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동윤 씨는 허공을 바라보다 눈물 흘리기를 반복했다. 힘 없이 앉아 있던 윤 씨도 찬양은 힘차게 따라불렀다. | ||
지난 8일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미국 해병대의 전투기 한 대가 기지로 귀환하던 중 주변 주택가에 추락했다. 얄궂게도 비행기는 이제 막 태어난 새 생명을 바라보며 행복을 누리던 윤 씨의 집에 그대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윤 씨의 아내 이영미 씨를 비롯해 생후 6주된 둘째 딸 하영이(하나님께 영광), 이제 막 엄마, 아빠를 웅얼거리는 첫째 딸 하은이(하나님의 은혜), 산후 조리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온 장모님까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 윤 씨 가족이 새로 태어난 하영이(하나님께 영광)를 보며 기뻐하는 모습. (사진 제공 : 샌디에고한인연합감리교회) | ||
윤 씨의 인터뷰를 보면서 함께 울었다는 데비 씨는 "5년 만에 처음으로 교회에 나왔다. 윤 씨가 처한 고통에 압도되어 30분 동안 차를 몰고 이곳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왓슨 씨는 "윤 씨의 심정이 어떨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이런 상황에서 '용서'를 말했던 그가 한없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더 이상 갈 수 없을 것 같아요" ▲ 추모 기도회가 열린 샌디에이고한인감리교회 예배당은 기도회 1시간 전부터 추모객들로 붐볐다.
기도회가 진행되는 내내 참석자들은 눈에 눈물을 머금었다. 두 자녀를 잃은 윤 씨 앞에서 어린이 성가대가 나와 찬양을 할 때는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쏟는 사람들도 있었다. 휴지가 헌금 바구니처럼 이리저리 사람들의 손을 오갔다.
설교를 한 신영각 목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인간의 합리적인 대답이 불가능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며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4명의 생명이 잿더미 속에 묻혔습니다. 그들은 떠나가고 빈자리에 동윤 씨만 홀로 남았습니다. 어제 오후 동윤 씨와 참사 현장을 찾았습니다. 집 앞에 다다랐을 때 '더 갈 수 없을 것 같아요' 하고 동윤 씨가 말했습니다. 불과 10피트 거리였지만, 마치 10마일처럼 멀게 느껴졌습니다. 우린 멈춰서 한참 동안 침묵했고, 그 자리에서 함께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어찌하여 우리에게 이런 아픔을 주시냐고."
▲ 기도회가 진행되는 내내 참석자들은 눈에 눈물을 머금었다. | ||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리라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내와 두 딸과 장모님은 하나님 곁에 있을 것입니다. …… 조종사는 무사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를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그를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이번 일로 고통 받지 않도록. …… 지금 감정이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 사랑스런 아내이자 어머니였던 아내가 지금 너무 보고 싶습니다."
▲ 사고 현장을 둘러보며 흐느끼는 윤동윤 씨. (사진 제공 : 샌디에고한인연합감리교회) | ||
신영각 목사는 전국 각지에서 쏟아지는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언급하며, "동윤 씨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하나님이, 우리 교회가, 미국 국민이 동윤 씨와 함께 신음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