라마단의 시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나 걸프 연안 국가들, 예멘· 이라크·리비아 등은 오는 12일(수요일), 요르단이나 시리아· 오만· 튀니지 등 다른 아랍 이슬람 국가들과 전 세계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13일(목요일, 현지 시각) 라마단 금식에 들어간다. 라마단의 시작 날짜는 ‘후까하’로 불리는 전문 학자 집단에 의해 판단되고 공포된다.
한 달간의 공식적인 낮 금식이 이뤄지는 라마단을 이해하고 우리의 이웃 무슬림을 품고 기도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 때마다 한국 교회에서 ‘역 라마단 기도 운동’도 활발하게 벌어진다. 무슬림은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슬림들이 라마단 기간 동안 겪고 맛보고 있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을 담아보았다. 라마단의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서 일상에서의 의미를 이해하고 무슬림들에게 필요하고 무슬림들이 기도의 중요성을 알고 기도를 부탁한다면 그들이 요청할만한 기도제목들을 모아보았다.
라마단 일상생활 ▲ 권능의 밤에 특별 기도를 하고 있는 쿠웨이트의 무슬림들. (사진 제공 : 김동문)
라마단 기간은 낮과 밤이 뒤바뀌는 생활을 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고 낮 시간 동안의 사회 활동이 중단되는 것도 아니다. 피곤하고 지친 가운데 낮 시간 동안 사회 활동을 하고 밤 시간 동안 먹고 마시며 심신이 지쳐있는 무슬림들이 많다. 두 시차 속에 사는 셈이다.
라마단 기간 동안 병원과 의료진은 특별 근무 상태에 들어가곤 한다. 그것은 급한 식사와 과식 등으로 소화기 계통의 장애를 겪거나 음식이 목에 걸리는 등으로 호흡기나 다른 몸의 이상을 경험하는 이들이 늘기 때문이다.
라마단 기간 동안의 폭식이나 늦은 한 밤중의 식사, 기름진 음식 섭취 등으로 인해 비만에 빨간불이 켜진다. 평소보다 평균 음식 소비량이 30~40% 이상이 증가한다고 각종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그 이유는 낮 동안에 굶었던 이들 중에 밤에 과식을 하는 이들이 늘기 때문이다. 이슬람 국가들은 라마단 기간 중 정부 차원에서 라마단 기본 식료품 공급을 최대한 늘리는 등의 비상체제를 가동하곤 한다.
이슬람 국가인 예멘의 한 언론은 라마단 기간 동안 오히려 가정불화가 늘어난다는 조사결과를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금식으로 인한 배고픔 때문에 스트레스가 누적된 결과라 한다.
낮 시간의 공식 금식을 마치기 직전 거리는 과속 차량들로 넘쳐난다. 교통사고도 많이 발생하는 시각이다. 그 이유는 하로 온종일 금식하던 이들이 ‘이프따르’를 하기 위하여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과속하면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중동 국가들은 물론 이슬람 지역 무슬림들은 상대적으로 골초 문화에 익숙하다. 정부나 민간 차원에서 담배 끊기 운동을 전개할 정도이다. 그런데 라마단이 골초 문화의 확산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담배 소비량이 크게 증가한다. 상식적으로는 담배 소비량이 줄어야 한다. 낮 시간에 부족하게 느꼈던 니코틴을 일몰 후 한꺼번에 보충하려 든다. 게다가 긴 밤 동안 물 담배를 즐기는 이들도 증가한다. 이야기를 즐길 때 분위기를 돋우는데 제격이라는 전통 관념 덕분이다. 참고로 물 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니코틴 함유량이 높다.
그런데 금연 운동 관계자들에 따르면 골초들도 라마단 기간에 마음만 제대로 먹고 실천하면 60%는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한다. 라마단 기간은 새로 흡연을 시작하는 여성과 청소년 인구까지 늘어난다. 물 담배 연기가 여성과 청소년들의 호기심과 흡연 충동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무슬림 여성 ▲ 라마단을 장식하고 있는 라마단 등불. (사진 제공 : 김동문)
라마단 기간 동안 무슬림 여성들은 한 달 내내 음식 냄새에 찌들게 된다. 공식적인 금식 시간인 낮 시간에도 음식을 만들고 저녁 시간에는 새벽 시각까지 음식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한국 여성들이 설이나 추석 명절 동안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무슬림 여성들도 라마단 기간 내내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 기간이 우리나라 명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길기 때문에 무슬림 여성들이 겪게 되는 번거로움은 아주 크다.
