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 신앙'으로 골병드는 아프리카 교회들
'미신 신앙'으로 골병드는 아프리카 교회들
  • 박지호
  • 승인 2009.10.26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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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저 마귀 아니에요'…악마 축출로 아동 살해 횡행

최근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미신 신앙'으로 인한 폐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신종 '마녀사냥'으로 고문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어린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10월 17일, <AP>는 유니세프(the United Nations Children's Fund)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10년 동안 악마로 몰린 어린이들이 나이지리아에서만 15,000명에 이르고, 그중 1,000명 이상이 살해당했다고 보도했다. 가해자의 대부분은 목회자나 가족이다.

9살인 에뎃의 경우는 목사인 아버지가 귀신을 내쫓는다며 목구멍으로 염산을 들이부었다. 에뎃이 고통을 이기지 못해 몸을 버둥거렸고, 염산은 얼굴과 눈으로 흘러내렸다. 눈을 비롯해 얼굴은 녹아내렸고, 에뎃은 한 달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에뎃을 살해한 가해자는 'Mount Zion Lighthouse church' 소속 목회자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Mount Zion Lighthouse church'의 지교회로 알려져 있는 이 교회는 오순절 계통의 교회다. 나이지리아에서 오순절 교회는 최근 수년간 급성장을 거듭해 교인 수가 390만 명에 이른다. 브라질(2,400만)과 미국(600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숫자다.

일부 교회들의 이와 같은 행태는 "무당을 살려두지 말라"는 출애굽기 22장 18절을 문자적으로 해석해서 벌어진 일이다. 제리라는 어린이는 치유 사역으로 생긴 얼굴의 흉터를 만지며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 내가 악마가 아니라는 것을 하나님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아나 장애아동, 질병을 가진 어린이들이 공격 대상에 오르기 쉽다. 특히 부모가 가난하거나, 가족 중 누군가가 죽거나 다치게 되면 그 화살이 자녀들에게로 돌아가기도 한다. 교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 상황에서 목회자들의 성장욕도 이런 행태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악마로 지목된 어린이를 치유한 횟수가 많을수록 소위 '능력 있는 목회자'로 통하기 때문이다.

이런 황당한 치유 사역을 받기 위해 재정적인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나이지리아 하루 평균 생활비가 2불인데, 치유를 받는 데 수십 불에서 수백 불까지 들기도 한다. 한 교인은 귀신들린 딸을 위해 60불이나 들였지만 효험이 없자 딸의 머리 가죽을 벗기려 들기도 했다.

최근 아프리카에 오순절 교회가 확산되면서 '번영 복음'과 함께 '미신 신앙'도 위세를 떨치고 있다. 기적적인 치유나 물질적인 축복을 약속하며 가난한 성도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한국선교연구원'도 아프리카에서 오순절 교회의 부흥으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아프리카 교회연합회'의 니안사코 목사의 말을 인용한 바 있다.

"아프리카에 '오순절주의'라는 질병이 확산되면서 오순절 교회의 번영을 위해 연약한 아프리카 성도들이 이용되고 있다. 교회가 이들을 구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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