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이민 단속법 전쟁, 일단 오바마 승리
애리조나 이민 단속법 전쟁, 일단 오바마 승리
  • 조희정·김명곤
  • 승인 2010.08.2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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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법원 반 이민법 철회 명령… 주지사 "작은 장애물 만났을 뿐"

연방 정부와 애리조나 주 정부간에 강화된 반이민법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정부가 일단 승리를 거두었다. 재판을 맡은 수잔 볼튼 판사는 판결을 통해 연방법이 주 법보다 우선한다며 애리조나 이민법을 거부한 것이다.

애리조나 불체자 단속법에 반발해온 그룹들은 이번 판결로 인해 애리조나의 전철을 밟고 싶어하던 다른 여러 주 정부들도 주 정부 차원의 이민단속법이 합헌인지 제고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젠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는 지난 28일 “작은 장애물을 만났을 뿐이다”며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폴 센스맨 주지사 대변인은 샌프란시스코 제9연방 항소 법원에 볼튼 판사의 임시 법원 명령에 대한 철회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애리조나 이민 단속법의 핵심 지지 인물인 러스 피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볼튼 판사의 결정이 잘 못 되었으며 애리조나 주가 궁극에는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볼튼 판사가 내린 임시 법원 명령의 주요 내용들을 살펴보면, 경찰관들이 단속도중에 이민 신분 검사를 하도록 한 조항과 이민자들의 신분증명서 지참 의무화를 명시한 부분, 그리고 불법 이민 일용직 노동자들이 공공장소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들에 대해 시행 연기를 명령하고 있다.

볼튼 판사는 경찰이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영장 없이 체포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불체자, 합법이민자 모두 불안해하는 이민 단속법

이번 판결은 때 마침 애리조나 경찰이 이민단속법 집행을 준비하면서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키고,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이민법에 관한 전 국민적 논쟁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내려졌다.

멕시코에서는 애리조나 이민단속법에 반대하며 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100여 명의 시위대가 판결 소식을 듣고 환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출신으로 현재 합법적 신분으로 피닉스에 거주하고 있는 한 여성은 판결 내용에 대해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민 단속법이 시행될까봐 불안했었는데 반가운 소식이다”며 “하지만 여전히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애리조나 주에는 현재 40만 명이 넘는 불체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멕시코와 접경해 있는 애리조나는 밀입국자들과 마약 밀반입의 진원지가 되어 버렸고, 이러한 불체자들이 병원과 교육 시설 등을 이용하면서 막대한 예산을 축내고 있다는 것이 애리조나 당국의 주장이다.

유타 주등 다른 주 정부들도 애리조나식 이민단속법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연방 법무부는 애리조나 이민 단속법이 위헌이며 이러한 주 정부 차원의 이민 단속법이 여기저기서 시행 된다면 의회가 마련한 이민법이 누더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희정·김명곤 / <코리아위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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