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신학이 한국 교회 오염의 주범"
"성공 신학이 한국 교회 오염의 주범"
  • 이승규
  • 승인 2008.10.0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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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목사, 부흥회서 "비슷한 복음이 더 위험하다" 경계

   
 
  ▲ 김영봉 목사는 세상을 다 잃어도 하나님을 얻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했다.  
 
"가장 위험한 것은 반대가 아니라, 비슷한 것이다. 복음과 비슷한 메시지가 얼마나 많나. 하나님이 책임지신다. 꿈을 크게 가져라. 이런 내용이 기가 막히게 전달되면 더 위험하다."

10월 2일부터 10월 5일까지 뉴욕 플러싱에 있는 '후러싱제일교회(김중언 목사)에서 '추계 부흥 성회'를 인도하고 있는 김영봉 목사(와싱톤한인교회)는 한국 교회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성공 신학', '번영 신학'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김 목사는 "이런 신학들이 한국 교회를 오염시키고 있기 때문에 나를 유혹하는 음성을 경계하며 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집회 둘째 날인 10월 4일 새벽 마태복음 4장 1절에서 11절까지의 말씀을 본문으로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구절은 마귀가 광야에서 예수를 시험하는 부분이다. 사탄이 예수에게 한 첫 번째 시험은 돌을 떡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이 주문 앞에 붙는 조건이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거든'이다. 김 목사는 이 질문이 영적인 능력을 사용해 물질적인 풍요를 만들어보라는 유혹이라고 했다. 그러나 예수는 단호하게 이 제안을 거절했다. 개인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권세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게 김 목사의 해석이다.

진정한 성공은 하나님을 얻는 것

사탄의 두 번째 유혹은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리라.' 김 목사는 이 부분에서 "사탄이 성경 말씀을 교묘하게 인용해 예수를 시험하고 있다"며 "속이는 사람은 성경을 오용하면서까지 우리의 욕망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탄의 두 번째 시험은 "사람들이 나를 인정하게 만들기 위해 하나님의 능력을 사용하라고 하는 유혹이다"고 했다.

사탄의 마지막 시험은 '자신에게 절을 하면 이 세상을 다 주겠다는 것'이었다. 예수는 이 시험도 단호하게 뿌리쳤는데, 김 목사는 이 장면을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목적을 이루려고 하는 모습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예수님이 이 유혹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세상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을 얻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세상을 다 잃어도 하나님을 얻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 한국 교회는 하나님보다 성공을 더 갈구한다. 목회자들은 성공을 강조하고, 예수를 믿으면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처럼 설교한다. 성경에는 성공이라는 단어가 신약에는 아예 없고, 구약에 몇 번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의 길을 찾기 위해 성경을 읽는 사람들은 실망하기 마련이다.

대신 성경에는 축복과 복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김 목사는 "복이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시는 것"이라며 "내가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복 달라고 기도할 것이 아니라, 신실하게 하나님나라를 위해 살면 복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것이다. 또 진정한 복은 "하나님 안에서 은혜로 살아가면서 '너는 내 아들이다'라는 음성을 듣는 것이다"고 말했다. 예수가 광야에서의 시험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자 했던 요점은 이 세상을 다 얻고 자신의 욕망대로 살라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다 이루지 못해도, 하나님 뜻에 맞게 살라는 얘기라는 게 김 목사의 얘기다.

'성경 오용해 욕망 정당화하는 교회들'

   
 
  ▲ 김 목사가 쓴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 그리스도이 받는 복은 물질이 아니라, 다른 데 있다.  
 
김 목사는 "과연 지금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나의 욕심 때문인지 아닌지를 분별하고, 끊임없이 맞추어가는 것이 신앙생활이다"고 했다. 그는 "많은 그리스도인이 통제되지 않은 욕망을 하나님 앞에 내놓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살려고 고민하지만, 오히려 교회가 통제되지 않은 욕망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수만 믿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성경을 오용해, 욕망을 정당화하는 것이 하나님의 비전인 것처럼 말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조엘 오스틴이 전하는 메시지에 빠져 성공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신실하게 사는 것이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목적"이라고 했다. 그럴 때 하나님이 지극히 높여주신다는 얘기다. 그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복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복을 받는 것이 목적이 되고, 부풀려져 있고, 물질로만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고 했다.

김 목사는 몇 년 전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라는 책을 쓰게 된 이유가 "한국 교회를 오염시키는 번영 복음을 경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예수를 믿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나의 욕망을 충족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경계하면서 하나님이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어 "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며, 하나님의 방법으로 얻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자'

첫째 날 저녁 집회에서는 "과연 누가 교회를 희망이라고 말하는가"라고 물으며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 교단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가 있다고 하지만, 슬픈 현실은 이런 대형 교회의 영향력이 교회 밖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옛날에는 목사나 장로, 집사라는 직분이 사회에서 신용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언제부턴가 교회를 노아의 방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런 생각이) 나름대로 의미는 있지만 교회의 본질을 오도하는 잘못된 비유 중 하나"라고 했다. 교회란 구원을 받을 사람이 방주 안으로 들어와 천국을 경험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천국을 경험해 세상으로 나가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예수천당 불신지옥'만이 기독교의 목적인 것 만양 오도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가 매력이 없는 종교가 됐다"고 했다. 

김 목사는 '성장하기 위해 바른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그리 많지 않다"며 "진정 복음을 배우고 경험하면 세상을 바꾸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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