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의 강을 건너 6·15 정신으로
증오의 강을 건너 6·15 정신으로
  • 김성회
  • 승인 2010.12.09 14:5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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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기원의 밤 행사 열려

"교회를 주님의 일꾼으로 부르신 하나님! 남북의 교회가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한 기도를 쉬지 않게 하시고, 남북 간의 적대 의식과 대결 의식을 극복하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게 하시옵소서. 온 세계에 하나님의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온 땅에 평화의 기운이 퍼져 나가도록, 남북 교회가 한반도를 막고 있는 장벽을 허무는 일에 앞장서게 하옵소서."

한국 개신교를 대표한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북한의 도발에 "무력으로 응징할 것"을 주문할 때, 엘에이의 몇몇 한인들은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평화 통일 남북 공동 기도 기도문'을 되뇌었다. 지난 12월 3일, LA 소재 평화의교회에서 각 종교 단체와 시민 단체가 함께 '한반도 평화 기원의 밤' 행사를 치렀다. 평화의교회, 파사데나장로교회, 미주종교평화협의회, 민주노동당미주후원회, 우리문화나눔회 등이 함께 참여한 이번 행사에는 50여 명이 참석하여 피해자를 추모하고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 평화를 어떻게 구축해갈 것인가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눴다. <미주뉴스앤조이>도 후원으로 함께 참여했다.

   
 
  ▲ LA총영사관 앞에서 모인 참가자들.  
 
UCLA에서 현대사를 가르치는 이남희 교수는 한국 정세에서 "정전 상태가 국제적 충돌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진단하면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시하며 주변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꼭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 했다.

성현경 목사(파사데니장로교회 담임)는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결단에 의해서 만들어진 6.15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해답이다"라며 "증오와 두려움의 강을 넘어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자"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는 먼저 미주종교평화협의회 소속 각 종교 단체 지도자들이 피해자를 위한 추모 의식을 치르는 것으로 시작됐다. 먼저 원불교 측에서 최정안 교무(미주종교평화협의회 상임 대표)와 다른 교무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평화 발원문"을 낭독했다.

이어서 남가주 사원연합회의 회장인 현철 스님(반야사 주지)이 반야심경을 독송하며 추모의 예를 올렸다. 평화의교회 김기대 목사는 지난 8.15때 남북 교회가 함께 작성한 "2010년 평화 통일 남북 공동 기도 주일 공동 기도문"을 참석자들과 함께 낭독했다. 이어서 은혜한인교회의 오위영 목사의 "평화의 기도"가 예배당에 울려 퍼졌다.

   
 
  ▲ 김기대 목사(평화의교회 담임)가 "2010년 평화 통일 남북 공동 기도 주일 공동 기도문"을 참가자와 함께 나누고 있다.  
 
주 강사로 연단에 선 이남희 교수(역사학· UCLA)는 "현대사를 전공하는 학자이지만 정말 마음이 복잡하고 아프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일단 북한도 인정하고 있는 남한의 영토와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휴전 이래 최초로 정전협정을 위반한 일이며 규탄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비극은 22일에 있었던 한·미 합동 호국 훈련이 그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거치면서 쌓아온 남북 간의 신뢰 관계가 무너졌다며 "남북한 관계가 거의 중단됐다. 개성공당을 제외한 남북교류가 중단됐으며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남북공동선언도 다 무용지물이 됐다"며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 붕괴론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 이남희 교수. (UCLA)  
 
"위키리크스에 의하면 이명박 정부 고위 당직자들이 북한 정권이 조기 붕괴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를 냉각시키고 망하기를 기다리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폭탄이 날아왔다. 평화와 화해와 미래를 잡아먹을 폭탄이다. 스탠포드대학의 두 교수가 최근 방북하고 돌아와서 철저히 미국의 입장에서 내놓은 결과에도 북한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미국의 안전과 이익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했다"(이남희 교수)

이남희 교수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사용한 바 있는 전략적 인내라는 것이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정세 불안의 가장 근본 원인은 "정전 상태가 국제적 충돌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진단하면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시하며 주변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꼭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대화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힘들 때가 바로 꼭 대화 할 때"라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호소로 강연을 마쳤다.

이어서 성현경 목사(파사데나장로교회 담임)가 뒤를 이었다. 성 목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여 있는 우리들의 소망과 마음이 모여서 우리 평화와 회복이 일어날 줄로 믿는다"는 기도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 성현경 목사. (파사데나장로교회)  
 
그는 "기독교인들 중 많은 분들이 북에서 내려 왔다. 공산당의 피해를 실제로 본 사람들이 많다. 재산을 몰수당하고 가족들이 학살당한 분들이 공산당에게 당한 과거 이야기를 하며 치를 떠는 모습을 봐왔다"며 이런 사람들이 공산당을 미워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성 목사는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북한을 방문한 이야기를 하며 "두 번째 방문 때 교단 목사님들과 신천의 전쟁박물관에 갔다. 북한의 입장에서 기록한 전쟁 이야기를 보게 됐다. 총알이 얼굴을 뚫고 지나가 반쪽이 일그러진 사람도 만났다. 50년 전 이야기를 하는데 여전히 증오에 떨고 있었다. 그분 안에서 보았던 두려움과 증오는 자기 아버지가 공산주의자에게 죽었다고 분노하던 어떤 장로의 모습과 별 다를 것이 없었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진정한 평화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꼭 건너야 하는 강이 있다"며 "먼저 증오의 강을 건너야 하고 그 다음은 두려움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려고 하는 것도 두려움인데, 이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핵무기 개발과 마찬가지 심리라는 설명이었다.

