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뉴스앤조이]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윤희윤
  • 승인 2010.10.2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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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보는 [뉴스앤조이] 지난 10년

10년 전, 한국교회의 어제를 반성하고 오늘을 고백하며 내일을 고민하는 참증인이 되겠다는 소망을 품고 창간한 <뉴스앤조이>. 2000년 8월 8일 온라인 사이트 오픈에 이어, 두 번의 창간 준비 호를 거쳐 2001년 3월 6일 종이신문 창간호가 탄생했습니다. 창간호 표지 이야기는 '너희가 아느냐 평신도의 힘을'입니다. 교회 개혁을 위해 평신도 3·1 선언을 한 301명의 열망이 담겨 있습니다.    

종이신문은 2005년 2월 3일 104호 이후 잠정 중단됩니다. <뉴스앤조이>가 폐간 위기에 처한 <복음과상황>과 통합하며, 예나 지금이나 열악한 재정 상황에 월간지와 격주간지 두 개를 만들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04호의 표지 이야기는 '돈 있는 교회 없는 교회 같이 삽시다'였습니다. 왠지 '돈 있는 신문사 없는 신문사 같이 삽시다'처럼 보입니다. 20개월 뒤인 2006년 10월 25일 종이신문을 재발행합니다. 이번 호가 126호인 것은 이때를 기준으로 해서입니다. 창간호부터 따지면 230호인 셈입니다. 

창간호 '너희가 아느냐 평신도의 힘을'부터 229(125)호 '교단 총회 언제 철드나'까지 지난 10년의 역사 중, 이제 1, 2년 된 기자들이 모여 가장 '뉴스앤조이스러운' 표지 8개를 감히 선정했습니다. 그동안의 반성, 고백, 고민이 담긴 <뉴스앤조이>의 발자취를 지난 표지를 통해 보여 드립니다.

어제의 반성, 교회 개혁에 성역은 없다

헌금, 기독교 사학 비리, 주일 성수, 담임목사직 세습, 재정 비리, 교단 총회, 교단 내 이권 다툼, 노방 전도, 교회의 초대형화, 청부론, 선교 단체, 세기도 어려울 만큼 다양하고 많은 한국교회 내 민감한 문제들을 다뤘습니다. 관련 표지 이야기만 해도 일일이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많습니다. 심지어 <뉴스앤조이>에 고액을 후원하는 교회도 비판할 일이 있으면 예외를 두지 않아, 후원금이 뚝뚝 끊긴 일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목사의 성 문제는 42호 '성이거나 속이거나', 63호 '성스러운 성직자', 128호 '교회 내 성 문제 대책 없나', 208호 '성스런 곳에 성스런 일들이' 등 네 번이나 등장했습니다. 은근슬쩍 복귀를 꾀하고 있는 ㅈ 목사를 보며 언제까지 외쳐야 교회 안에서 자정 작용이 일어날까 싶지만, 물 타기, 버티기로 일관하던 한국교회에 스스로 사임하는 전례가 생겼습니다. 최근 ㅇ교회 ㅇ 목사가 사임하는 걸 보며, 더디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구나 하는 희망을 품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사임으로 문제를 덮고 가는 것뿐 아니라, 다윗처럼 철저히 징계받고 회개할 날도 오겠죠.

12호 설교의 일그러진 자화상 표절과 복채

   
<뉴스앤조이>가 초창기부터 집중적으로 다뤄왔던 사안이 바로 설교 문제입니다. 종이신문도 설교를 표지 이야기로 여러 번 다뤘습니다. 10호 '김삼환 옥한흠을 비판함 설교 유감'을 시작으로 12호 '설교의 일그러진 자화상 표절과 복채', 22호 '아직도 표절하십니까', 88호 '우리도 설교하고 싶다', 108호 '저주 설교 이제 그만', 118호 '비평으로 설교 구하기'까지 6번이나 설교가 표지에 등장했습니다. 이 표지들을 보며 8번의 암 수술을 하고도 담임목사의 설교 표절을 고발하는 데 온 힘을 쏟았던, 이제는 고인이 된 오명근 집사님이 생각났습니다. 목사들의 영성이 담긴 설교를 바라봅니다.



