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타락, 부활을 승리주의로 해석하는 것이 원인
목사의 타락, 부활을 승리주의로 해석하는 것이 원인
  • 김종희
  • 승인 2008.03.31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득훈·백종국 좌담, 부활의 주님 만난 바울이 십자가 강조한 까닭?

<미주뉴스앤조이> 창간 1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되어 미국에 온 박득훈 목사는 뉴욕에 오기 전인 3월 25일 LA에 들러서 LA 기윤실 주최 강연회를 인도했다. 그리고 기독교계 신문인 <크리스천뉴스위크>가 마련한 좌담에 참여했다. 마침 안식년을 맞아 UCLA에 머물고 있는 경상대 국제정치학 백종국 교수가 좌담에 동참했다. 백종국 교수는 박득훈 목사와 함께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교회 정관 모범을 만들어서 한국 교회에 확산하는 운동을 벌여왔다. <크리스천뉴스위크> 발행인 조명환 목사가 좌담을 진행했다. (편집자 주)

   
 
   
 
조명환 /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교회개혁실천연대가 해온 일은 무엇인가.
박득훈 / 크게 보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긴급하게 다뤄야 할 중요한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하는 것이다. 교회 문제와 관련해 교인들을 상담하고, 세습 반대 운동이나 허위 학위 고백 운동과 같은 것을 벌이고, 목회자 비리나 재정 전횡으로 교회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일을 한다. 교회 개혁을 위한 기도회를 매월 갖는다. 두 번째로는, 구조 개혁을 위해서 민주적으로 교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모범 정관을 만들어서 보급하는 일과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서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또 교단 총회를 감시하는 일을 한다. 세 번째로는, 교육하고 연구하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을 한다.
백종국 / 모범정관의 경우, 처음에는 미국 식으로 운영위원회 중심의 모델을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 교회에서는 아직까지 당회 중심의 모델도 필요한 것 같아서 최근 당회 중심의 모델을 만들었다.

/ 교회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과정을 밟아서 해결하는가.
/ 교회 문제가 발생하면 우선은 사건 당사자들이 서로 대화하도록 유도한다. 그것이 불가능할 때, 첫 번째로 언론에 알려서 이슈화를 한다. 간접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그래도 안 될 경우, 그리고 특히 사회의 실정법에 저촉된 경우에는 법정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교회를 새롭게 하기 위한 현실적인 최후의 수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그렇다.

/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었나.
/ 크게는 두 가지가 있었다. 소망교회의 간접 세습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했다. 곽선희 목사가 은퇴하면서 분당에 교회를 크게 지어서 아들을 보냈다. 교회를 짓는데 300억 이상 들었고, 소망교회가 80억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그런데 절차도 정당하지 않았다. 일종의 간접 세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문제 제기를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수천 억 대의 엄청난 재정 비리가 있어서 문제를 삼았다. 그 과정에서 조용기 목사와 당회로부터 세 가지 약속을 받았다. 첫째 조용기 목사가 임기대로 은퇴하겠다는 것, 둘째 교회 재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 셋째 친인척 인사 문제 확실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하나씩 지켜나가고 있다.

/ 그래도 조용기 목사는 나은 편인 것 같다. 소망교회는 그대로 아닌가.
/ 나중에 보니까, 여의도순복음교회 내부에서도 ‘이것은 아닌데’ 하는 사람이 상당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는 도저히 비껴갈 수 없을 만큼 큰 문제였다. 게다가 조용기 목사는 그래도 최소한 자신과 교회의 명예를 지키려는 노력을 했다. 곽선희 목사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순복음'은 변한다 해도 '소망'은 끄덕없다

   
 
  ▲ 조명환 목사  
 
/ 앞으로 다루고자 하는 것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
/ 올해 총회 때 10대 과제를 설정했다. 홈페이지(www.protest2002.org)를 보면 잘 나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알주의에 매몰된 한국 교회가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믿음을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다. 믿음과 실천이 분리된 거짓된 신앙을 벗어나고, 개교회주의에 매몰되어서 하나님나라에 무관심한 잘못을 고쳐야 한다. 예수님만이 교회의 머리가 되심을 인정하고, 한두 사람에 의해 좌우되도록 하면 안 된다. 성령의 인도를 받아 성도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사회 정의를 위해서도 행동하는가.
/ 교회 바로 세우기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그걸 통해서 사회 개혁을 추구한다는 것이 정관에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 사회적 행동으로는, 한기총을 비롯해서 교회 리더십이 교회를 정치 도구화해서 사회 정의가 아니라 교회 기득권을 강화하거나 특정 정파의 이득을 위해 교회 힘을 이용할 때마다 ‘이건 아니다’라고 계속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글을 발표해왔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 우리 안에서도 특정 이슈에 대해서 견해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경계한다. 그리고 한국 교회 개혁 운동이 발전되어온 면이 있다. 통일 문제를 주로 다루는 단체, 정치 문제를 다루는 단체, 사회적 현안을 다루는 단체 등이 전문적으로 분화하고 있다. 우리가 다 할 필요가 없다.

