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선교사, 거룩한 꿈인가 무모한 치기인가
100만 선교사, 거룩한 꿈인가 무모한 치기인가
  • 정민영
  • 승인 2010.01.21 14: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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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한국 선교를 위한 제언(5) 동원-훈련–현장 체제의 불균형

정민영 선교사(국제 위클리프 선임 부총재)는 한국 선교계를 "선교적 사사시대"라 일컬었다. 개인이나 개별 교회나 단체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고 피차 간섭하지 말자는 식의 백인백색의 주관주의가 판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선교사는 한국 교회의 선교 행태를 전반적으로 평가하고 교정하는 작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대안 도출을 위한 정리를 시도했다. 2007년 아프간 사태 직후 작성한 글이지만, 여전히 한국 선교계에 유효하기에 앞으로 6가지의 주제별로 연재해나갈 예정이다. (편집자 주)

1. 호전적·대결적 접근의 문제
2. 영적 전쟁의 무교적 해석 문제
3. 과시적·고지론적 접근의 문제
4. 선교적 동인(motivation) 및 문화 침식의 문제
5. 동원–훈련–현장 체제의 불균형 문제
6. 단기선교의 문제

한국 선교가 무분별한 인력 동원 및 전략이 부재한 즉흥적 선교 행태로 비판을 받는 것은 동원과 훈련, 현장 체제의 3요소가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초기동원 위주의 마구잡이 마케팅 드라이브는 수많은 선교 관심자들을 배출했지만, 그때 배출된 선교 관심자들을 선교 현장으로 연결해 사역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버거운 책임을 낳게 되었다.

문제는 관심자들에 대한 적절한 훈련 인프라와 현장 체제가 부재한 현실에 있다. 밀려오는 (준비되지 않은) 관심자들의 처리 문제로 부심하는 선교 단체나 지역 교회 입장에서 내놓을 수 있는 손쉬운 대안은 선교 현장의 대형 집회나 땅 밟기 명목의 단기 여행 정도일 것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계속 방치하는 게 옳은 일인가. 시장 경제에서도 마케팅을 하려면 최소한 그에 상응하는 생산 라인과 공급 체제를 갖춘 후에 시도하는 게 순리이자 정직한 상행위이다.

훈련 인프라 및 현장 체제가 갖춰지지 않았거나 용량이 태부족인 상태에서 일단 우리 단체나 교회로 되도록 많은 인력과 재정을 끌어오고 보자는 식의 마구잡이 동원은 마치 생산과 공급의 체제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허황된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부도덕한 상행위와 같다.

지역 교회나 선교 단체는 동원 못지않게 훈련 인프라 및 현장 체제의 구축에 투자해야 하고, 초기 동원의 규모를 그 용량에 맞춰 조절하는 양심과 책임 경영이 요구된다.

그런 관점에서 요즘 자주 거론되는 소위 '100만 명 선교사 시대'의 도래가 과연 가능한지, 도대체 그런 목표를 설정하고 추구하는 게 바람직한지 자문해야 한다. 그런 일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게 솔직한 필자의 소견이다. 그 많은 사역자를 준비하고 훈련하며 선별할(걸러낼) 인프라를 구축할 역량과 청사진이 우리에게 있는가?

100만 명이 준비되었다 치더라도 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관리, 감독, 지원, 자문, 평가하며 필요에 따라 치리와 치유를 제공할 현장 체제가 마련될 수 있으며 한국 교회는 그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가?

아니면 대부분의 경우처럼 선교사를 현장에 보내놓고 총체적 지원 대책이나 현장 체제 없이 내버려두겠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계획은 100만 명의 '고아 선교사'를 양산하겠다는 것과 같다. 호박 하나를 따려면 따라오는 넝쿨에 대해 함께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현실을 무시하거나 몰라서 단순무식하게 호박 100만 개를 따겠다는 식의 치기로는 한국 선교의 밝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정민영 / 국제 위클리프 선임 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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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이란건 뻥입니다. 2011-01-10 07:26:18
선교사 100만이란 건 무모한 치기입니다.
자기들 멤버끼리 안하고, 교회에 들어와 교인들을 선동하여 보내겠다는
얄팍한 치기숫법이 그 심뽀에 들어있는 겁니다.
그것도 정상적인 신학을 가진 자가 아닌 이상한 신학을 가진 자가 교회에 들어와 선교라는 미명하에 교인들을 선동하여 자기를 따르게 하고 선교를 많이 했다고 자랑하고 싶은, 그래서 선교의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철딱서니 없는 자의 뻥입니다. 뻥.

원글에 동감 2011-01-08 01:03:00
맞습니다. 무모한 슬로건 내 건 자들을 조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