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선교교회가 또 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강준민 목사의 사퇴 이후 처음 열린 공동회의에서다. 지난 2월 21일 열린 공동회의에는 300여 명의 교인이 참석했다. 제임스 박 장로가 의장을 맡아 개회를 선언하고 회순을 통과시키려는 순간 차귀동 집사가 회순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 차 집사가 마이크를 쥐고 놓지 않자 반대측 장로들이 배 집사 등과 다투고 있다. | ||
이후 스티브 임 장로가 "시무 장로 1년도 안돼서 교회가 파탄 나서 지금 장로들이 회의 경험이 없다. 안건이 있으면 동의, 재청, 개의의 순서를 거쳐야 하지 않나"며 차 집사에게 발언권을 줄 것을 재차 요구했으나 의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임 장로는 "내가 나온 것도 원로 장로니까 나온 거다. 당신들 하는 게 너무 미흡하다. 좀 준비를 해야지. 여기 준비 안 된 것이 너무 많다"고 의장을 나무랐다.
"강준민 목사 편이라도 안 따라갔으면 복직 시켜야"
급기야 단상 아래 있던 임동선 목사(동양선교교회 원로목사)까지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박 장로는 "장로님이건 목사님이건 사회자에게 발언권을 얻고 발언하라"며 회의 진행을 시도했으나 차 집사가 항의하며 임 목사를 강단으로 데리고 나왔다. 임 목사는 "오랜만에 공동회의가 성립됐는데 식순에 문제가 있으면 민주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게 무슨 자유당 독재인가. 공산당인가"며 격렬하게 항의하고 차 집사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단상 앞에서 항의하고 있던 임 장로가 "장로 수가 태부족인데 강준민 목사 편이었더라도 안 따라가고 남았으면 시무 장로로 복직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며 문제를 제기했고 참석한 대다수 교인들은 찬성의 박수를 쳤다. 이 와중에 단상 앞에는 10여 명의 사람들이 뒤엉켜 서로 마이크를 빼앗고 고함을 쳤다.
고성이 난무하자 임 목사가 안건을 내며 재차 의장을 압박했다.
"이 교회에서 40년 동안 생활했는데, 지금이 가장 위기의 순간이다. 11명 장로 중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사람이 4명이다. 시간이 없으니 4명의 휴무 장로를 복권하고, 권사 40명과 안수집사 투표를 묶어서 진행하자."
차 집사도 마이크를 넘겨받아 "뭐하는 거냐"며 임 목사의 안에 대한 표결할 것을 독촉했고, 박 장로는 최 집사의 전력을 거론하며 "징계 당했기 때문에 발언권이 없다"며 발언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교인들은 고함을 지르며 박 장로에게 항의했다.
차 집사는 공동회의 책자를 들고 "3년 봉직 후 휴무에 들어간 사역 장로가 여러 명 있음에도 공동회의 책자에서 이들 명단이 삭제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사역 장로 명단이 빠진 이유를 물으며 의장에게 항의했다.
▲ 단상에서 의장이었던 제임스 박 장로가 퇴장하고 아수라장이 된 단상 앞. | ||
"사역 장로 4인을 장로를 복권시켜야 하니 신임 투표를 하자"는 것이 차 집사의 제안이다. 이에 박 장로는 곧 4부 예배가 시작된다며 공동회의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맞섰고, 교인들은 "마이크 꺼" 하고 소리 지르며 항의했다.
임동선 목사 나서서 "새 의장 뽑자"
차 집사는 박 장로의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의장을 다시 뽑자"고 제안하며, 박 장로가 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임동선 목사에게 정리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 와중에 제임스 박 장로는 "회의 진행이 불가하므로 공동회의의 정회를 선포한다"며 퇴장했다.
"늙은 목사로서 내일을 모르기 때문에 이게 마지막 발언일지도 모른다. 의장이란 사람이 내가 볼 땐 잘못 됐다. 일 년에 한 번 하는 걸 자기 맘에 안 든다고 그만 두겠다고? 그럼 이사람 그만두게 하고 대신 의장을 뽑자."