/ 미국의 경우 동성애 문제와 낙태 문제가 늘 뜨거운 감자다. 한국에도 이런 문제가 있지 않는가. 몇 해 전 대광고 문제도 있었고, 안락사 문제, 노인 복지 문제 등이 앞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텐데, 교회가 사회의 여러 윤리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앞장서서 그것을 연구하고 얘기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 교회개혁제자훈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교회를 바로 세우려면 하나님나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정체성을 확인하고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교회가 건강해진다. 사회 문제를 하나님나라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하도록 기본적인 방향만 잡아준다. 다양한 기독시민운동단체들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적·경제적 약자의 문제가 크다. 성적 소수자, 이런 것은 아직 미약하다. 미국이 지나치게 낙태와 안락사에만 관심 갖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짐 월리스가 얘기한 것처럼, 성경에서 낙태와 안락사보다 더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이 가난의 문제다. 그런 점에서 한국 사회가 더 건강한 면도 있다.

장로 대통령, 득보다 실이 크다

   
 
  ▲ 백종국 교수  
 
/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이 된 것이 한국 기독교를 위해서 좋을까 나쁠까. 한국 교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 권력은 쉽게 말하자면 칼 같은 것이다. 부엌에서 쓰면 좋고 강도가 쓰면 나쁘다. 누가 그 칼을 잡았냐 하는 구조적인 해석으로 보자면 우려스런 점이 많다. 이명박 장로 자신이 대기업 CEO 출신이다. 그를 지지하는 주요 그룹이 사회적 상층부다. 신문에서 1%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1%도 안 되는 극소수를 대변한다. 따라서 부득이 정부를 구성할 때 편향적이 된다. 그러니 ‘강부자 내각’ ‘강금실 정부’니 하는 표현이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상당히 우려가 된다. 대통령의 리더십은 매우 포괄적이고 공동체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특정한 그룹만 과도하게 포옹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기독교 정권으로 바로 연상된다는 것이다. ‘기독교 정권인데 가진 자들만 위한다. 그럼 기독교는 가진 자를 위한 종교인가’ 하는 물음으로 직결된다. 전도해야 할 대상을 보면 주로 가지지 못한 자들이다. 이들에게 한국 기독교가 바람직하지 못한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다. 그런 증상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기독교와 연결해서 조롱한다. ‘고소영’이라는 말은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인맥’을 줄여서 표현한 것이다. 요즘에는 2메가바이트(MB)복음과 신약의 공관복음 내용을 패러디해서 조롱하더라. 재미있기는 한데, 이 정권의 약점을 찌르는데 기독교적 패러디를 하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관련 기사 참조) 이명박 정부와 한국 기독교가 동시에 각인된다는 말이다. 참 큰 걱정이다.

/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기독교인이 리더가 되었을 때 긍정적인 면은 없을까.
/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기독교 지도자들이 상당한 박탈감에 시달렸다. 그걸 벗어날 계기가 됐다. 심리학 이론에 의하면 과도한 박탈감은 공격성으로 나타난다. 이명박 장로 정부가 들어섰기 때문에 공격 성향이 조금 가라앉고 사태를 객관적으로 볼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 지난 정부 때 교회 관련 법제를 다루는 방식이 거칠었다. 재산세나 건축세 등에 대해서 일반 사회 수준에서도 여백이 있는데, 교회에 대해서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명박 정부 내 영향력 있는 기독교인이 기독교에 배타적으로 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 있다.
/ 한국 교회의 문제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된 수단으로 위기를 극복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교회 세력화를 통해서 교회의 위상 살리려는 몸부림에 무서운 함정이 있다. 장로 대통령과 많은 기독교인이 정부에 진입했다. 최근에 기독사랑실천당이 총선에 나왔다. 이런 것은 매우 위험하다. 예수님이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 이루는 것은 자기 비움을 통해서였다. 낮아짐, 섬김을 통해서 하나님나라가 올바르게 펼쳐진다. 그런데 거꾸로 힘을 가짐으로써 하나님나라 확장시키려고 한다. 기독사랑실천당의 전광훈 목사가 이런 말을 했다. “교회당 1만 개 세우는 것보다 국회의원이 국회에 진출하는 것이 선교에 이익이다.” 전형적인 반기독교적 논리이고 발상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에 빠져 있다.

