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한국교회의 어제를 반성하고 오늘을 고백하며 내일을 고민하는 참증인이 되겠다는 소망을 품고 창간한 <뉴스앤조이>. 2000년 8월 8일 온라인 사이트 오픈에 이어, 두 번의 창간 준비 호를 거쳐 2001년 3월 6일 종이신문 창간호가 탄생했습니다. 창간호 표지 이야기는 '너희가 아느냐 평신도의 힘을'입니다. 교회 개혁을 위해 평신도 3·1 선언을 한 301명의 열망이 담겨 있습니다.
종이신문은 2005년 2월 3일 104호 이후 잠정 중단됩니다. <뉴스앤조이>가 폐간 위기에 처한 <복음과상황>과 통합하며, 예나 지금이나 열악한 재정 상황에 월간지와 격주간지 두 개를 만들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04호의 표지 이야기는 '돈 있는 교회 없는 교회 같이 삽시다'였습니다. 왠지 '돈 있는 신문사 없는 신문사 같이 삽시다'처럼 보입니다. 20개월 뒤인 2006년 10월 25일 종이신문을 재발행합니다. 이번 호가 126호인 것은 이때를 기준으로 해서입니다. 창간호부터 따지면 230호인 셈입니다.
창간호 '너희가 아느냐 평신도의 힘을'부터 229(125)호 '교단 총회 언제 철드나'까지 지난 10년의 역사 중, 이제 1, 2년 된 기자들이 모여 가장 '뉴스앤조이스러운' 표지 8개를 감히 선정했습니다. 그동안의 반성, 고백, 고민이 담긴 <뉴스앤조이>의 발자취를 지난 표지를 통해 보여 드립니다.
어제의 반성, 교회 개혁에 성역은 없다
헌금, 기독교 사학 비리, 주일 성수, 담임목사직 세습, 재정 비리, 교단 총회, 교단 내 이권 다툼, 노방 전도, 교회의 초대형화, 청부론, 선교 단체, 세기도 어려울 만큼 다양하고 많은 한국교회 내 민감한 문제들을 다뤘습니다. 관련 표지 이야기만 해도 일일이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많습니다. 심지어 <뉴스앤조이>에 고액을 후원하는 교회도 비판할 일이 있으면 예외를 두지 않아, 후원금이 뚝뚝 끊긴 일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목사의 성 문제는 42호 '성이거나 속이거나', 63호 '성스러운 성직자', 128호 '교회 내 성 문제 대책 없나', 208호 '성스런 곳에 성스런 일들이' 등 네 번이나 등장했습니다. 은근슬쩍 복귀를 꾀하고 있는 ㅈ 목사를 보며 언제까지 외쳐야 교회 안에서 자정 작용이 일어날까 싶지만, 물 타기, 버티기로 일관하던 한국교회에 스스로 사임하는 전례가 생겼습니다. 최근 ㅇ교회 ㅇ 목사가 사임하는 걸 보며, 더디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구나 하는 희망을 품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사임으로 문제를 덮고 가는 것뿐 아니라, 다윗처럼 철저히 징계받고 회개할 날도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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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고백, 말할 수 없는 자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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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고민, 미션! 대안을 찾아라
두 날개 양육 시스템이 새로운 교회 성장 프로그램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뉴스앤조이>도 두 날개를 가지고 싶습니다. 양적 성장을 위한 두 날개가 아닙니다. 비판과 대안이라는 두 날개입니다. 그동안 대안이라는 날개 짓을 통해 작지만 건강한 교회를 꾸준히 소개해 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교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투명하게 재정을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교회 개혁 방법론도 소개했습니다. 먹을거리, 단기 선교 여행 준비하는 법, 관상 기도, 통일 운동, 도농 교류, 대안 교육 등도 지면에 올랐습니다.
2010년부터는 일회성 취재가 아니라 연재 기획을 통해 농어촌 지역에서 의미 있는 사역을 하는 교회들을 소개했습니다. 내년에는 도심에서 대안을 만들어 가는 작은 도시 교회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아름답고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을 곳곳에서 찾아내어 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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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그 끝없는 싸움
이단을 고발하는 것은 기성 교회를 고발하기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기사 하나가 나갈 때마다 소송과 음해가 줄을 잇습니다. 2년 전 <뉴스앤조이>가 <크리스천투데이>와 예수청년회 설립자 장재형 씨를 이단으로 고발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사기성 모금을 한 단체로 둔갑되어 <크리스천투데이>의 폭격을 맞았습니다. 검찰에 고발당해 세무 조사도 받고 한 기자의 개인 신상이 악의적으로 이용당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무혐의로 판결났고, 이후 여러 교단이 <크리스천투데이>를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했지만, 지금도 그때의 기사가 <뉴스앤조이>를 괴롭힙니다. <뉴스앤조이>로서는 늘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이단 고발을 멈출 수 없는 것은, 이단의 수렁에 빠져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뉴스앤조이>가 이번에는 '이단에 빠진 사람들과 대안'이란 특별 기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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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의 역사를 보며 어떠셨나요. <뉴스앤조이>가 참 열심히 뛰었구나 하시는 분도 계시고 아직도 부족하다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금권과 교권에 흔들리지 않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온 것처럼, 새로 올 10년도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10년 후에는 고발성 기사보다는 즐거운 소식이 종이신문 지면을 가득 채우길 바라봅니다.
윤희윤 /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
"<뉴스앤조이>를 밖에서 볼 때는 왜 저렇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까 했는데,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하고 보니 이 억울한 이야기를 듣고 사실을 말해 주는 매체는 <뉴스앤조이>밖에 없었다." 1년 전, 기도 모임에 오신 독자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런 고백을 들을 때마다 <뉴스앤조이>가 기독교 내의 부정적인 면을 들춰내는 반기독교 세력이 아니냐고 오해 받더라도, 말할 수 없는 자의 입이 되어야겠다 다짐하게 됩니다.
종이신문에서 여성, 장애인, 성 소수자, 외국인 노동자, 탈북자, 철거민, 양심적 병역 거부자, 비정규직 노동자 들이 한국교회의 공고한 벽을 향해 잠시나마 소리를 내었습니다. 속이 시원할 정도로, 담이 무너질 정도로 큰 소리를 내게 하는 확성기는 되지 못했지만, 이런 외침들이 바위를 뚫는 낙수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