214호 그들은 왜 개독교라 하는가

   
각종 여론 조사에서 보면 기독교의 신뢰도는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뉴스앤조이>가 기독교를 향한 누리꾼의 시선을 직접 느껴 보고자 214호 표지 이야기를 준비하며 포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당신은 왜 기독교를 싫어하십니까?"를 물었었습니다. 500여 명이 댓글을 달았는데, 기독교를 싫어하는 이유는 크게 여섯 가지였습니다. △말 따로 행동 따로 △권력과 결탁하여 기득권의 편을 드는 것 △수준 미달의 목사들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전도 방법 △신자끼리 어울리고 비신자는 따돌리는 것 △헌금 강요와 불투명한 재정 사용입니다. 

 


오늘의 고백, 말할 수 없는 자의 입

74호 여성이여 잠잠하라

   
임태득 목사(전 예장합동 총회장)의 "우리 교단에서 여목사는 아직 어림도 없어. 여자 장로도 안 돼. 여자들이 기저귀 차고 강단에 올라가? 안 돼"란 발언에서 시작된 표지 이야기. 임 목사가 곧 사과해 이 일은 일단락됐지만, 7년 전 일인데 기저귀 발언이 새삼스럽지 않은 건 왜일까요. 물론 교회 내 여성 문제는 안수만이 아닙니다. 죄가 여성으로부터 시작됐다, 여자의 머리는 남자, 여성은 잠잠해라 등 풀어야 할 이야기가 여전히 많습니다. 강력한 대권 후보로 여성들이 꼽히고 가정에선 아들보다 딸을 선호하게 되었지만, 교회 안의 양성평등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189호 용산 너 거기 있었는가


   
2009년 1월 20일, 용산역 맞은 편 도로변에 불길이 올랐습니다. 그 불길 속에서 다섯의 무고한 생명이 사라졌습니다. 재개발로 갈 곳 없어진 이들이 원했던 것은 한 가지, 그대로 살게 해 달라. 용산 참사에는 땅뿐만 아니라, 약자의 편에 서지 못하는 교회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발업자 장로와 철거민 집사 사이에서 침묵하고 있는 교회. 용산 참사가 일어난 것은 과격 시위 때문이라며 철거민을 손가락질하다 재개발로 교회가 철거당할 위기에 처하자 길에 드러누웠던 목사와 철거민의 눈물을 닦아 주며 그들과 함께 355일을 지새웠던 목사. 생존의 터전이 아니라 가진 자의 돈놀이 터전이 된 땅을 바라보며, 땅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말씀을 떠올려 봅니다.

내일의 고민, 미션! 대안을 찾아라

두 날개 양육 시스템이 새로운 교회 성장 프로그램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뉴스앤조이>도 두 날개를 가지고 싶습니다. 양적 성장을 위한 두 날개가 아닙니다. 비판과 대안이라는 두 날개입니다. 그동안 대안이라는 날개 짓을 통해 작지만 건강한 교회를 꾸준히 소개해 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교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투명하게 재정을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교회 개혁 방법론도 소개했습니다. 먹을거리, 단기 선교 여행 준비하는 법, 관상 기도, 통일 운동, 도농 교류, 대안 교육 등도 지면에 올랐습니다.   

2010년부터는 일회성 취재가 아니라 연재 기획을 통해 농어촌 지역에서 의미 있는 사역을 하는 교회들을 소개했습니다. 내년에는 도심에서 대안을 만들어 가는 작은 도시 교회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아름답고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을 곳곳에서 찾아내어 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

48호 정년에 목 안 매단다

   
목회자의 장기 목회와 강력한 카리스마는 한국교회를 양적으로 성장시켰지만, 목사의 절대 권력화라는 폐단도 낳았습니다. 일부 대형 교회 목회자들은 아들에게 권위를 이양하거나, 은퇴 후에도 원로목사라는 신성불가침의 지위를 누립니다. 교단 대부분이 정년을 70세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사회에서의 정년에 비하면 매우 늦은 편입니다. 조기 은퇴는 목회자 수급 문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목회자 수급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신학교에 달렸지만, 조기 은퇴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작은 교회 목사들에게까지 조기 은퇴를 강요할 수는 없겠죠.