/ 정치 세력화를 통해서 선교를 하거나 교회 이미지를 개선하거나 부흥한다기보다는 교회 보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닐까. 예를 들어 사학법 같은 경우를 볼 때도 교회 보호 차원에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국회에 진출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 거기에는 두 가지 함정이 있다. 첫째, 윌리엄 월버포스처럼 노예의 권리 회복을 위해서 국회에 진출해서 법을 만드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런 차원이라면 좋다. 국회 진출의 목표와 가치가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여기서 크게 잘못된 것이다. 약자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누리던 기득권을 끝까지 지키려는 몸부림일 뿐이다. 그런 목표를 위해서 국회의원 되려 한다면 기독교의 본질을 포기하는 것이다. 월버포스가 당시 노예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다뤘다면 수상이 되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그는 그것만 했다. 그래서 수상이 안 되었다.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개방형 이사가 고작해야 1/4이다. 그것도 건학 이념에 동의하는 사람 중에 추천하는 것이다. 1/4도 많다고 한다면 너무 속 보이는 논리 전개다. 기독교계가 기독교 정신으로 운영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그걸 고수하려고 하는 것이다. 만약 1/4이 반기독교인이라고 치자. 그걸 안고 품고 갈 정도의 역량도 없는가.
/ 그건 너무 순수하게 접근하는 것이다. 이슈는 그게 아니다. 기독교 사학뿐만 아니라 일반 모든 사학들의 경우 이사장이 이사회를 완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사회를 개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가장 큰 문제는 정직성 때문이다. 1/4 아니라 1/10이라도 외부 인사가 들어와도 이사회가 매우 힘들어진다. 이사회를 개방해 놓아도 평소에 정직하게 운영해왔다면 딴 소리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특히 재정의 정직성 문제 때문에 개방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신앙적 방향이 틀어진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맞는다. 그걸로 학교 신앙 교육의 방향을 틀 수 없다. 그건 핵심 이슈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정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 맞다. 기독교 선교 때문이 아니라 기독교 기득권 때문이다.
/ 이들은 지난 정부의 태도에 분개했다. 하지만 장로 정부 만들려고 애쓴 사람들은 곧 실망할 것이다. 김영삼 정부 때 기독교가 이익 본 것이 없다.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 박득훈 목사  
 
/ 기독사랑실천당에서 장경동 목사가 대표 한다 만다 하고 있고, 비례대표 명단도 발표했다. 기독교 정당의 출현, 원내 진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진입하는 것이라면 좋다고 보는가.
/ 사회적 약자 보호 차원이라는 굳이 반대할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사회 상황에서 기독교 이름으로 정당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의견이 많다. 아무리 좋다 해도 지금 상황에서는 기독교 이름의 정당은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 더군다나 지금은 좋은 목적과 좋은 방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서구 사회랑 많이 다르다. 서구의 경우는 그래도 밑바닥에 기독교 가치가 공유되어 있다. 다른 종교가 큰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 한국은 다종교사회다. 불교 인구가 더 많다. 이 상황에서 기독교 정당을 만든다면 종교적 갈등과 불필요한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한국 사회에서 종교계가 정치 단체를 만들려면 민주주의에 대해서 충분히 학습한 다음 해야 한다. 그것이 매우 취약하다. 너도나도 자기 종교를 보호하기 위해 정당을 만들면 어떡하나. 아직까지 종교 전쟁 없었는데, 그것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 영국의 경우처럼 기독교 정당이 없어도 기존 정당에 들어가서 기독교적 가치를 펼칠 수 있다. 우리의 경우는 득보다 실이 많다. 시기상조라기보다 안 하는 것이 좋다.
/ 영미형은 기독교 정당을 내세우지 않고, 대륙형은 가톨릭 중심으로 기독교 정당이 있다. 대륙형도 유럽형과 남미형으로 나뉜다. 유럽형은 다당제에서 기독교 정당이 힘을 쓴다. 남미형은 양당제에서 기독교 정당은 주로 군사독재랑 연관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기독당을 계속 추구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유럽형을 추구한다고 말하지만,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는 국민 다수가 기독교인이어야 한다. 특히 가톨릭적이어야 한다. 둘째는 다당제형이어야 한다. 그래야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 한국은 두 가지 다 아니다. 정치학적 관점으로 볼 때 불가능하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보자. ‘레바논화’라 할 수 있다. 레바논은 한때 중동의 보석이라고 불렸지만 국제 정치에 말렸다.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기독교와 회교 세력이 종교 중심으로 적대 감정을 드러냈다. 레바논은 결국 국제 분쟁의 온상이 되었다. 한국도 위치가 비슷하다. 강대국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엇갈려 있다. 종교 베이스로 갈리면 치유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지금 기독교 정당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역사의 죄인으로 찍힐 수 있다.

