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해결 뒤 시시비비 가릴 것'
'사태 해결 뒤 시시비비 가릴 것'
  • 이승규
  • 승인 2009.02.06 23:1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욕 방문한 고수철 목사 인터뷰…'교리와 장정의 진실성 회복하는 일'

고수철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가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자격으로 2월 5일 뉴욕을 방문, 미연합감리교회(UMC)와의 협력 관계를 논의하고 뉴욕 지방 선교대회를 인도한다. 고 목사는 원래 9일에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한국의 긴박한 상황 때문에 예정보다 이틀 앞당긴 7일 저녁 출국할 예정이다. 고 목사를 뉴욕 베이사이드에 있는 한 호텔에서 만났다.

"김국도 목사는 감독회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을 때 고수철 목사가 강하게 대응을 했다면 쉽게 사태가 해결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 고수철 목사는 혼란은 곧 없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강한 나무는 바람이 불면 쉽게 부러진다. 하지만 약한 나무는 아무리 강한 바람이 불어도 유연하게 살아남는다. 감리교 본부가 있는 광화문에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국내 언론사와 <로이터> 같은 외국 통신사가 있다. 김국도 목사가 사람을 이용해 감리교 본부와 감독회장실을 점거했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만약 감리교 본부에서 우리끼리 몸싸움이 일어났다고 해보자. 외국 통신사들이 와서 사진을 찍어 세계에 내보낼 것이다. 그럼 우리 감리교회 위상이 어떻게 되겠나.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김국도 목사는 고수철 목사 쪽이 사람을 동원하지 않는 이유가 지지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내가 왜 지지자가 없나. 뉴욕 지방에 있는 감리교 목사 대부분이 나를 지지한다. 한국에 있는 많은 감리교 목사와 장로들이 나를 지지한다. 사람들이 앞으로 나서지 않으니까 (나를 지지하는 사람이) 적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다. 다만 이에는 이, 눈에는 눈과 같은 전근대적인 대응 방식을 사용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감독회장실과 감리교 본부를 점거하기 위해 임마누엘 교인과 직원들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있다.

며칠 전 감리교 본부로 들어왔을 때 김국도 목사 쪽에는 임마누엘교회 수련목사와 부목사, 직원, 장로 등 교회 관계자가 많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교인들을 그렇게 이용하면 안 되는데, 안타깝다.

김국도 목사 쪽은 교회 문제는 교회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앙생활과 관련된 경우면 당연히 교회법에 기준을 두어야 한다. 하지만 교회 분쟁의 경우 교회법으로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교회법이 이 부분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다. 김국도 목사 쪽에서 사회법은 하나도 모른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다. 김 목사는 이미 나를 사회법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다른 직원 중에도 고소를 당한 사람이 있다. 이렇게 해놓고 사회법을 잘 모른다? 말도 안 된다.

김국도 목사는 감독회장 선거에서 44%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자신이 감독회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게 무슨 소용인가. 후보 자격이 없는데. 중요한 건 김 목사는 후보 자격이 없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자꾸 그걸 잊어 버린다. 2,554에 0을 곱하면 0이다. 무슨 의미가 있나. 이런 공식은 수학에만 있는 게 아니다.

감독회장 선거가 끝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사태가 해결되기는커녕 악화되고 있다.

   
 
  ▲ 1월 8일 오전 9시 일부 목회자가 감독회장실 앞을 막아서자, 고수철 목사(사진 왼쪽)는 감독회장실에 들어가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이미 80% 정도 해결됐다. 사회법 판결이 아직 남아 있고, 내가 총회에서 감독회장 취임식을 해야 한다. 그래야 일이 끝난다. 이게 20% 정도 된다. 80%면 다 해결된 거다. 학교에서도 60점 이상 맞으면 진급하지 않나.

사태가 해결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이번 사태를 감리교 법인 교리와 장정의 진실성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규정한다. 사태가 해결되면 교리와 장정에 따라 분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다. 만약 용서를 빌면 용서할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예수 닮기 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감리교회가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감독회장 선거와 관련한 감리교 사태 정리
 

한국 감리교는 지난해 9월 25일 감독회장 선거를 했다. 선거 전날 서울지방법원은 "감독회장 후보로 출마한 김국도 목사는 자격이 없다"고 판결했다. 2001년 명예훼손으로 100만 원 벌금형을 받았기 때문이다. 형인 김홍도 목사가 2001년 한 여성과 문제가 생기자, 김국도 목사는 이 여성이 18번의 전과가 있는 사람이라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것이다.

감리교 선거법 제13조(피선거권) 6항에는 "교회 재판법이나 사회 재판법에 의하여 처벌받은 사실이 없는 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라 김국도 목사는 후보 자격을 상실하게 됐다. 신경하 당시 감독회장은 김 목사가 후보 자격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장동주 선거관리위원장이 이를 무시하고 선거를 진행했다. 표는 김국도 목사가 가장 많이 나왔으나, 감리교 본부는 고수철 목사가 감독회장이라고 발표했고, 이로 인해 선거가 끝난 지 4개월이 됐지만, 해결은 여전히 안 되고 있다.

12월 2일 서울 동부지방법원 민사21부는 "김국도 목사는 감리교 감독회장 자격이 없다. 앞으로는 감독회장이라는 호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고수철 목사 역시 감독회장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법원은 2009년 1월 6일 김석순 목사와 신기식 목사가 신청한 감독회장직무집행가처분 판결에서 "김국도 목사가 감독회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할 수 없다"는 판결에 이어 "고수철 목사가 감독회장에 당선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고수철 목사의 손을 들어줬지만, 김국도 목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 목사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나온 지 한 달 만에 형이 원로목사로 있는 금란교회에서 개최한 기도회에서 감독회장직을 수행할 것을 천명했다. 기도회가 열리는 바로 그 시각, 김 목사 쪽 인사들이 광화문에 있는 감리교 본부 16층과 감독회장실에 앉기 시작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호구아저씨 2009-02-09 13:39:16
교회가 이렇게 사회 보다도 질이 낮아진 것은 환상의 콤비, "목사와 기독교인" 덕택이외다. 성경에 대한 문자적 지식이 대부분인 목사들의 제멋대로인 성경의 신학적 해석, 하나님의 종에 충성함으로 교회에서 한 위치하거나 가우잡으려는 하나님의 자녀들, 참 한심하외다. 어찌 이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한인교회에서는 똑 같은지 신기하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