라마단 살림살이
라마단 기간은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는 시간이다. 라마단은 무슬림들의 경건의 훈련과 실천의 달이다. 그러나 라마단 풍습은 이미 많이 변했고, 또 변하고 있다. 라마단 카드가 유행한다. 형형색색의 라마단 장식용 등(파누스)이나 생명을 사징하는 초록색 등으로 한껏 장식된 상점마다 저마다 라마단 특수를 노린 광고가 넘쳐난다. 엄청난 광고비가 투입된다. 상업주의가 넘쳐난다. 라마단 특수는 일 년 매출액의 30~40%를 차지할 정도이다.
이를 빗대어 현지인들은 ‘라마단은 과식과 쇼핑의 시간’이라고도 부른다. 평소보다 생활비 지출 규모는 커지고 있다. 기본 생필품을 비롯한 명절 물가 상승률은 품목에 따라 다르고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어림잡아 20%는 족히 된다. 라마단 기간 동안의 과일과 곡류, 육류 등의 매출양은 연간 판매실적의 40% 정도에 이른다. 물론 생필품이 아닌 경우에는 특별 세일이 실시되는 물품들도 적지 않다. 이른바 라마단 빔(설빔)을 겨냥한 의류나 가구 업체, TV 등의 가전제품 등이 해당된다. 가난한 이들은 라마단 물가 폭등으로 인해 기본 생필품을 챙기는 것도 버겁다. 유가 폭등과 기본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오르지 않은 소득으로 가뜩이나 주머니가 가벼워진 요즘 이슬람 지역 서민들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만 한다.
라마단의 본래 정신은 금식을 통해 얻은 물질을 통해 가나한 이웃을 돌보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런 이웃과의 나눔의 정신이 사라지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많은 사원이나 개인 독지가들이 ‘이프따르’를 제공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미풍양속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면에 부유한 자들이 그 부를 과시하거나 더욱 즐기는 기간이 되고 있다. 라마단 정신은 이웃과의 나눔이다. 그리고 종교적 헌신이다. 목마름과 배고픔을 체험하며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이웃과 삶을 나누는 이웃 사랑 실천의 시기이다.
라마단 문화생활 ▲ 요르단 암만, 라마단 음식을 사고 파는 무슬림들. (사진 제공 : 김동문)
이슬람 지역의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 동안 별다른 문화 이벤트가 없다. 그러다보니 주로 이웃을 방문하거나 텔레비전 라마단 특별 프로그램에 몰입하곤 한다. 방송사들은 라마단 한 달 동안 시청률 경쟁에 매달린다. 주로 드라마로 승부를 건다. 여러 가지 자료를 살펴보면 무슬림(아랍 이슬람 지역의 경우)이 정보를 얻는 경로가 주로 텔레비전 같은 영상 매체라고 한다.
* 사회 안전
라마단 기간의 범죄율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그것은 앞서 말했던 라마단 특수가 가난한 자들이나 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이 우발적이거나 충동적으로 일으키는 범죄가 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의무감으로 외식하듯 강제 금식을 하는 이들이 평정심을 잃고 충동적이고 자극적이 되기 때문이다.
▲ 요르단 암만의 팔레스타인 난민들. (사진 제공 : 김동문) | ||
돈을 벌기 위하여, 아니면 여러 가지 사연으로 나라를 떠나 가족과 떨어져 그림 레바논 무슬림 여성 다른 아랍 국가에 머물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무슬림들이나 비무슬림 같은 이들에게 라마단 기간은 여러 면에서 가족 생각도 커지고 마음이 지치는 시기이다.
* 분쟁 지역의 무슬림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지역은 지금도 죽고 다치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테러와 유혈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이라크 무슬림들의 경우 라마단 기간 중 이슬람 사원 출입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사원이 테러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과 두려움 때문이다.
* 이슬람 지역의 비무슬림들
라마단 기간, 무슬림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이른바 이슬람 국가에서 비무슬림들이 겪는 불편함이 적지 않다. 대부분의 이슬람 절대다수 국가에서 비무슬림일지라도 낮 시간동안 공개적인 자리에서 먹고 마시는 것은 법의 저촉을 받고 있다.
▲ 미국 뉴욕 브룩클린 거리의 아랍 무슬림. (사진 제공 : 김동문) | ||
이슬람 다수 국가가 아닌 유럽이나 미주 등 타지에 살고 있는 무슬림들은 소수파이다. 이들 흩어진 무슬림들이 소수파로서 겪는 번거로움과 불편함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05년 전 7월 미국 갤럽연구소가 미국인 1,007명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에서 미국 내 반 이슬람 무드가 확연히 드러났다. 응답자의 39%가 “이슬람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22%가 “무슬림과 이웃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또 44%의 응답자가 미국 내 무슬림들의 종교적 시각이 “매우 극단적”이라고 답했다. 미국 내 ‘무슬림 혐오증’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
그리스도인이 회복되면 그것을 통해 이슬람 세계 안팎의 무슬림들이 그리스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 세계 속에 흩어져 살고 있는 무슬림들이 복음과 진리를 더욱 깊이 사모하는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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