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게 말하기
친절하게 말하기
  • 김은정
  • 승인 2008.12.15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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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쩍쩍 아들이 엄마 식 미국 영어 31

제가 뉴욕에서 살 때는 이민자들이 세탁소를 많이 하시고요, 미조리주 가니까 중국 뷔페식당을 많이 하시더니, 이곳 텍사스에 오니 도넛 가게를 많이 하시대요. 어디 가셔서 무얼 하시나 열심히 일하셔서 돈 잘 버시는 거 보니까 좋더라고요.

하루 이틀 사업하다 마는 것도 아닌데 고객 관리 잘 하셔야죠? 한국 사람이나 미국 사람이나 말 한마디 좋게 하는 데서 사람 기분이 달라지죠. 미소만 짓지 마시고 말도 한마디 ‘나이스’하게 해 보세요. 매일 아침 일어나 하는 일이고 그 말이 그 말인데 그 영어가 안 늘겠어요? 내가 콩글리시로 매일 손님을 대하고 있진 않나 한번 점검해 보세요. 아무리 쉬운 것 같은 말이라도 제대로 배워서 해야 한다니까요.

일단 손님이 들어오면 'Hi'는 다 하시잖아요. 손님이 진열장을 둘러보고 있을 때 가만히 기다리고만 계시지 마시고 상냥하게 'What would you like today'(뭘 드릴까요)라고 하시면 좋죠. 'Would you like'가 처음에는 입에 꽉 차게 느껴지실 테지만 일단 입에 붙으시면 자연스럽게 빨리 발음이 되실 거에요. 사업하시는 분들이 제일 자주 쓰셔야 될 말이 아마 'Would you like'일 거에요. 사람에게 뭘 권하거나 의향을 묻는 말이니까요.

   
 
  ▲ 도넛을 사는 손님한테 나이스하게 말씀하세요. 아마 매출도 올라갈 겁니다.  
 
도넛을 사는 손님한테 음료수도 권하시면 매상이 늘겠죠.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마실 것 좀 드릴까요)가 그 말이에요. 레스토랑에서도 웨이트리스가 꼭 묻는 말이고, 우리 집을 방문한 손님이면 음료수 한잔 정도는 권하잖아요. 그때도 쓸 수 있는 말이죠.

진열장을 들여다보는 손님이 뭘 고를지 몰라 헤매고 있으면 'Would you like one of each'(하나씩 종류별로 드릴까요)라고 말씀하세요. 'Would you like'를 써서 이렇게 말하시면 아주 나이스하게 은근슬쩍 '다 사가서 먹어 보지 그러니'라는 뜻으로 구매를 부추기는 뜻이 됩니다. 손님은 그걸 눈치 못 채고 워낙 나이스하게 말하는 거니까 그렇게 넘어간다니까요.

손님이 특정한 걸 골랐으면 'How many would you like'(몇 개나 드릴까요) 하셔야죠. 사업하시는 분들이니까 영어를 잘 모르는 분들이라도 숫자는 확실히 아시죠? '두 개'라고 할 때 미국 사람들은 'two'라고 잘 안 해요. 'couple'이라고 하죠. 'a dozen'하면 12개고요. 꼭 알아두셔야 할 재밌는 표현 하나를 가르쳐 드릴게요. 'a baker’s dozen'하면 13개를 말합니다.

'baker'가 빵 굽는 사람, 즉 도넛 만드는 사람, 여기서는 도넛 가게 주인이잖아요. 주인이 하나 더 인심 쓴다는 뜻으로 'I'll give you a baker's dozen'하면서 하나 더 얹어 줘 보세요. 진짜 별 거 아닌데 손님을 기분 좋게 해주잖아요. 누구나 공짜는 좋아하니까요. 저는 공짜로 뭘 받으면 진짜 신나던데요.

가격을 물어보는 손님에게 대답할 말도 준비해 놓으셔야죠. 왜 그 동글동글 조그만 도넛 있잖아요. 그걸 'donut holes'라고 하시는 건 다 아시죠? 구멍처럼 작아서 그렇게 부르나 봐요. 이를테면 그게 1불에 12개고, 큰 건 3개에 1불이다 할 것 같으면, 'Donut holes are a dollar for a dozen while big ones are three for a dollar'에요. 여기서 'while'은 '~한 반면에'라는 뜻입니다. 문장이 좀 길어서 처음에는 숨넘어가실 것 같겠지만, 매일 손님을 상대하시면서 이 말을 하시다 보면 줄줄이 나올 거에요.

이제 손님이 다 골랐어요. 몇 개 안 되면 작은 봉투에 넣어주고 많이 사면 박스에 넣는 게 당연하지만 개수가 애매하다 싶으면 이렇게 나이스하게 물어보세요. 'Would you like them in a box or in a bag.'(상자에 넣어 드릴까요, 박스에 넣어 드릴까요) 손님의 취향을 배려해서 묻는 이런 말, 얼마나 상냥하고 나이스하게 느껴지는데요.

제가 가끔 가는 한 멕시코 식당이 있는데요.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영어가 부족한 걸 충분히 이해하지만서도 항상 무뚝뚝하고 손님한테 명령조로 말해서 음식을 사서 나올 때마다 기분이 좀 상하지 뭐에요. 맛있어서 또 가게 되긴 하지만, 조금만 말을 바꾸면 손님들이 더 자주 갈 텐데 말이죠.

여러분 'would you like~'를 열심히 써 보세요. 얼굴에 미소만 진다고 친절이겠어요. 말은 반말을 찍찍거리면서 말에요. 사갖고 나가는 손님에게 'Enjoy' 한마디 더 붙이세요. 벙어리 신세도 면하시고 성공하실 검니다. 

뭘 드릴까요?
What would you like today?

마실 것 좀 드릴까요?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

하나씩 종류별로 드릴까요?
Would you like one of each?

몇 개나 드릴까요?
How many would you like?

주인이 하나 더 인심 쓴다.
I'll give you a baker's dozen.

작은 건 1불에 12개고, 큰 건 3개에 1불에요.
Donut holes are a dollar for a dozen while big ones are three for a dollar.

상자에 넣어 드릴까요? 봉투에 넣어 드릴까요?
Would you like them in a box or in a bag?

김은정 /  코넷

* 이 글은 김은정 씨가 쓴 <굿바이 영어 울렁증>(로그인 출판사)에 실린 글입니다.

경희대 영어교육과 졸업.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에서 TESOL 석사 학위 취득. '굿바이 영어 울렁증' 저자. 전 미주리주립대 ESL 강사. 현재 U.T. Arlington  ESL 강사. Texas Wesleyan University 심리학과 교수인 남편과 이름이 '아들'인 아들 그리고 딸 조아와 Fort Worth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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