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세계영적도해:Global Spiritual Mapping>라는 책의 저자인 인터콥 최바울(본명 최한우) 대표는 필자가 1985년부터 1992년까지 서울성락교회(담임 김기동 목사)에서 부목사로 재직할 당시 대학부에서 교회를 열심히 섬기던 청년이었다. 1992년 나는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그 후로는 최바울 목사를 만난 적이 없지만, 최근 책을 통해 그의 근황을 알게 되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김기동 목사는 장로교 고신(1991년), 합동(1991년), 통합(1992년), 합신, 기성, 기침(1987년)으로부터 각각 이단으로 규정된 바 있으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필자는 1972년 중학교 시절에 부모님과 함께 성락교회에 등록하여 1999년 완전히 베뢰아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때까지 약 27년 동안 베뢰아에 몸담았었다. 또한 1976년 베뢰아 제1기가 태동될 당시부터 베뢰아 행정 담당 전도사로 재직했으며, 1985년 군종장교로 전역하고 다시 성락교회로 돌아와 1992년까지 베뢰아 아카데미 담당목사를 했다.
▲ <베뢰아 원강> | ||
‘하나님의 의도’란 영원 전부터 홀로 자존하시는 하나님이 구상하시고 계획하신 후 성령으로 말미암아 아들 안에서 성취된 하나님의 뜻을 한 폭의 그림으로 보는 것이다. 하나님의 의도는 크게 ‘아들의 보좌 상속’, ‘마귀 진멸’, ‘인간 구원’이라는 3중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를 각각 ‘제1의 의도’, ‘제2의 의도’, ‘제3의 의도’라 칭한다. ‘제1의 의도’는 하나님과 아들의 관계, ‘제2의 의도’는 하나님과 마귀의 관계, ‘제3의 의도’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로 요약되며, 이 모든 것은 아들 안에서 성취된다. 아들이 없이는 한 가지도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진 것이 없으니, 예수의 공생애 자체가 ‘하나님의 의도’이다. 이와 같이 3중 구조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의도’는 하나님이 지으신 세 하늘과 각각 밀접한 관련을 맺고 진행된다.
필자는 최바울 목사의 인격과 사역을 비판할 의도는 전혀 없으며 또한 그럴만한 자격도 없다. 다만 최바울 목사가 그의 책에서 다룬 ‘하나님의 사정’이란 부분이 베뢰아에서 말하는 소위 ‘하나님의 의도’라는 부분과 일치한다는 것을 김기동 목사의 베뢰아 강의와 저서를 근거로 말하고자 한다.
우선 김기동 목사는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마귀가 도전했을 때 당장 하나님이 멸하시면 될 텐데 왜 그렇게 오랫동안 묵인했느냐'고 하지만 하나님은 반역하는 천사를 인정해서 묵인하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불법을 합법으로 처리하시려고 한 것입니다."(1985년, 마귀론, p.62)
"죄짓고 오는 인간에게 상까지 주시겠다는 것은 인간이 마귀를 멸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오실 길을 위한 사전의 안내자였기 때문입니다."(1985년, 마귀론 상, p.78)
▲ <마귀론> | ||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시는 길을 위해 예비된 자입니다”(p.578) … 우주는 마귀를 멸하기 위해 창조하신 것이고, 인간은 마귀를 멸하기 위해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실 길이요, 예수 그리스도를 안내하는 안내자로서 지으신 것이다(p.578). … 인간은 하나님의 일에, 곧 마귀의 일을 멸하는 도구로 쓰임을 받았습니다.”(p.751)
“그러므로 이때까지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시는 일을 위해 인간이 쓰인 것입니다”(p.766) “음부는 본래 하나님의 아들이 하늘을 상속받기 위해 거쳐 들어가시는 곳으로 지어졌습니다. 주님은 죽기까지 복종하시려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p.611)
“예수께서 자기의 일을 하시기 전에는 절대로 인류를 구원한 사실이 없습니다”(p.767) “인간이 마귀를 멸하려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도구가 되었다고 해서 비난할 수 없습니다”(p.767)
“그리고 그가 하늘로 가시면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도왔으니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그가 계신 곳에 데리고 가겠다고 하셨습니다”(p.767)
다음은 최바울 대표가 쓴 <세계영적도해> 중에서 베뢰아의 '하나님의 의도'와 유사한 내용들이다.
“사단은 가장 간교한 육체인 뱀의 모습을 입고 인간계에 들어왔고, 하나님은 하나님을 닮은 가장 고귀한 육체를 입고 들어왔다는 사실이 분명 아주 근본적인 천국의 비밀을 말해주리라는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Page 10)
"마침내 깨달은 것은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신 것과 뱀이 접근해서 아담을 꼬이는 것을 보고도 침묵하고 바라만 보셔야만 했던 것 사이에 깊은 내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왜 육체를 입고 이 땅에 오셔야만 했는지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Page 34)
"인간을 창조하기 전부터 하나님의 사정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정! 그렇습니다. 이 우주 창조 이전에 하늘에서 하나님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전능하신 창조주 우주의 왕 하나님께 사정이 있었다는 것은 엄청난 이야기입니다." (Page 35) ▲ 최바울 대표가 쓴 <세계영적도해>.
“하나님의 역사는 처음부터 파라독스로 일관합니다. 에덴의 사건도 역시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진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수준으로 ‘하나님 왜 그렇게 이상하게 하셨나요’라고 주장하거나 반박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정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심정을 가져야 합니다.”(Page 36)
"우리는 하나님께서 왜 인간을 창조하셨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이면서 동시에 동역자입니다. …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시고 그들을 통해서 사단을 정죄하셨으며…” (Page 38)
"주님은 사단을 정죄하길 원하셨던 것입니다. 하늘에서 범죄한 사단을 영원히 저주하길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에덴에서 한 것입니다. 사단은 처음부터 하나님께 대적한 범죄한 천사이고 저주받아 마땅한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아담과 하와는 사단을 고소하였고, 하나님은 합법적으로 사단을 정죄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하나님의 사정이 풀어지는 것입니다." (Page 39)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시고 그들을 통해서 사단을 정죄하셨으며 마침내 하나님께서 직접 이 땅에 오셔서 정죄된 사단의 정사와 권세를 꺾으셨습니다. 사단의 머리를 재기불능으로 상하게 하신 것입니다." (Page 46, Page 34)
"하나님은 아담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묻지 않으셨습니다. 죄의 결과는 그에게 있겠지만 죄의 원천적 책임을 묻고 있지는 않으십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책임을 물으셨다면 아담과 하와도 같이 저주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죄의 결과에 대해서만 말씀하셨습니다." (Page 41)
이상과 같이 김기동 목사가 주장하고 있는 ‘하나님의 의도’를 정리하여 보았는데 최바울 목사가 쓴 <세계영적도해>의 제1장 ‘하나님의 사정’이 베뢰아의 주장과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최바울 목사가 이 시점에서 모든 사실을 솔직히 시인하고 과감히 용서를 구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더욱 능력 있고 거룩한 도구로 쓰임을 받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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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홍선 목사 / 뉴욕평강침례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