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로우크릭 껍데기만 베끼는 한국 교회
윌로우크릭 껍데기만 베끼는 한국 교회
  • 박지호
  • 승인 2011.01.25 04:51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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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의'란 알맹이 말고 '성장'이란 껍데기만

'건강한 '메가처치'가 모순 형용이 아니라고 믿는 이들에겐 미국의 윌로우크릭교회(Willow Creek Community Church)는 동경의 대상이다. 빌 하이벨스 목사는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가던 70년대 비신자(Seeker)를 배려한 '열린 예배'를 만들며 윌로우크릭교회를 30년 만에 교인 수 2만 명에 이르는 대형 교회로 성장시켰다. <The Church Report>가 2007년 발표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교회 중 1등을 차지할 만큼 윌로우크릭교회의 위상은 대단하다.

   
 
  ▲ 수많은 목회자들의 선망의 대상인 빌 하이벨스 목사. (출처 : 위키피디아)  
 
교세 확장을 위한 방법론에만 관심

90년대부터 성장이 침체된 한국 교회는 미국 교회를 성장 모델로 삼았고, 윌로우크릭교회는 대표적 사례 중 하나였다. 온누리교회가 가장 발 빨랐다. "온누리교회는 윌로우크릭교회의 빌 하이벨스 목사를 초청해 '열린 예배'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97년부터 이를 실행하기 시작하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신자유주의와 개신교의 잘못된 만남' 중)

하용조 목사는 2006년에 열린 '온누리 리더십 사역 축제'에 빌 하이벨스 목사를 초청해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하 목사는 "온누리교회가 윌로우크릭교회와 빌하이벨스 목사에게 진 빚이 얼마나 많은 줄 모른다. 많은 영감과 자극을 받았고 그것을 한국화시킨 교회가 온누리교회"라고 말했다.

여기까지다. 개 교회 성장제일주의에 중독된 한국 교회가 윌로우크릭교회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세련된 예배 형식이나 빌 하이벨스 목사가 제시하는 성장 원리들 정도에 머무른다.

신앙을 공적인 차원으로 넓혀온 빌 하이벨스 목사

하지만 빌 하이벨스 목사의 관심은 교세 확장의 차원을 넘어선다. 바로 빌 하이벨스 목사가 흘린 눈물이 이를 잘 말해준다. (관련 기사 : 인종차별이란 불편한 진실 마주한 윌로우크릭교회의 용기)마틴 루티 킹 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 1월 16일, 윌로우크릭교회는 인종차별이라는 거대한 사회악에 맞서 싸웠던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념했다. 인종차별이란 죄악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을 교인들의 간증을 통해 직면토록 도전했다.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으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이 실현됐다고 여기는 것이 착각임을 보여준 것이다.

빌 하이벨스 목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착수한 서류 미비자(불법 체류자)들을 합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민법 개혁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대다수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반대하고 있는 사회적 이슈다. 빌 하이벨스 목사는 작년 7월 The American University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법 개혁 법안에 대해 연설하기에 앞서 이민법 개혁의 시급함을 설명했다.

"미국에 살아가는 수많은 가족들이 엄청난 무게의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혹시나 추방되어 가족들과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나는 그들도 미국 사회의 일원이 되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빌 하이벨스 목사)

윌로우크릭교회가 몇 년 전부터 라티노 회중을 위한 사역을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빌 하이벨스 목사는 라티노 교인들 중 수많은 불법체류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희망 없는 경제적 상황 때문에 미국에 왔지만 신분 문제로 또 다시 딜레마에 빠진 사람들의 고통을 보게 된 것이다.

빌 하이벨스 목사의 연설이 나가자 아니나 다를까 보수 복음주의 진영에선 비판이 일었다. <Rockwall Conservative>라는 보수 진영의 웹사이트에는 빌 하이벨스가 오바마를 소개했기 때문에 윌로우크릭협회가 주관하는 리더십 서밋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글이 실리기도 했다.

   
 
  ▲ 이민법 개혁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오바마를 청중들에게 소개하는빌 하이벨스 목사.  (출처 : C-SPAN 화면 캡쳐)  
 
빌 하이벨스 목사는 윌로우크릭협회를 통해 리더십 서밋이라는 행사를 만들어 매년 각계 리더들과 함께 깨어진 세상을 회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실천하는 모임을 가져왔다. 이런 행보 덕에 빌 하이벨스 목사는 새들백교회의 릭 워렌 목사 등과 함께 미국 사회에서 새로운 차원의 복음주의자로 주목받아왔다. 몇 가지 이슈(동성애·낙태)만 가지고 도덕을 판단하는 전형적인 복음주의자가 아닌, 질병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생명도 소중히 여기고, 분쟁 지역의 굶주린 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복음주의자들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새들백교회의 릭 워렌 목사 역시 2003년 남아프리카에 다녀오고 나서 가난과 질병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분쟁과 가난·질병·교육과 리더십 부재를 세계가 직면한 5가지 현안으로 설정했다. 이후 새들백교회는 68개 국가에 교인 7,500명으로 구성된 1,000여 개 피스플랜팀을 파견해 교육·구제·의료 등의 구체적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소저너스>의 짐 월리스 대표가 쓴 <세상을 바꾸는 7가지 방법>이란 책의 추천사에서도 빌 하이벨스 목사는 "우리는 가난한 자들, 인종 간 화해, 세계적 빈곤과 에이즈, 개발도상국 여성들의 곤궁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월리스가 말해 온 것들이 결실을 맺는 중"이라고 말해 그의 신앙적 관심사는 교계 차원을 넘어선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사회적 죄악엔 침묵하는 한국의 대형 교회들

