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필요 없는 '병원 영어'
포기할 필요 없는 '병원 영어'
  • 김은정
  • 승인 2007.11.16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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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쩍쩍 아들이 엄마식 미국 영어 15

병원에 가서 영어로 버벅댈 때가 가장 안타깝죠, 그렇죠? 영어 쫌 한다 해도 의사가 하는 소리 못 알아 들을까봐 불안해서 꼭 누굴 데려가야 맘이 편합니다. 심각한 병이 있는 거 아닌 담에야, 우리가 알고 있는 중학교 문법 실력이면 웬만한 말 다 할 수 있어요.

못한다고 미리 겁내셔서 그렇죠? 일단 내가 설명해야 할 증상 전달이 잘되면, 의사가 의학적으로 일일이 설명해 주는 말 다 못 알아들어도 결론만 알아들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잖아요. 한국말로도 한국 의사가 의학적인 용어를 마구 써서 설명해주면 저는 잘 못 알아듣겠던데요. 

보통 심각한 상황이면 병원마다 통역이 있고, 영어 잘하는 사람 데려가셔야겠죠. 문제는 매일 어린 자녀들의 잔병치레와 싸우시는 엄마들입니다. 

영어 좀 하는 남편은 일하러, 공부하러 가고 없고 동네 클리닉이라도 아픈 애를 데리고 가야 되는데 자신이 없는 엄마들 심정 제가 압니다. 이번주에 제가 가르쳐드릴 표현을 익히셔서, 강한 모성을 동원해서 한번 용기 있게 미국 의사에게 도전해 보세요.

일단 우리가 가장 흔히 알고 있는 have 동사가 이럴 때 유용하게 많이 쓰입니다. ‘배가 아파요’는 영어로 뭘까요? 머리는 ‘head’ 아픈 건 ‘ache’, 그래서 headache라는 거 다 아시죠? Ache는 발음이 어려워 보이지만 그냥 ‘에이크’라고 발음하시면 돼요.

‘에이크’ 하고 ‘어이구 아파라’ 하고 비슷해서 외우기도 쉽잖아요. 배는 ‘stomach’ 아픈 건 ‘ache’ stomach ache라고 하시면 되죠 뭐. 등이 아프면 backache, 귀가 아프면 earache…등등, 기억하기 쉽죠?

여러분, 쉬운 영어가 돼야 어려운 영어도 된다는 걸 기억하세요. 보통 다들 영어가 어렵다는 말만 하시는데, 알고 있는 쉬운 말도 절대 안 쓰시잖아요. 그러니 어디 어려운 영어가 갑자기 되겠습니까. 시간이 자꾸 갑니다.

‘미국 산 지 1년, 2년…, 5년이 지나고 이제 10년이 넘었는데도, 영어는 똑같이 안 되고 눈치만 늘었구나’라고 마음만 안타까워하지 마시고 시작을 얼른 하세요. 진짜 시작하기로 맘먹기가 젤 어렵습니다.

‘우리 애가 열이 많이 나요’도 have 동사를 쓰셔서, ‘My child has a high fever.’ 생각보다 간단하죠? ‘애가 항상 콧물을 많이 흘려요’는 ‘She has a runny nose all the time.’  여기선 runny가 어딜 달려간다는 말이 아니고 ‘줄줄 흘러내리다’라는 뜻으로 쓰였죠.

잘 아시는 동사 throw는 혼자 쓰면 ‘던지다’지만 throw up 붙여 쓰면 ‘토하다’가 되요. 속에서 ‘위로 던지듯이’ 올라오니까 그런 뜻이 되나 부죠? 갖다 붙이기 나름이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머릿속에 기억만 하시면 돼요.

오늘 쫌 어려운 문법 얘기를 그냥 슬러덩 넘어가자면, have (has) been …ing 형식을 쓰시면 계속 그 일이 어어져왔다는 뭐 그런 뜻이에요. 그래서 ‘애가 3일째 설사해왔다’는 말을 하시려면 그런 현재완료진행형을 쓰셔야 하는 거죠.

문법, 괴로워하지 마시고 그냥 잊어버리세요. 꼭 필요한 문법은 제가 나중에 하나하나 챙겨 드릴게요. 근데 문법 모르는 게 낫다니까요. 문법 몰라도 영어 됩니다.

   
 
  ▲ 김은정 씨의 칼럼이 <굿바이 영어울렁증>으로 출판되었습니다.  
 
I have a stomach ache. (배가 아파요.)

My child has a high fever. (우리 애가 열이 높아요.)

My daughter has a runny nose all the time. (우리 딸은 늘 콧물이 질질 나요.)

She threw up all night. (애가 밤새 토했어요.)

She has been having diarrhea for 3 days. (얘가 3일째 설사를 하지 뭐에요.)

My son’s been coughing for a whole month. (우리 아들이 한 달째 기침을 해요.)

I’ve been feeling dizzy lately. (제가 요새 들어 어질어질 하네요.)
 

김은정 / <코넷>

* 이 글은 김은정 씨가 쓴 <굿바이 영어 울렁증>(로그인 출판사)에 실린 글입니다. 저자 김은정 씨는 경희대 영어교육과 졸업하고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에서 TESOL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굿바이 영어 울렁증> 저자이자 전 미주리주립대 ESL 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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