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외계 생명체
기독교와 외계 생명체
  • 양승훈
  • 승인 2010.10.02 12:53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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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유사하다는 '글리제 581g' 발견에 즈음하여

   
 
  ▲ 지구 외에도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출처: UFOENCOUNTERS)  
 
'지구 외에도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이것은 수백 년 전부터 사람들의 마음에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질문이었다. 유사 종교집단인 UFO 추종자들과는 무관하게 전 세계적으로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연구하는 주류 천문학자들이 많이 있다. 이들의 연구에 큰 획을 그었던 것은 바로 최초로 태양계 외의 행성, 즉 외부 행성(exoplanet)을 확인한 것이었다. 1995년, 주계열성에 속한 페가수스 자리의 항성(51 Pegasi) 주변을 공전하는 거대 행성(51 Pegasi b)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태양계 이외의 별에서 첫 행성이 발견된 이후 지난 2010년 9월 30일까지 총 492개의 외부 행성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거대한 가스행성이거나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생명체들이 거주할 수 있는 거주가능대(habitable zone) 혹은 골디락스존(Goldilocks Zone)에 위치한 행성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지구와 유사한 '글리제 581g' 발견, 그 이후…

지난 9월 29일, 캘리포니아대 산타크루즈 분교(University of California-Santa Cruz) 스티븐 보그트(Steven Vogt)와 카네기연구소(Carnegie Institution of Washington D.C.)의 폴 버틀러(Paul Butler)가 이끄는 6명의 천문학자들은 하와이 켁천문대(W.M. Keck Observatory)에서의 관측 결과를 토대로 처음으로 생명체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골디락스존에 위치한 행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천체 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 최근호에 발표한 바에 의하면 지구로부터 20.3광년(약 193조㎞) 떨어진 천칭(Libra) 자리의 적색왜성(red dwarf) 글리제 581(Gliese 581)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 글리제 581g가 물이 존재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만일 물이 확인되면 581g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최초의 행성이자 지구와 가장 닮은 외부 행성이 되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581g는 너무 뜨거운 금성형 행성 581c와 너무 차가운 화성형 행성 581d 사이에 존재하는 지구형 행성이라고 보고 있다.

   
 
  ▲  글리제 581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행성들. (출처 : 위키피디아)  
 
글리제 581g는 공전주기가 37일이며 중심별(항성)과 적절한 거리에 있어서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균 온도는 섭씨 영하 31도~영하 12도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581g의 밀도, 성분, 대기는 불확실하지만 질량은 지구의 3~4배로, 행성이 지구와 같은 암석질이라면 지름이 지구의 1.2~1.4배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또 대기를 붙잡아 두기에 충분한 질량을 갖고 있으며, 사람이 똑바로 서서 걸을 수도 있는 정도의 중력이 존재한다고 했다. 다만 581g가 자전을 하지 않아 중심별 쪽으로 항상 같은 면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중심별을 향하는 쪽은 매우 뜨겁고 반대편은 꽁꽁 얼어 있을 것이므로 생명체가 살 만한 곳은 ‘명암 경계선’으로 불리는 양지와 음지의 중간지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9월 30일, 이번 581g의 발견자 중 한 사람인 스티븐 보그트는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 ‘글리제 581g’에서 생명체가 살고 있을 확률이 100%”라고 말했다. 과연 외계 생명체는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한다면 그것이 기독교 신앙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외계 생명체의 존재와 관련해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외계 생명체와 기독 신앙과의 올바른 관계

첫째, 그리스도인들은 외계 생명체에 대한 단정을 피해야 한다. 성경은 어디에서도 외계 생명체의 존재에 관해 언급하고 있지 않다. 어떤 사람들이 창세기, 에스겔서, 다니엘서, 이사야서, 계시록 등에서 외계 생명체와 관련된 언급을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주장은 말 그대로 '내가복음'에 불과한 것이다.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기독교가 무너질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종류의 종교라면 일찌감치 무너지는 것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유익할 것이다!

둘째, 성경으로부터 직접적인 과학의 내용을 유추할 때는 극히 조심해야 한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구원의 도리를 계시하시기 위해 주신 책이다. 물론 성경에는 구원에 관한 직접적인 내용이 아닌 언급들도 많지만 어디까지나 구원 얘기가 중심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성경에는 과학적인 듯이 보이는 언급들이 많이 있지만 그렇다고 하나님께서 성경을 과학교과서로 사용하라고 주신 것은 아니다. 성경에 역사적인 내용들이 많이 있지만 오늘날 학교에서 사용하는 모든 역사 교과서를 성경으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 성경에 보건, 위생에 관한 언급들이 많지만 성경만을 보건, 위생 분야의 교과서라고 주장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땅에 건물을 지을 때도 정부가 지정한 용도에 따라 건축해야 되는 것처럼 성경도 하나님께서 주신 용도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셋째, 외계 생명체에 대해 우리는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 우리는 분명한 증거가 드러날 때까지 확정적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분명한 증거가 발견될 때까지는 다만 가능성만을 언급해야 한다. 앞에서 인용한 보그트의 주장도 과학자의 적절한 어투라고 볼 수 없다. 영국 그리니치 왕립 천문대의 엘리자베스 커닝햄이 언급한 것처럼 “‘글리제 581g’ 표면에 물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조심스런 표현이 적절한 것이다.