임 목사로부터 다시 마이크를 넘겨받은 차 집사는 "제임스 박 다음의 선임인 정영식 장로를 사회자로 세우자"고 교인들에게 제안했으나 자리에 앉아 있던 정 장로는 난색을 표명했다. 다시 회의장은 난장판이 되었고, 노수정 장로 등은 임동선 목사에게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고, 교인들이 이를 말렸다.
5분 넘게 머뭇거리던 정 장로가 단상에 오르자 노수정 장로가 내려가라며 소리쳤고, 교인들은 "노수정이 올라가지 마라"며 맞받았다. 차 집사는 교인들에게 "박수를 쳐서 앞에 나와 있는 장로님들 들어가시게 하자"고 호소했고, 10여 명이 엉켜서 싸우던 강대상 앞은 정리됐다.
"추하다 추해, 하지만"
▲ 정영석 장로가 사회를 보려고 하자 일부 교인들이 몸싸움을 하며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 | ||
차 집사가 다시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려는 순간 아무개 권사가 "교회 꼴이 이게 뭔가? 이 꽃은 지난주에 쓰던 것"이라며 단상 위에 올라와 있던 꽃을 뽑아 던지기 시작했고, 단상 아래는 10여 명이 뒤엉켜 설전을 벌이자 또 다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결국 4부 예배를 담당하는 부목사가 단상에 올라와 "오늘 4부 예배를 할 수 없으니 5부 예배에 참석 바란다"는 광고를 해야 했다.
재차 마이크를 잡은 차 집사는 "여러분, 지금 이 모습이 추하다. 이 모습이 추해" 하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강준민 목사가 공동회의에서 노란 리본 달고 만행을 부렸을 때 이러질 못했다. 그래서 우리가 3년을 기다렸다"며 회의를 강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35년간 섬겨온 교회의 집사를 어떻게 징계하나"며 제임스 박 장로 등의 탄핵을 강하게 요구하는 교인. | ||
정 장로가 예배를 없애고라도 공동회의를 사수할 의지를 표명하자, 상대측에선 "예배를 하게 해달라"고 소리쳤고, 또 한 차례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틈에 차 집사는 "4명의 사역 장로의 시무 장로 복귀와 권사, 안수집사의 인준을 거수투표하자"고 동의했다. 차 집사는 의장에게 공을 넘기고 의장은 재청을 물은 후 거수투표를 실시했다. 총원에 대한 파악 없이 진행된 거수투표에서 189명(반대 8명)이 사역 장로에 대한 복권에 찬성해, 안건이 통과됐다.
단상 위에는 4부 예배가 취소되었다는 선언과 상관없이 교인들 중 연주자들이 자리를 잡았고, 찬양대에도 성가대원들이 올라왔다. "예배드리게 나가달라"는 성가대의 항의가 이어졌지만, 공동회의의 참석자들은 아랑곳없이 회의를 진행했다.
나머지 현황 보고 및 예·결산 보고는 공동회의 책자로 대치됐다. 결산을 맡았던 채홍인 장로는 결산 보고에 앞서 "이 회의는 불법"이라고 선언했고, 정 장로는 "발언권을 안주고 회의를 속개한 박 장로가 불법을 저질렀다"고 맞섰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그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 "교회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며 두 장로에 대한 탄핵안을 철회시키고 폐회 동의를 구하고 있는 임승표 장로. | ||
기타 안건에는 제임스 박 장로와 채홍인 장로의 탄핵안도 올라왔지만, 이번 공동회의를 통해 복직된 임승표 장로가 나서 "올해가 40주년이다. 어제까지 있었던 일은 잊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 우리들이 들어가서 열심히 하겠다. 누구를 징계하고 누구를 파면하겠냐"고 탄핵한 철회를 요구해 상황이 종료됐다. 임승표 장로의 폐회 동의로 폐회가 선언되고 참석자들은 주기도문으로 공동회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