한국 교회가 존경해 마지않는 윌로우크릭교회나 새들백교회가 기존의 보수 교회가 외면했던 사회적 정의 이슈에 적극적인 실천을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대형 교회들은 껍데기만 흉내 낸 채 사회적·역사적 맥락과 단절된 기독교 신앙을 교인들에게 주입하면서 신자들의 입맛에 맞추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일부 대형 교회들이 합리적인 교회 운영이나 나눔을 강조하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단계로 나오긴 했지만 한국의 사회적 죄악을 직면하며 교인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실천을 다짐하는 단계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이 세상과 교회를 향한 비판적인 통찰을 상실한 채 "이 땅의 황무함을 보소서"라는 찬양을 부르면서 동네에 있는 사찰과 술집을 떠올리는 게 고작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인 교회의 경우를 보자. 미국토안보부가 2007년 발표한 자료대로라면 예배당에 앉아 있는 한인 교인들 8명 중 1명은 불법체류자로, 신분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다. 신년 특별 새벽기도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민법 개혁을 위해 활동하는 한인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한인 교회가 동성애 합법화를 반대할 때 보였던 집중력과 적극성을 왜 이민개혁법안 통과에 쏟지 않느냐며 안타까워한다.

   
 
  ▲ 미국의 후진적인 의료 제도 때문에 미주 지역의 한인 신문의 관광 코스 광고란에는 한국에서 실시하는 건강 검진 코스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미국의 후진적인 의료 보험 체계로 인해 각종 단체와 교회가 '한인 동포들을 위한 무료 건강검진 및 건강 상담 행사를 갖는다'는 광고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미주 지역 교회협의회들도 저마다 한국에 있는 병원들과 의료 협력 조인식을 갖고 “미주의 열악한 환경에 사역하며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목회자들이 많다"며 미주 한인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자랑한다.

의료 보험 개혁은 정치적 이슈라서?

하지만 작년 연일 미국 사회가 의료 보험 개혁으로 떠들썩할 때도 교계는 의료 보험 문제에 대해서 시큰둥했다. 당시 남가주교회협의회 임원이었던 목회자 한 명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 목회자는 "교회 운동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의료 보험 개혁과 같은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 관여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의료 개혁은 미국의 시스템의 변화이기 때문에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적인 것과 비정치적인 것을 나누는 잣대는 무엇일까. 미주 한인 교회들이 지난 한국의 대선 때는 이명박 장로를 대통령으로 세우겠다며 뛰어들었다.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그 모임마다 교계 지도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미국 땅의 약자로 살아가는 불법체류자들을 위해 이민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에는 시큰둥하면서도,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편 가르는 일에는 팔을 걷어붙이는 희한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소저너스>의 대표인 짐 월리스 목사는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며 미국 교회가 부자들을 편들고 전쟁을 지지하는 반지성적 위선자들의 집단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 교회가 윌로우크릭교회를 모방하려면 커뮤니티에 대한 공동체적 의무를 의식하며 사회적 죄악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몸부림도 포함시켜야 한다. 한국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 '성장'이 아니라 'Willow Creek'과 'Church' 사이에 있는 'Community'란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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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A J A 9 9 . ⓒⓞⓜ 2011-02-04 17: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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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bist 2011-02-03 05:54:00
한국의 대형교회가 선교와 전도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의 한 문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선교, 전도이외의 영역은 모두 세속화 되도록 내 버려두는 결과를 가져 옵니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말이죠. 성육신이 물질세계로 들어온 것이라면,그 분을 따라가는 우리도 이 세상 모든 영역에서 신앙을 표현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신앙이 영적인 것만에 국한된 것으로 보는 것은 성육신에 대한 편협한 이해입니다.

as 2011-01-31 18: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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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ierra 2011-01-30 13:16:37
사회문제에 대해선 장님이 되고 벙어리가 돼버린 한국교회는 이제 설 자리가 없다. 사회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곧 사람들의 고통이나 당면한 이슈들에 대해 못본채 한다는 얘기다. 결국은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통을 멀리 하겠다는 얘기다.

파티 2011-01-28 13:50:05
성령받고 권능에 임하면 온유대 예루살렘 사마리아 땅끝까지 증인이 되는것 입니다.하나님은 살아계신분 이시고 우리와 함꼐 하십니다.
우리의 싸움이 혈과 육이 아님을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배후의 조종자가 있지만 주님은 승리한 싸움 입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가 거룩하고 내가 온전하니 너희가 온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