넷째, 언젠가 외계 생명체가 발견된다면 그것은 창조주 하나님의 피조물이라고 말해야 한다. 무생물로부터 생명체가 발생하는 것을 연구하는 화학진화의 연구결과는 명확하다. 이미 수많은 과학자들이 확인하고 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생명체는 자연계에서 저절로 발생할 수 없다. 그러므로 외계에 생명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진화의 결과가 아니고 창조의 결과이다. 오늘날 골디락스존에 있는 행성을 찾기 위해 과학자들이 노력하는 것은 진화의 증거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곳에 생명체가 계속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는지를 알기 위한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581g에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도 지금까지 발견된 많은 행성들에 비해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는 조건들이 갖추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창조주의 지혜에 놀랄 것인가 인간의 능력에 놀랄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581g에 대한 후속 연구가 어떻게 진행될지, 어떻게 외계 생명체 존재를 확인할지 아무도 모른다. 우주에서 20광년이란 별로 먼 거리가 아니지만 이제 겨우 태양계 바깥으로 우주선을 보내고 있는 인간에게는 거의 무한대의 거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았기 때문에 언젠가 직접 그곳에 우주선을 보내지 않고도 생명체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낼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라는 선배들의 오랜 지혜를 생각하면서 과학자들의 연구를 지켜보자. 과학 연구는 그리스도인 과학자이든, 비그리스도인 과학자이든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한 연구이다.

창조주를 믿는 사람은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때마다 창조주의 지혜에 놀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만 새로운 사실의 발견과 인간의 능력에 놀랄 것이다. 581g에 생명체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되어 그곳에 생명체 존재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우리는 처음으로 설경을 구경하러 떠나는 열대지방 소녀처럼 흥분된 마음으로 천문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기다리자.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 이루어질 때마다 혹시나 외계 생명체가 발견되면 어떻게 하나 생각하면서 과학자들을 의혹의 눈초리로, 불안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바른 태도가 아니다!

양승훈 /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 원장

양승훈 교수는 경북대 사범대 학사, KAIST 물리학과(MS, PhD), 휘튼대학 신학과(MA), 위스콘신대학 과학사학과 석사를 마치고 경북대 사범대 물리교육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을 설립하고 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기독교적 세계관>, <창조와 격변> 외 22권의 저서와 71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http://www.view.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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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e0 2010-10-11 12:07:45
우주의 어느곳에 또 다른 생명체가 있든 없든 그것은 제게 아직은 큰 관심꺼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지구 말고 또 다른 별에 생명체를 창조하셨는지, 하지 않으셨는지 직접적인 언급을 성경에서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 한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관심을 가지셨고,
타락한 인류를 위해 자신의 독생자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셨다는 것입니다.
온 우주 만물을 하나님께서 다 창조하셨습니다.
거기에는 다른 생명체가 있을수도 없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관심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있었다는데 저는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 관심은 바로 나를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관심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전 우주에서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셨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저 자신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제가 죽는 그날까지도 다른 별에 생명체가 있든 없든 거기에는 별 관심이 없을 듯 싶습니다.

yee0 2010-10-11 12:02:34
우주에 생명체가 있든 없든 지금 현재는 그다지 제게는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닙니다.

wordservant 2010-10-04 10:26:01
양 교수님, Correction 감사드립니다. 위와 같은 좋은 글 계속 써 주셔서, 글의 내용을 배우고 Arguing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더욱 알아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양승훈 2010-10-03 15:17:56
habitual zone이 아니고 habitable zone입니다.

wordservant 2010-10-03 14:52:40
우주공간에서의 생명존재 가능지역을 Habitual Zone, Comfortable Zone, Goldilocks Zone이라고 정의하고 있네요. 태양과 같은 별이 있고, 그 주변 행성이 지구와 같은 Habitual Zone에 있어야 생명이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우주공간 지역을 말하고 있지요.

만일 지구의 인간과 같이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지능과 인격과 도덕이 있는 생물이 태양 외의 행성(Earth-like Planet)에 있다면, 그 행성은 적어도 지구와 같이 아름다운 행성이거나 아니면 지구보다 더 나은 조건의 행성일 것이라고 생각하네요.

그러나 그와 같은 행성(Earth-like Planet)과 그 행성 안에 인간과 유사한 생물(Human-like Creature)를 하나님께서 창조하셨을 것이라는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과 주권으로 부터의 사유가 아니고, 성경 전체의 기술은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고 역사의 중심이라고”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20.3 광년은 미국의 우주왕복선의 속도로 가려면 78만6천년이 걸리네요. 이 거리의 의미와 우주의 광활함의 의미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