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실력 좀 나아지셨습니까'
'영어 실력 좀 나아지셨습니까'
  • 박지호
  • 승인 2009.04.21 1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은정 씨의 [굿바이 영어울렁증]으로 치료 한번 받아 보세요

'전공이 뭐예요?' 개인적으로 참 난처한 질문이다. 미국이란 곳에 있으니 더 그렇다. 우물쭈물 뜸을 들이다 "영어영문학 전공했습니다" 하고 대답하면, 상대방도 웃고 나도 웃는다. 중고등학교 6년에다, 영문 모르고 영문과에 들어가서 공부한 것까지 합치면 10년이지만 반벙어리 신세를 면키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미주뉴스앤조이>에서 '입에 쫙쫙 아들이 엄마식 생활영어'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김은정 씨도 동일한 아픔이 있었다.

   
 
  ▲ <굿바이 영어울렁증>은 한때 인터파크에서 '외국어 학습 부문' 베스트셀러 3위에 오르기도 했고, '미시USA'에서는 쇼핑물 전체를 통틀어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영어교육학을 전공하고 6년을 영어 강사하면서 영어로 밥 벌어먹고 산 기본이 있으니 웬만큼은 되지 않겠어? 하고 믿었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미국 와서 처음으로 맥도날드에 들어간 날이었어요. 주문을 하려는데 계산대에서 점원이 국수 가락 넘기듯이 후루룩 말해버리니 한마디도 못 알아듣겠더군요."

그랬던 그가 지금은 미국 대학교에서 ESL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데, 미국인 강사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자신이 영어를 더듬어본 경험이 있기에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무엇이 필요한 것을 콕콕 집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은정 씨는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를 담아 2년 넘게 <미주뉴스앤조이>에 칼럼으로 써왔고, 얼마 전에는 <굿바이 영어울렁증>과 <굿바이 영어더듬증>이라는 제목으로 책으로 엮어내 인기 저자로 등극했다.

써먹을 말부터 … 하루에 한 문장씩

그가 학생들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쓸데없는 말, 절대 안 쓸 말들은 제쳐두고,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말들만 엄선해서 상황 설명과 함께 엮어주니 효과 만점이다. 무시당했을 때 써먹는 영어, 자녀의 담임선생님에게 말, 나이스하게 영어로 따지는 방법, 집주인에게 집수리를 요구할 때 쓰는 영어 등등.

   
 
  ▲ 김은정 씨가 두 번째 펴낸 <굿바이 영어더듬증>.  
 
김은정 씨가 제안하는 공부 방법도 간단하다. 한꺼번에 결론을 보겠다는 도둑놈 심보를 버리고 하루에 한 문장씩만 외우라고 주문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루에 한 문장, 일주일에 7문장, 한 달에 30문장, 1년에 365문장만 배우고 써 보세요. 365문장 안에 보통 사람이 일상적으로 하는 대화가 다 들어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에, 한 문장씩, 배운 것을 실제로 반드시 써 보는 것입니다. 하루도 안 빼고요. 하루에 한 문장 별 거 아닌 거 같죠? 그렇게 1년 해보세요. 미국 살면 영어 늘겠지 하다가 생전 영어 공부 안 하고 그냥 지나간 이민 생활 10년보다 그렇게 한 문장씩 익혀 나간 1년이 말문 트기엔 훨씬 낫습니다."

한 문장씩 외우겠다는 결심이 3일을 버티기 힘들었지만, 김은정 씨가 정리해준 말들을 유용하게 써먹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운전하다가 경찰에게 걸렸을 때, 취재원과 약속을 변경할 때, 인터뷰할 때, 처음 만나는 사람과 어색함을 달랠 때 등등.

친하게 지내는 미국인 친구에게 김은정 씨가 가르쳐준 말을 한두 마디씩 던지면, "어, 그거 아주 좋은 표현이야" 하고 놀라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독자들은 김은정 씨의 책을 '라면'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끓이기 쉽고 맛있는 라면처럼, 배우기도 쉽고 알차게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미주뉴스앤조이>의 지면과 책을 통해서 '개인 강습'을 해주신 김은정 씨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영어 더듬증'과 '영어 울렁증'으로 고생하는 독자에게 김은정 씨의 책을 추천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