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외출한 거리
인간이 외출한 거리
  • Daniel Ki Lee
  • 승인 2007.10.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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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외출하여 텅 빈

거리에 깊어가는 가을의 흔적이 무겁게 깔린다

석양의 붉은 햇살로 기울어 가는 하루

바람이 몰고

온 낙엽이 사람을 찾아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이 거리의 병폐는 지루하게

이어지는 동서문답의 봇물이 창궐할 뿐이다

이상한 혀의 말은 요란한데

가슴에서 솟아나는 구음이 없다

최소한의 휴머니즘을

요구하는 것조차 지탄을 받는 별종의 땅

외출한 인간을 찾아

낙엽들마저 떠나겠다는데 어쩌자는 것인가

이제는 저 거리의 이름도 개명해야 할 것 같다

나 홀로 작명하기에

너무 무거워 공모하고 싶은 생각이 솟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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