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받는 북한의 결핵환자에 마음 아픈 벨기에 의사
고통 받는 북한의 결핵환자에 마음 아픈 벨기에 의사
  • 마리 헬렌 브라서
  • 승인 2008.01.3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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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벨재단 2007년 하반기 북한 방문기

필자는 국제가톨릭 형제회 전.진.상 의원 원장으로, 유진벨재단 방북 대표단의 일원이 되어 지난 해 11월 15일부터 27일까지 평안북도와 평양시 지역 12개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이 글은 2007년 하반기 북한 방문 보고서에 실린 내용으로, 유진벨재단의 허락을 받고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 북한 어린이 환자를 돌아보고 있는 마리 헬렌 브라서. (사진 제공 : 유진벨재단)  
 
저는 벨기에 사람으로, 1972년부터 서울 인근 지역에서 의사로 일해왔습니다. 한국에서 오랜 세월 병원에서 일하면서 결핵으로 고통 받는 많은 환자들을 만나왔고, 또한 결핵으로 야기되는 문제들도 많이 접해왔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살아온 지도 벌써 35년이 되었지만, 그간 이 한반도의 북쪽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유진벨재단 대표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접하게 된 이번 여행은 저에게 아주 인상적이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저에게는 북한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그리 낯설지만은 않았습니다. 한국어에 능숙했기 때문에 문화 차이가 다소 있다고 해도 북한 사람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결핵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을 만나고 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는 의료진들을 보면서, 제가 의사로 일해 왔기 때문에 이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12곳의 의료기관을 방문했는데, 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환자들을 살리겠다는 굳은 의지와 열정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한 일반 결핵약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이분들은 내성검사를 통해 각 환자별로 다른 약을 써야 하는데, 그 비용이 상당합니다. 다행히 유진벨재단이 내성결핵환자를 위한 본격적인 지원 사업을 시작하게 되어 앞으로 이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십수년간 북한 환자들을 돕고 있는 유진벨재단의 구체적인 활동을 이번에 직접 보게 되어 저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원 물품을 그냥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환자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고심하여 지원 프로그램을 수정해 나가고 새롭게 설계하는 모습이 특히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 북한 의료진과 함께한 마리 헬렌 브라서 의사. (사진 제공 : 유진벨재단)  
 
유진벨의 지원 프로그램처럼 북한의 병원과 상호 신뢰 가운데 서로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하는 것은 대북 지원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모범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곳을 방문했던 우리를 매번 따뜻하게 환영해주고, 부족한 가운데에서도 각 지방의 특산물로 정성껏 식사와 간식을 대접해 주었던 북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다녀온 이번 여행을 통해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북한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유진벨의 성실하고 진심어린 활동을 보면서 이 땅에 희망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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