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파리! Party! Party!
파리! 파리! Party! Party!
  • 김은정
  • 승인 2009.04.2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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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쩍쩍 아들이 엄마식 미국 영어 38

파티 하면 또 제가 할 말이 많은데요. 우선 'party'를 '파티'라고 발음하면 못 알아듣고요. 혀를 좀 굴려주면서 '파리'라고 발음해줘야 우리가 말하는 '파티'인줄 아니까 조심하세요.

제가 미국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저는 미국 사람들이 '파리' 하면 미국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드레시'하게 옷을 입고 플로어에서 멋지게 왈츠를 추는 줄만 알았어요. 참 몰라도 한참 몰랐죠. 미국에 대한 환상만 있어서 큰 코를 다쳤다는 것 아닙니까. 당시 박사 과정 3년차이던 남자 친구를 따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심리학자의 '파리'에 초대받아 떨리는 마음으로 가지 않았겠습니까.

한국에서 가지고 온 옷 중에서 가장 '드레시'한 옷에 머리 올리고 화장을 정성스레(다른 때보다 찐하게) 찍어 바르고 '짠' 하고 그 집에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글쎄 아무도 저처럼 차려 입고 온 사람이 없는 거예요. 다들 반바지에 티셔츠 쪼가리 입고, 화장한 여자는 저밖에 없는데다 제가 전혀 그 모임에 어울리지 않게 하고 온 거예요. 글쎄, 얼마나 민망하던지, 입고 간 옷도 불편하고 아무튼 미국의 '파리'에 대한 환상은 거기서 작살이 났습니다.

그때는 학생 때였으니까 진정한(?) 어른의 세계로 들어가면 영화에서 같은 '파리'가 있겠지 했지만 절대 아니더군요. 남자 친구가 남편이 되고, 교수가 되어 이런 저런 대학 교수들 파티에도 가봤지만 별 볼일이 없었습니다. 제 남편에게 따지듯이 그럼 도대체 미국 영화에서 나오는 것 같은 파티는 누가 가냐 그랬더니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이나 가는 거라더군요. 제가 느낀 것은 미국 사람들이 생각보다 참 소박하다는 거예요.

어쨌건 미국에도 여러 가지 파티가 있는데 대표적인 세 가지만 일단 알아두세요. 우리나라 집들이 같은 게 미국에도 있는데, 그걸 'house warming party'라 하고요, 'barbeque party'는 그냥 마당에서 아무 때나 고기 구워 먹는 모임이고요. 'Pot luck party'는 오는 사람이 음식을 한 가지씩 가져오는 파티입니다.

여러분이 초대를 받은 것이면 "I'm invited to a pot-luck party"(pot-luck 파티에 초대를 받았는데요)고요, 반대로 여러분이 누굴 초대하고 싶을 때는, "I'd like to invite you to my house-warming party"(우리 집들이에 오세요)입니다. 중학교 때 능동태, 수동태로 애먹었던 거 생각나세요? 내가 초대를 하는 거면 능동태로 그냥 'invite' 쓰면 되고, 초대를 받는 거면 수동태로 'be invited'가 되는 겁니다.

여러분이 집들이에 초대를 받은 경우, 우리나라 식으로 휴지나 세제를 사갖고 가면 희한하다 생각할 거예요. 그래도 파란 눈의 우리 남편은 너무 유용하고 재미난 선물이라면서 그런 걸 받고는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일단 초대를 받으면 'Thank you'라고 하시면서 "What should I bring?"(제가 뭘 가져갈까요?) 하고 물어보세요. 보통은 디저트를 가져가면 되는데, 'pot luck party'의 경우 초대받은 사람이 음식을 한 가지씩 가져가면 됩니다. 그런 경우에도 음식이 겹치지 않도록 뭘 가져가면 되겠냐고 물어보면 좋죠.

일단 그 집에 초대를 받아 들어가면 들어가자마자 칭찬 한마디를 하시는 게 예의입니다. "This is a lovely house!"(집이 참 좋네요!). 아니면 우리말로 남의 집에 갔을 때 보통 뭐라고 하세요? "참 잘해놓고 사시네요", "잘 꾸며 놓으셨네요" 그런 말이 영어로는 "I like the way you decorated it"입니다.

주인이 집안을 구경시켜 주지 않는 이상 집안 이곳저곳을 함부로 둘러보는 것도 실례죠. 내 집에 미국 사람들을 초대했을 때도 주인으로서 내가 먼저 "Would you like a tour?"(한번 둘러보실래요?) 하는 게 미국 사람들 관습입니다. 'tour'하면 우리말식으로 생각하기에 '여행'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한번 돌아보다'는 의미로 통하는 것이죠. 저는 처음으로 제 시어머니가 되실 분을 만났을 때 그분이 그렇게 말하자 '자랑하는 거 좋아하시나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미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것이 손님에 대한 예의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문화를 공부하면서 말을 배워야 한다니까요.

상대방이 그렇게 물어 오면 "I would like that"(그러면 좋겠네요). 상대방이 'Would'로 물어 오면 'would'로 대답하고 'can'으로 물어 오면 'can'으로 대답하고, 그렇게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여러분, 미국 사람들 두려워하지 마시고 집에 한 번 초대하시고 그러세요. 몰라서 실수 좀 하면 어떻습니까. 웃으면서 서로 배우는 거지. 저 사람이 정말  나쁘고 무식해서 실수를 하는 건지, 본의는 아닌데 몰라서 실수한 건지, 말이 완벽하게 통하지 않아도 좋은 마음은 통하게 되어 있어요. 미국 사람들도 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일 뿐입니다. 같이 밥 먹고 잘해주면 서로 친구가 되는 거죠. 걱정 말고 초대 한번 해보세요.

pot-luck 파티에 초대를 받았는데요.
I'm invited to a pot-luck party.

우리 집들이에 오세요.
I'd like to invite you to my house-warming party.

제가 뭘 가져갈까요?
What should I bring?

집이 참 좋네요!
This is a lovely house!

잘 꾸며 놓으셨네요.
I like the way you decorated it.

한번 둘러보실래요?
Would you like a tour?

그러면 좋겠네요.
I would like that.

* 이 글은 김은정 씨가 쓴 <굿바이 영어 울렁증>(로그인 출판사)에 실린 글입니다.

경희대 영어교육과 졸업.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에서 TESOL 석사 학위 취득. <굿바이 영어 울렁증> 저자. 전 미주리주립대 ESL 강사. 현재 U.T. Arlington ESL 강사. Texas Wesleyan University 심리학과 교수인 남편과 이름이 '아들'인 아들 그리고 딸 조아와 Fort Worth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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