   
 
  ▲ 평화의교회에서 LA총영사관으로 행진하는 참가자들.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결단에 의해서 만들어진 6.15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해답이다. 북한의 포격은 6.15공동선언에 대한 모독이며 부정으로 규탄해야 마땅하며 북한은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나와 같은 장로 교단의 장로다. 이명박 대통령의 진심을 믿고 싶다. 남북 간의 화해를 만들어 가려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그런 선의가 있다면 6.15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성현경 목사)

성 목사는 "이 세상에 거짓된 매체들과 거짓된 메시지들이 평화를 짓밟고 있다. 우리는 진정으로 우리 민족이 가야 할 길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함께 걸어가려는 6.15의 정신으로 가는 것이다 말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 하셨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기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라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 김기대목사와 함께 폐회 기도를 드리는 참가자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촛불에 불을 밝히고 LA총영사관까지 행진을 했다. 영사관 앞에서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나눈 후 행사를 마쳤다.

2010년 평화 통일 남북 공동 기도 주일 공동 기도문

민족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올해는 한일 강제 병합 100년, 해방과 분단 65년,
6·25 전쟁 60년, 6·15 선언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역사 속에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주시고,
고난 속에서도 동행하여 주시고,
8·15 해방의 역사를 맞이하게 하시고,
새 길을 열어 주시는 은혜에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용서의 하나님!
올해는 일제의 찌꺼기를 완전히 청산하고,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마련하고,
남북 간 통일을 이루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전환기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동안 남북이 함께 쌓아 온 화해와 협력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또다시 비방과 불신, 적대와 대결의 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평화를 이루어 가는 하나님의 자녀로 살지 못한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인도하시는 하나님!
분단에 이어 대결과 전쟁의 길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 체제가 세워져 전쟁 위험이 없는 평화 지대가 되고
한반도와 전 세계가 핵무기 없는 세상이 되게 하옵소서.
남북 사이의 불신과 대립이 해소되고 화해와 협력, 교류로 신뢰를 구축하고
환희롭던 6·15 통일 시대가 재현되고 더욱 활짝 열려져
남북 삼천리에 통일의 열기가 도도히 굽이치게 하옵소서.

교회를 주님의 일꾼으로 부르신 하나님!
남북의 교회가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한 기도를 쉬지 않게 하시고,
남북 간의 적대 의식과 대결 의식을 극복하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게 하시옵소서.
온 세계에 하나님의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온 땅에 평화의 기운이 퍼져 나가도록,
남북 교회가 한반도를 막고 있는 장벽을 허무는 일에 앞장서게 하옵소서.
주님이 주시는 화해와 평화, 통일의 그 날을 간구하는 사명을 교회가 다함으로써,
이 세상의 빛으로 오신 주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옵소서. 아멘.

2010년 8월 1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조선그리스도교연맹

6·15 남북 공동선언

1. 남과 북은 나라의 통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올해 8·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이상과 같은 합의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이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의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2000년 6월 15일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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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 2010-12-20 15:28:17
이곳에서도 촛불의식이네요. 주님은 우리에게 나라를 위해 기도하게 하시고 믿지 않는 상관을 위해 기도 하게 하십니다.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 예수님이 나타내 보이시지 않습니다.
자기 소견대로 애쓰고 힘쓰는것 입니다.
김정일은 평화를 외칠 자격이 없습니다. 무수한 한국의 테러와 북한 주민을 300만이나 굶겨 죽이고 정차범 수용소에는 700만면의 기독교인이 가혹한 현벌로 죽움울 기다리고 인간이하의 대우를받습니다.

2010-12-11 03:31:44
파사데나 장로교회의 성목산님이 이런 분이셨군요. 참으로 바른 관점이라 생각합니다. 칼을 준비하라고 하셨지만, 베드로에게 꾸중했던 주님을 생각하면 답이 나옵니다. 성령의 소욕은 용서를 육신의 소욕은 보복을 이야기하지요. 김정일이 나쁘지만 그도 하나님이 세운 권력입니다.

걱정 2010-12-11 02:40:47
친북좌파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친 김정일 반 북한 주민 좌파라고 볼 수 있다. 우파는 반 김정일 친 북한 주민 우파에 해당한다. 위의 글에나오는 이들은 물론 친김정일/반 북한 주민 계열에 해당한다. 북한의 민주화, 북한주민들을 위한 기도, 북한 방방곡곡에 예수님의 교회가 세워지는 때를 기다린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김정일 일당이 먼저 물러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