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 Good? Feel Bad?
Feel Good? Feel Bad?
  • 김은정
  • 승인 2008.02.0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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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쩍쩍 아들이 엄마식 미국 영어 20

기분에 대한 얘기 좀 해볼까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말 중 ‘기분 나쁘다’ ‘기분 좋다’가 많이 나오죠? 기분하면 감정이고 감정이면 feel 혹은 feeling이라는 영어 단어는 영어 공부 생전 안 하는 분들도 다 아실 거예요.

문제는 우리가 너무 잘 쓰는 단어기 때문에 한국적으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고 우리 식으로 쓰는 잘못된 영어를 고쳐봅시다.

“I don’t feel good today.” 이 문장의 뜻은 뭘까요? 요기서 모르는 단어 하나도 없죠? 직역 되는 그대로 ‘오늘 느낌이 좋지 않다’일까요? ‘오늘 컨디션이 별로 안 좋다’가 가장 우리말에 가까운 해석입니다. 우리말에 ‘오늘 몸이 찌뿌드드해’ 같이 멋진 말이 영어에는 없으니까 그 기분만 살려서 그냥 “I don’t feel good today”라고 하세요.

그럼 이번에는, ‘어 이거 예감이 별로 안 좋은데’라든가 ‘기분이 찝찝하다’라는 우리말을 영어로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I don’t feel good about this”가 가장 낫죠. 앞에 문장이랑 단어만 하나 바꾼 건데 뜻이 확 틀리죠? 우리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표현이 있잖아요. 영어에서도 그래요.

단어 하나 빼느냐 덧붙이느냐에 따라 상황에 자연스러운, 잘되는 영어가 될 수도 있고 전혀 엉뚱한 말이 될 수도 있죠. 그냥 “I feel good” 하면 “기분 조오타!”라는 뜻이죠 뭐. 어느 팝송 가사에도 있잖아요. I feel good!~~따라라라. 그 노래가 제목이 뭐더라?.

내가 힘들게 한 영어를 미국 사람들이 못 알아들으면 ‘오마 내 발음이 진짜 후져서 그런 거야’ 하고 자책하지 마세요. 발음이 문제가 아니라, 내 머릿속에 생각하는 영어 뜻과 실제로 전달되는 뜻이 다르기 때문에 듣는 사람도 벙찌고 말하는 사람도 맹해지는 거랍니다. 영어 좀 한다는 분들도 어려운 단어 몰라서 실수하는 게 아니고, 아는 단어를 상황에 맞게 못써서 엉뚱한 말을 하고 계시는 걸 제가 많이 봐요.

“I feel sick” 하면 진짜 짧고 쉬운 문장이죠? 근데 생각하시는 것처럼 ‘몸이 아프다’라는 뜻이라기보다는 “속이 거북하다”라는 뜻을 더 많이 표하는 말이에요. 차멀미를 해서 속이 울렁거릴 때도 이 말을 쓰면 되고요.

공포 영화 중에 잔인하고 역겨운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보기 역겹다’는 감정을 표현할 때도 이 말을 쓰면 딱 맞아요. 누가 “I feel sick.” 그러면 이렇게 말하세요. “Oh, do you feel like puking?” puke하면 지난번에 가르쳐드린 throw up처럼 ‘토하다’라는 뜻이에요.

“I felt bad”는 ‘기분 나쁘다’라는 뜻이 절대 아닙니다. Feel의 과거가 felt인건 아시죠? “맘이 안 좋더라”, 혹은 “찔리더라”라는 뜻이죠. 생각지도 못했는데, 내가 만날 흉보던 사람이 나에게 생일 선물을 챙겨줬다 합시다. 그동안 욕했던 거에 대한 죄책감이 들겠죠? 그 미안하고 민망한 마음을 표현하는 영어가 “I felt bad”입니다.

“나 그럴 기분 아니야”는 영어로 뭘까요? 그런 말 흔히 하잖아요. “영화 보러 안 갈래?” “나 그럴 기분 아니야.” 그때 하는 말이 “I don’t feel like it”이죠.

그럼 진짜로 “나 기분 나쁘다”는 영어로 어떻게 말할까요? “I’m kind of upset”이라고 말하면 대충 기분이 언짢다는 뉘앙스를 풍기되 점잖게 하는 말이죠. 상황에 따라 훨씬 더 징하게 표현하는 방법도 있지만 담에 가르쳐드릴게요.

재밌죠? 내가 생각하던 그 단어가 그 뜻이 아니었네? 그런 생각이 많이 들죠? 미국 사람이 이런 걸 어떻게 가르쳐주겠어요. 한국말을 하는 한국 사람으로서 영어라는 정글에서 어떻게 헤매고 다니는지 아는 건 우리끼리뿐입니다.

저는 영어 땜에 고생 많이 했어요. 여러분은 고생하지 않고 재밌게 영어를 배우시도록 제가 책임지고 가르쳐드립니다. 제 칼럼만 열심히 빠지지 말고 보세요. 댈러스와 포트워스 지역뿐 아니라 미국 여러 도시, 심지어 한국에서도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팬레터를 받습니다.

영어가 안 되는 우리, 영어에 너무 오래 시달려왔던 우리, 영어 실력이 늘어간다는 우리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정말 신이 납니다. 우리 만납시다. 365문장을 돌파하는 그날! 시험 한번 볼 겸해서 만나자고요.

I don’t feel good today. (오늘 몸이 찌뿌드드해. : 오늘 컨디션이 별론데.)

   
 
  ▲ 김은정 씨의 칼럼이 <굿바이 영어울렁증>으로 출판되었습니다.  
 
I don’t feel good about it. (기분이 찝찝해.)

I don’t feel like it. (나 그럴 기분 아니야.)

I felt bad. (맘이 안 좋더라. : 양심에 찔리더라.)

I feel sick. (나 속이 거북해.)

Do you feel like puking? (토할 것 같니?)

I’m kind of upset. (기분이 좀 안 좋네요.)

김은정 / <코넷>

* 이 글은 김은정 씨가 쓴 <굿바이 영어 울렁증>(로그인 출판사)에 실린 글입니다. 저자 김은정 씨는 경희대 영어교육과 졸업하고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에서 TESOL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굿바이 영어 울렁증> 저자이자 전 미주리주립대 ESL 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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