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뉴스앤조이] 2주년 행사 앞두고 가슴앓이 끙끙
[미주뉴스앤조이] 2주년 행사 앞두고 가슴앓이 끙끙
  • 김종희
  • 승인 2009.04.16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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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뉴욕밀알장애인선교단 음악회와 날짜 중복…솔로몬의 지혜 필요할까

서로 자기가 갓난아기의 친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인네들에게 솔로몬 왕은 "아기를 반으로 잘라서 반반씩 나눠주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자 진짜 엄마가 자기 아기를 포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는 솔로몬은 어떤 지혜를 발휘할까 궁금합니다.

4월 26일 일요일 저녁 6시 뉴욕 퀸즈에 있는 Living Faith Community Church에서 <미주뉴스앤조이> 창간 2주년 행사가 열린다는 광고를 했으니 독자들은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같은 날 저녁 5시 30분 뉴욕밀알장애인선교단은 롱아일랜드에 있는 참사랑교회에서 재정 모금을 위한 자선 음악회를 연다고 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4월 26일에 여러 단체가 각기 행사를 열 텐데, 굳이 여기에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까요.

▲ 작년 이맘 때 열렸던 <미주뉴스앤조이> 창간 1주년 행사 때 뵙던 분들을 올해 다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미주뉴스앤조이>와 뉴욕밀알장애인선교단은, 부부가 각각의 단체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특수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 같은 날에 중요한 행사를 동시에 열기로 결정했는지, 일반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도 일종의 '특수 정황'을 이해하면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 처마 밑에 살지만 자기가 맡은 일에 워낙 정신없이 몰두하는 부부인지라 각자의 일에는 최선을 다할지 몰라도, 정작 두 사람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하는 문제들을 상대방이 알아서 해주길 바라다가 구멍이 뻥 뚫리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게 옳으니 그르니 평가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중요한 행사를." 그 누구에게 원망의 화살을 겨누지도 못한 채 끙끙 가슴앓이만 합니다. 이미 다 알렸기 때문에 한쪽에서 날짜를 양보할 수도 없습니다. 굳이 솔로몬 식으로 판결한다면, 손님들을 절반씩 뚝 잘라서 양쪽으로 나눠서 가도록 한다? 그럼 진짜 양심적인 단체에서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쪽으로 몰아주십시오. 저희가 포기하겠습니다" 하고 양보를 한다?

이런 상상들은 과대망상 속에서나 가능한 행복하고 배부른 고민일 뿐입니다. 냉정하게 판단하면 <미주뉴스앤조이> 손님과 밀알장애인선교단 손님은 성향이 완전히 딴판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니 굳이 손님들이 분산될 걸 우려하는 것은 우리만의 착각일지 모릅니다.

손님이 겹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일 수는 있겠지만, 그 현실이 과연 건강하고 바람직한 것일까 생각하면 얼른 고개를 끄덕일 수 없습니다. 

예전에 북한 돕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평택 미군기지 설치 반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두 운동을 함께 벌이는 모습을 꿈꾸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겉으로 얼핏 보면 한쪽은 '자선' 운동이고 다른 한쪽은 '난폭' 운동처럼 보이지만, 뿌리를 파내려가보면 두 운동은 같은 뿌리에서 올라온 다른 줄기일 뿐입니다. 자기 운동의 뿌리를 잘 헤아려보면 이것과 저것이 별개가 아니라 상생과 공존의 관계임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판'을 주업으로 하는 언론 운동과 '섬김'을 주업으로 하는 복지 운동도 뿌리를 찾아가면 한 근원에서 나옵니다. 약한 자를 지독히 편애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현실에서 구현하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쪽에서는 죽어라 비판만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죽어라 봉사만 하는 것이 절대 건강하지 않습니다. 상대의 사역에 참여함으로써 나의 부족함을 깨닫고 채우면서 나의 사역을 한 단계 숙성시키는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 뒤로 검은 돈을 주고받는 한국형 '패밀리'가 아니라 마음과 뜻을 주고받을 수 있는 하나님나라형 '패밀리'의 자선 음악회 포스터입니다.
<미주뉴스앤조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장애인 돕기 행사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한다면 그게 가장 이상적이고 건강한 그림일 것입니다. 지금은 <미주뉴스앤조이>와 뉴욕밀알장애인선교단의 손님이 별로 겹치지 않겠지만, 겹치는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우리의 목표로 삼아야겠다는 제법 어른스러운 생각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이 글을 읽고 "아, 그럼 밀알장애인선교단 자선 음악회에 가서 <미주뉴스앤조이> 독자들을 만나면 되겠군" 하고 오판하면 큰일입니다. 그래도 창간 2주년 행사에는 다들 꼭 오셔야 합니다. 그럼 자선 음악회는 어떡하라고? 그건 누군가 솔로몬 왕 대신 하나님의 직통계시를 받아서 우리에게 통보해줄 때까지는 모른 채합시다.

<미주뉴스앤조이> 창간 2주년 행사 초청장을 따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누구는 초청장 보내서 초청하고, 누구는 인터넷 보고 알아서 오라고 구분하는 것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과연 무슨 기준으로 그런 선별을 할까요. 사회적 지위, 교계에서의 명성, 교회 사이즈, 주머니에 든 돈의 무게?

굳이 초청장을 받아야 올 사람이라면 안 와도 괜찮다 싶습니다. 남들에게 세 과시를 하기 위한 행사는 아니니까요. 2년 동안 지켜주신 하나님과 지지자들과 후원자들과 독자들과 기쁨과 감사를 나누고 서로 격려하는 가볍고 즐거운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강사 : 노진준 목사 (볼티모어 갈보리교회 담임)
일시 : 4월 26일 저녁 6시
장소 : Living Faith Community Church
주소 : 171-39 Northern Blvd. Flushing, NY 1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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