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0명 중 2명만 한국 교회 '신뢰한다'
성인 10명 중 2명만 한국 교회 '신뢰한다'
  • 정효임
  • 승인 2008.11.21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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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신뢰도, 가톨릭·불교보다 떨어져…신학자들 "사회와의 소통 단절이 문제"

한국 교회 신뢰도는 18.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기윤실·이사장 우창록)가 지난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종교가 없는 사람 1,000명에게 물어봐 나온 것이다. 한국 교회를 '불신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48.3%, '신뢰도, 불신도 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3.3%가 나왔다.

▲ 한국 교회 신뢰도는 약 18%. 50%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료 제공 기윤실)
신뢰 정도를 5점 만점으로 했을 때 나온 점수는 2.55점으로 나왔고, '60대 이상', '서울 지역', '100만 원 이하의 소득' 계층 사람들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학력이 높을수록 신뢰도는 떨어졌다. 응답에 응한 사람들이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으로 35.2%가 나왔으며, 불교가 31.1%, 교회가 18.0%로 조사됐다. 종교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도 불교는 31.5%, 가톨릭 29.8%, 개신교 20.6%로 답했다. 신뢰도와 호감도 모두 불교와 가톨릭에 뒤쳐졌다.

교인과 교회 지도자들의 언행일치 필요

응답자들은 개신교가 신뢰를 받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교인과 교회 지도자들의 말과 행동 일치'(42%)를 꼽았으며,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25.8%), '사회봉사'(11.9%), '교회 재정 사용의 투명화'(11.5%) 순으로 대답했다. 또 개신교가 신뢰를 받기 위해 해야 할 사회 활동에 대해서는 '봉사 및 구제 활동'이 47.6.%로 가장 높았고, '윤리 도덕 실천 운동' (29.1%), '환경 인권 등 사회 운동'(12.5%)이 뒤를 이었다.

기윤실은 11월 20일 서울 남산동에 있는 청어람에서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 교회가 대중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바뀌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김병연 교수(기윤실 정직신뢰성증진운동본부장·서울대 경제학부), 이숙종 교수(성균관대 행정학과), 임성빈 교수(장신대 기독교와문화학과),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 이문식 목사(산울교회, 한목협 정책위원)가 발제했다.

▲ 한국 교회가 신뢰를 잃었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들렸다. 이제는 신뢰를 찾은 방법을 고민할 때다. (뉴스앤조이 정효임)
발제를 한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한국 교회가 사회에서 신뢰를 잃었다고 진단했다. 김병연 교수는 "이번 결과는 한국 교회가 우리 예상보다 더 큰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지금 한국 교회는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다"고 했다. 이숙종 교수는 "한국 교회가 가진 사회적 자본이 얼마나 궁핍해져 가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계기였다"고 했다.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은 개인이 사회적 관계에서 자신의 의도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뜻한다. 한기채 목사는 "개신교가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상만 심어주었다"며 "개신교가 이같이 된 배경은 물질 중심의 가치관과 우상숭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해결책도 제안했다. 이숙종 교수는 "한국 교회가 외부 세계로 다리 놓기를 효과적으로 잘 하지 못한다"고 했으며, 김병연 교수는 "한국 교회가 다원주의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했다. 이문식 목사는 "기독교인들이 타종교와 연대하여 함께 향상할 수 있는 인식이 너무 얕다"며 "일방적 기독교, 무례한 기독교, 공격적 기독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기독교가 종교는 달라도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려는 열린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가 윤리성을 회복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숙종 교수는 "한국 교회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제거하기 위해 투명한 재정 사용과 목사 소득세 납부 등 윤리 회복이 필요하다"며 "특히 대중매체를 통해 보도돼 사람들의 분개를 더 사게 하는 교회 지도자의 부도덕성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한기채 목사는 "이제 교회나 교인들은 무슨 일을 할 때 이 일이 기독교 전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며 "믿음을 생활화하고, 교회도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시행해 거품을 제거하고 솔선수범해 나눔과 섬김, 돌봄의 삶을 살면서 선한 영향력을 확대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빈 교수도 교회가 윤리적인 탁월성과 신앙적인 전문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기윤실이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점검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바른교회아카데미, <CBS>, <국민일보> 등과 공동 주최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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