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 주에 거주하던 김영희 씨는 2007년 난소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의 권유에 따라 수술을 받았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의사는 항암 치료만 마치면 완치될 수 있다고 그녀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항암 치료를 거부했다.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 있다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난소암 판정을 받을 무렵 '구원파'로 불리는 기쁜소식선교회(선교회·박옥수 목사)의 기쁜소식미네아폴리스교회에 출석했다. 그곳에서 신앙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그리고 암을 치료한다는 '또별'을 알게 됐다.
▲ 김영희 씨가 암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또별 제품. 포장지에는 성분 표기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백정훈 | ||
박옥수 목사는 2005년부터 설교 중에 자주 도기원 대표와 진영우 사장 그리고 운화가 개발한 또별을 추어올렸다. '또별'이라는 이름은 박옥수 목사가 작명했다. 박 목사는 2007년 8월 19일 설교에서, "단기 선교사들은 별이라서 가는 곳마다 기쁨을 주는데, 이것(또별)도 '또 다른 별'로 사람들의 생명을 구원하고 기쁨을 준다"고 또별이라는 이름의 의미를 설명했다. 박옥수 목사는 또별이 암과 에이즈를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선교회 교인들에게 수차례 설명했다. 올해 1월 2일 설교 때는 가나에서 또별을 사용해 에이즈 치료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또별, 식품이 '암 치료제'로 둔갑)
김영희 씨도 또별을 암을 고치는 약으로 알고 먹었다. 그녀는 "미네아폴리스교회의 류 아무개 전도사가 복용을 권했다. 암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김 씨에 따르면, 선교회 교인들은 "항암 치료를 받는 것은 세상 사람의 방법이지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세상 방법으로 가기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들은 김영희 씨에게 세상의 방법 대신 또별을 먹으라고 권했다. 김 씨는 또별을 복용하며 선교회 모임에 참석했다.
2010년 1월, 김 씨의 병세는 악화됐다. 몸이 붓고 복수가 찼다. 주치의는 2개월 시한부를 선고했다. 결국 그녀는 서울행을 택했다. 귀국 후 김 씨는 강남성모병원에서 6개월 동안 항암 치료를 받았다. 병세는 호전됐다. 하지만 김 씨는 "세상의 방법을 이용해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꼈다. 선교회의 인도를 받고 싶었다"고 했다. 김 씨는 운화 본사가 있는 전북 전주시에 머물며 다시 또별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몸 상태가 또 다시 나빠졌다. 김영희 씨는 운화 연구실장인 최 아무개 씨에게 또별의 성분이 무엇인지, 또별을 먹고 나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를 물었다. 최 씨는 비밀이라고 했다. 2005년 선교회에서 탈퇴한 전해동 씨를 만나면서 김 씨의 궁금증이 풀렸다. 전 씨는 방광암에 걸린 어머니를 위해 또별을 구입했다. 그는 또별의 성분 표기가 명확하지 않은 것에 의문을 품었다. 그는 운화 본사 소재지인 전주시 덕진구청에 또별 성분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알아낸 또별의 주성분은 조직 배양삼과 녹차 분말이다. 운화 측이 주장하는 줄기세포 성분은 없다. | ||
김 씨는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전해동 씨에게 자신이 또별을 복용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또별을 구입하고 받은 영수증, 제품 설명서 등 관련 자료를 전 씨에게 넘겼다. 전해동 씨는 올해 7월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또별에 얽힌 김 씨의 사연을 공개했다. 전 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주최한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측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구원파의 박옥수 목사가 운화라는 기업을 통해 불법 의료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은진 홍보팀장(운화)은 "또별은 일반 식품이다.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또별을 의약품으로 광고한 적이 없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은 영업 사원들이 제품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 때문이다"고 했다. 선교회 홍보국 관계자는 억울하다고 했다. 관계자는 "박옥수 목사가 또별을 홍보한 것은 또별이 암·에이즈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의학 전문가에게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고 했다. 또 "운화의 임원들이 선교회 교인인 것은 맞지만 운화와 선교회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 암이 전신에 퍼져 고통을 겪는 가운데 김영희 씨는 더 이상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란다며 동영상을 남겼다. (사진 제공 전해동) | ||
백정훈 /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
* 한국 <뉴스앤조이>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