국가조찬기도회, 교회와 권력의 짝짓기인가

/ 미주에서 목회자들 150명이 5월 국회조찬기도회에 간다. 국회조찬기도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별로 나쁘게 평가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는 초당파적인 기도회였다. 그런데 미주의 목사들이 100명이 넘게 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 된다.

/ 이쪽 사람들은 모국 지향적이다. 생활은 이곳이 편하고 교육은 여기가 좋지만, 정치적인 관심이나 교회 문제에 대한 안테나는 항상 그쪽으로 향해 있다.
/ 귀소본능은 모든 동물에게 있다. 그저 대통령이 미주에 오면 모여서 같이 식사하고 기도하는 것은 좋을 것인데, 굳이 한국까지 가는 이유는 여전히 모르겠다.
/ 국회조찬기도회에 대해서 우려한다. 국회와 교회 관계, 즉 권력과 교회 관계는 신학적 문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국가와 권력의 바람직한 관계는 비판적 연대라고 본다. 국회조찬기도회는 국가는 교회의 기도를 필요로 하고, 교회는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한다는 상생 관계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그건 연대라는 측면이 강하지 비판적 거리 두기는 아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상생 관계만 강조할 뿐이다. 서로 좋은 게 좋은 얘기만 한다. 견제와 감시가 없다. 한국 사회에서 정교 유착의 길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생 관계는 위험하다. 국가가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 온전히 쓰이는지 교회가 예언자적 의식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간다면 의미가 있겠다.

/ 예언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관이 어디 있는가.
/ 일제강점기의 3·1 운동 때는 한국 교회가 참여했다. 70년대 전태일 사건 때는 민중신학과 해방신학이 있었다. 그 다음 80년대까지 KNCC가 예언자적 목소리를 주도적으로 냈다. 하지만 90년대 접어들면서 힘이 급격히 줄었다. 외부의 지원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것이 결정적이다. 생존의 문제가 걸리니까 아무 소리도 못 한다. 사학법 때도 KNCC는 미지근하게 했다. 광야의 소리를 제대로 내려면 배가 고파도 견뎌야 하는데, 그런 용기는 없었던 것 같다.

/ 정말 배고파도 광야의 목소리 낼 때가 필요한 것 같다. 미주 교회 개혁의 첫 번째 어젠다는 무엇일까.
/ 한인 교회는 복음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에 정력을 쏟고 있다. 한국의 바람직하지 못한 전통을 미국에 가져와서 심으면 안 된다. 미주 한인들이 개척해야 할 비전과 가나안 땅이 따로 있다고 본다. 자체 신학을 세워야 한다. 그래서 한국 교회와 소수 민족 교회들에 모범이 되어줘야 한다.

/ 교회 개혁과 관련해서 특히 목회자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것은.
/ 건강한 교회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다. 목회자도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기를 완전히 비워야 한다. 부활 신앙을 승리주의적으로 강조한 것은 잘못이다. 부활 신앙의 진수는 자기 비움과 다시 살아남의 역설이다. 교회와 목회자에게 왜 문제가 생기는가. 부활의 진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세우는 것만 좋아하지, 자기를 비우고 자기를 낮춘 존재를 하나님이 세우셨다는 것은 깨닫지 못한다. 나는 그것을 가짜 부활 신앙이라고 생각한다. 사울이 바울이 된 것은 부활의 예수를 만났기 때문이다. 근데 사울은 부활을 자랑한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자랑했다. 이것이 역설이다. 바울은 부활의 근원적인 진리인 십자가를 봤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고난을 내 몸에 채우는 것에 바울은 최선을 다했다. 교회 개혁을 하려면 예수님의 상한 마음, 슬픈 마음, 애통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예수님이 예루살렘교회를 청결케 하는 개혁 운동을 할 때 그 바탕에는 예수님의 눈물이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