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벨재단 2007년 하반기 북한 방문기
필자는 국제가톨릭 형제회 전.진.상 의원 원장으로, 유진벨재단 방북 대표단의 일원이 되어 지난 해 11월 15일부터 27일까지 평안북도와 평양시 지역 12개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이 글은 2007년 하반기 북한 방문 보고서에 실린 내용으로, 유진벨재단의 허락을 받고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 북한 어린이 환자를 돌아보고 있는 마리 헬렌 브라서. (사진 제공 : 유진벨재단) | ||
제가 한국에서 살아온 지도 벌써 35년이 되었지만, 그간 이 한반도의 북쪽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유진벨재단 대표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접하게 된 이번 여행은 저에게 아주 인상적이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저에게는 북한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그리 낯설지만은 않았습니다. 한국어에 능숙했기 때문에 문화 차이가 다소 있다고 해도 북한 사람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결핵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을 만나고 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는 의료진들을 보면서, 제가 의사로 일해 왔기 때문에 이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12곳의 의료기관을 방문했는데, 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환자들을 살리겠다는 굳은 의지와 열정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한 일반 결핵약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이분들은 내성검사를 통해 각 환자별로 다른 약을 써야 하는데, 그 비용이 상당합니다. 다행히 유진벨재단이 내성결핵환자를 위한 본격적인 지원 사업을 시작하게 되어 앞으로 이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십수년간 북한 환자들을 돕고 있는 유진벨재단의 구체적인 활동을 이번에 직접 보게 되어 저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원 물품을 그냥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환자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고심하여 지원 프로그램을 수정해 나가고 새롭게 설계하는 모습이 특히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 북한 의료진과 함께한 마리 헬렌 브라서 의사. (사진 제공 : 유진벨재단) | ||
여러 곳을 방문했던 우리를 매번 따뜻하게 환영해주고, 부족한 가운데에서도 각 지방의 특산물로 정성껏 식사와 간식을 대접해 주었던 북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다녀온 이번 여행을 통해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북한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유진벨의 성실하고 진심어린 활동을 보면서 이 땅에 희망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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