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한반도, 어두운 터널 지나 밝은 끝 보인다"
DJ, "한반도, 어두운 터널 지나 밝은 끝 보인다"
  • 박지호
  • 승인 2007.09.26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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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뉴욕서 "북핵 해결 없인 평화 없다" 강조

   
 
  ▲ 김대중 전 대통령은 "긴 세월에 걸친 어두운 터널 속에서의 방황은 끝나고 터널의 밝은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한반도의 안보 상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뉴욕을 방문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오찬 행사를 통해 “한반도에 위기를 가져왔던 북한 핵문제가 해결의 길을 찾아가면서 평화가 오고 있다”며 한반도의 앞날을 밝게 내다봤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은 오찬 연설을 통해 비현실적인 정책을 과감하게 버리고 북핵 문제에 대해 생산적인 정책과 결단을 내린 미국 정부와 부시 대통령에 결단을 높이 샀다. 그러면서 동시에 한반도 평화의 문제 즉 북핵 문제의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길 희망했다. 이날 행사는 9월 25일 맨해튼 워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렸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안전보장과 국교 정상화를 약속하고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미국의 의지에 대해서 “참으로 획기적인 변화”라며 거듭 환영의 뜻을 밝혔다. 2000년 방북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직접 만나본 결과 북한이 원하는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안전보장, 경제 제재 해제, 국교 정상화라며 미국이 북한의 이런 요구 조건을 들어준다면 북한이 더 이상 핵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2일에 열릴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6자회담의 노력을 적극 지지하는 데 합의할 것”과, “어떻게 한반도 평화체제를 실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협의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한국이 북한 경제 회복에 동참하는 문제도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과거의 원조 중심 경제 협력에서 남북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체제가 논의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전 대통령은 또 “6자회담이 성공하면 이것을 해체하지 말고 발전시켜 동북아 안보 협력 기구로 상설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북 간의 화해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북미 관계 정상화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동북아 6자 안보 협력체가 이루어지면 한반도 평화가 공고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김 전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문제만 해결되면 남북한 화해 협력뿐 아니라 중단되었던 경수로 건설도 재개될 것이고 북한 당국과 협력해서 IMF와 ADB의 차관도 얻어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햇볕정책으로 북한이 옷을 벗은 것이 아니라 갑옷까지 입었고, 없던 핵도 가지게 됐다. 결과적으로 6자회담이 더 어렵게 됐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그럼에도 햇볕정책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은 북한의 옷을 벗기자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보내던 냉전의 찬바람 대신 따뜻한 바람을 보내자는 것”이라며 “햇볕정책의 본질은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평화적으로 교류 협력하며, 평화적으로 통일하자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통일도 일방적인 통일이 아니라 서로 합의하에 단계적으로 이루어가는 상생의 통일을 하자는 것”이라며 햇볕정책이 “이솝 우화에서 옷 벗긴 것과 상관없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 이날 행사에는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인 도널드 그레그를 비롯해 각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인 도널드 그레그를 비롯해 각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미 상호간의 이해와 협력 증진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이며, 한미 양국의 정책, 기업, 경제, 교육, 예술 그리고 영화에 관해 전문성 있고 편견 없는 토론과 연구를 수행하며, 상호 이해와 친선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단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코리아소사이어티 초청으로 뉴욕을 방문한 김 전 대통령은 26일 CGI(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 연례회의 개막식 참석을 마지막으로 뉴욕 방문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한다.

한편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호텔 밖에서는 한국전참전전우회, 북한자유연대, 이북5도민회 등 10여 개 보수우익단체 회원들이 김 전 대통령과 그의 대북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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