 

 
218호 작은 교회들의 별난 실험

   
큰 교회가 돼야 큰일을 한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교회들이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도전장을 던진 교회들이 있습니다. 작은 교회를 지향하며 지역을 기반으로 교인들과 끈끈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겠다고 합니다. 교회의 본질을 해친다고 생각하는 형식, 전통도 버렸습니다. 건물도 소유하지 않고 자기 교회만을 위해 재정을 모으지도 않습니다. 목회자와 교인 간의 벽도 허물었습니다. 이들의 도전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그래서 표지 이야기를 '작은 교회들의 별난 실험'이라 붙였습니다. 이들의 실험이, 실험이 아닌 모범이 되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이단, 그 끝없는 싸움

이단을 고발하는 것은 기성 교회를 고발하기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기사 하나가 나갈 때마다 소송과 음해가 줄을 잇습니다. 2년 전 <뉴스앤조이>가 <크리스천투데이>와 예수청년회 설립자 장재형 씨를 이단으로 고발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사기성 모금을 한 단체로 둔갑되어 <크리스천투데이>의 폭격을 맞았습니다. 검찰에 고발당해 세무 조사도 받고 한 기자의 개인 신상이 악의적으로 이용당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무혐의로 판결났고, 이후 여러 교단이 <크리스천투데이>를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했지만, 지금도 그때의 기사가 <뉴스앤조이>를 괴롭힙니다. <뉴스앤조이>로서는 늘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이단 고발을 멈출 수 없는 것은, 이단의 수렁에 빠져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뉴스앤조이>가 이번에는 '이단에 빠진 사람들과 대안'이란 특별 기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50호 20년 만에 신천지를 고발하다

   
150호는 무료 성경 신학원으로 잘 알려진 이단 교파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이야기입니다. 신천지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신현욱 씨가 20년 동안 몸담아 왔던 신천지와 교주 이만희 씨의 허구성에 대해서 털어놓았습니다. 신천지의 포교 방법도 담겨 있습니다. 신 씨는 이만희 교주의 최측근이자 핵심 실세인 7명의 교육장 가운데 한 명이었기에 그의 이야기가 더욱 신빙성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신 씨가 신천지를 고발하게 됐냐구요? 성경을 읽다 교리의 오류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 씨는 신천지 중진 20여 명과 함께 신천지가 개혁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찍었다가 신천지에서 퇴출당했습니다. 

 

180호 나는 장재형을 재림주로 고백했다

   
   
다른 취재도 그렇지만 특히 이단은 내부 고발자가 있지 않으면 취재가 어렵습니다. 폐쇄적이기 때문에 기자의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꾸준히 재림주 의혹이 제기됐던 장재형 씨(예장합동복음 전 총회장)를 180호에서 다룰 수 있었던 것도 내부 고발자가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예장합동복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이동준 씨는 2008년 9월 11일 이단 연구가 4명과 함께 기자 회견을 개최하고, 장재형 씨를 재림주로 믿었던 과거의 삶을 털어놨습니다. 또 장 씨가 설립한 크로스맵과 <크리스천투데이>에서 영업과 광고를 담당했던 전력 및 통일교 합동결혼식과 유사한 성혼식을 하게 된 배경을 고백하고, 통일교와 유사한 장재형 추종 세력의 이단성에 대해 폭로했습니다.

지난 10년의 역사를 보며 어떠셨나요. <뉴스앤조이>가 참 열심히 뛰었구나 하시는 분도 계시고 아직도 부족하다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금권과 교권에 흔들리지 않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온 것처럼, 새로 올 10년도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10년 후에는 고발성 기사보다는 즐거운 소식이 종이신문 지면을 가득 채우길 바라봅니다.

윤희윤 /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



"<뉴스앤조이>를 밖에서 볼 때는 왜 저렇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까 했는데,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하고 보니 이 억울한 이야기를 듣고 사실을 말해 주는 매체는 <뉴스앤조이>밖에 없었다." 1년 전, 기도 모임에 오신 독자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런 고백을 들을 때마다 <뉴스앤조이>가 기독교 내의 부정적인 면을 들춰내는 반기독교 세력이 아니냐고 오해 받더라도, 말할 수 없는 자의 입이 되어야겠다 다짐하게 됩니다.   

종이신문에서 여성, 장애인, 성 소수자, 외국인 노동자, 탈북자, 철거민, 양심적 병역 거부자, 비정규직 노동자 들이 한국교회의 공고한 벽을 향해 잠시나마 소리를 내었습니다. 속이 시원할 정도로, 담이 무너질 정도로 큰 소리를 내게 하는 확성기는 되지 못했지만, 이런 외침들이 바위를 뚫는 낙수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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