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예수! 왜 명품 기독교는 없나?
명품 예수! 왜 명품 기독교는 없나?
  • 권성권
  • 승인 2010.02.0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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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의〈왜 기독교인은 예수를 믿지 않을까?〉

요즘 '짝퉁 예수'라는 말이 유행한다. 짝퉁 가방이나 짝퉁 핸드백처럼 예수에게도 짝퉁이 있다니, 그게 무슨 말일까? 예수 행세를 하는 거짓 예수, 유사 예수를 일컫는 말이다. 그게 예전에는 기독교 내에 있는 이단들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요즘은 정통 기독교 내에도 그게 있다니, 사뭇 진지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건 예수님께서 주신 가르침이나 삶과는 정반대로 살아가는 크리스천을 일컫는 말이다. 예수로 포장한 자기 과시나 자기 자랑거리들을 일삼는 기독교인을 일컫는 말이다. 사랑과 섬김과 자기 부인은 오간 데 없고, 있다면 오직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자기 과욕에 넘치는  신앙인들을 일컫는 말이다.

   
 
  ▲ <왜 기독교인은 예수를 믿지 않을까?> / 김진 저 / 위즈덤로드.  
 
'붕어빵 기독교'란 말도 흔하게 듣는 말이다. 물고기와 똑같이 생긴 붕어빵인데, 그 속에 진정한 가치나 핵심이 없다는 이야기다. '안고 없는 찐빵'과 같은 것이다. 물고기는 초대교회에서 순교자적인 믿음을 자랑한 가치이자 상징이었다. 헌데 요즘은 기독교계에 그런 가치나 핵심이 없다는 지적이다.

김진의 <왜 기독교인은 예수를 믿지 않을까?>는 그와 같은 생각들을 '100분토론' 형식을 빌려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무엇을 믿고 또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그야말로 예수 없는 한국 기독교, 예수님의 복음을 왜곡하는 한국 기독교, 예수님의 뜻이 구현되지 않는 한국 기독교에 희망을 주는 토론이다.

"지금의 기독교도 치명적인 암에 걸렸다고 생각합니다. 암세포와 같은 요인들이 기독교와 교회 속에서 건강한 예수님의 정신을 죽이면서 빠르게 번져 나가고 있어요. 또 그럴수록 교회에 등을 돌리는 사람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요. 그런데도 이런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면서 기독교 우월주의와 교회 성장 또는 대형 교회에 대한 환상만 심어 주고 있어요." (23쪽, 프롤로그)

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짝퉁 예수, 붕어빵 기독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곧 예수님의 실상은 없고, 예수 구원과 예수 천당만 난무하다는 것을 일컫는 것이다. 교회 간판은 너무나도 많은데, 그 속에서 진정으로 예수를 생생하게 만나게 해 줄 수 있는 모임은 지극히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왜 그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이 책에서는 다섯 가지로 진단한다. 우선 기독교인 스스로가 예수님의 말씀을 읽을 수 있는 '성경 독해력'이 상실돼 있고, 구원의 의미를 왜곡하거나 축소하고 있고, 예수님을 믿는 일이 십자가를 짊어지는 일인데도 '너무 쉬운 예수 따르기'를 만들고 있고, 예수님을 이용하여 자기 욕망을 이루려는 의도가 신앙화해 있고, 마지막으로 기독교 내에 자본주의 논리에 편승한 맘몬주의가 강하게 작용하는 까닭이란다.

요즘 성경을 못 읽는 사람들이 없다. 그런데도 성경 독해력이 상실돼 있다는 것은, 성경의 문자 너머에 들어 있는 깊은 뜻을 읽어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구원이라는 것도 '예수 천당 불신 지옥'으로 축소하고 있는 까닭에 이 땅에서 바른 삶은 등한시된다는 것이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건 십자가를 통한 자기 부인인데, 기독교인들은 자기 성공만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성공에 붙잡혀 자기 정체성을 갉아먹는 기독 정치인들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아울러 기독교가 돈과 부를 중시한 맘몬주의에 매달려 있는 원숭이와 같은 존재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요즘 한창 논쟁이 되고 있는 강남의 모 대형 교회의 2100억 원짜리 교회 건축 문제 등은 모두 자본주의 시장의 신에 포섭된 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135쪽)

"인도의 힌디어에는 본래부터 '소유하다'라는 동사가 없다고 합니다. 즉 '가지다'라는 동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힌디어를 쓰는 사람들은 '무엇을 가지고 있다'라는 표현을 쓸 때 '무엇이 내게 가까이 있다'라는 뜻의 동사를 사용합니다." (151쪽)

"18대 국회의원 중 가톨릭을 포함한 기독교인의 비율이 60퍼센트나 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기독교인 정치인들을 믿지 못하고, 또 그들의 거짓말에 혀를 내두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교회에 가서는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게 예배를 드리니, 제 눈으로 보기엔 참 놀라울 따름입니다." (258쪽)

그렇다면 이 책에서 강조하는 명품 예수, 명품 기독교는 무엇인가? 그것은 기독교인이 예수님을 올바로 아는 것, 예수님이 이 땅에서 펼치셨던 삶을 되살려 내는 데에 있다. 그것은 예수님이 죽어 가는 저 천국만을 위하거나 이 땅에서의 부와 성공만을 이루고자 오신 게 아니라 '고난 받는 종'으로 오셨음을 기억하고, 가난하고 억압받고 소외된 자들에게 자유와 해방을 주는 삶을 사셨듯이, 기독교인들 스스로가 그 핵심과 가치를 따라 사는 것이다.

사실 한국 땅에 예수 없는 교회, 예수 없는 기독교가 참 많다고들 한다. 이런 때에 죽어 가는 한국 교회를 살릴 수 있는 길은 오직 예수 신앙과 그 가치를 기독교인들의 삶 속에 구현하는 데 달려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이 땅의 크리스천들이 애정 어린 마음으로 한국 교회 현실을 분석하고, 나아가 진짜 예수와 예수다운 기독교인들이 지녀야 할 가치와 핵심을 명쾌하게 보여 주는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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