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신학?’ 스티브 잡스에게서 배우는 신학의 방향
‘아이폰 신학?’ 스티브 잡스에게서 배우는 신학의 방향
  • 곽퓨이란
  • 승인 2011.10.03 22:10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신학(iTheology)'를 기대하며

   
 
  ▲ 9월 28일 애플이 미국 언론사들에게 보낸 아이폰5 공개 행사 초대장. 4개의 아이콘은 행사의 날짜·시각·장소·내용을 상징한다.  
 
나의 첫 컴퓨터는 애플의 매킨토시(이하 맥)였다. 아직도 내 다락방에 있다.

1985년 그해, 나는 대학원 공부를 위해 쉽고 간단하게 배울 수 있는 컴퓨터가 필요했다. 마침 내 주위 사람들은 맥을 권했다. 미국에 오기 전, 나는 퍼스널컴퓨터 사용에 관한 몇 가지 수업을 들었고, 그땐 F7키나 F10키가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외워야 할 시대였다. 나는 맥이 그저 조그만한 마우스 클릭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소릴 듣고 매료됐다.

난 내 맥이 너무 마음에 들어 홍콩에 돌아갔을 때도 가져갔다. 랩탑(혹은 노트북)과 아이패드(iPad)의 시대에서 (이 컴퓨터를 홍콩까지 가져가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우선 난 컴퓨터가 들어가기에 충분한 파란 캔버스 가방을 샀다. 공항 보안 검사에서 다른 뭔가가 아니라 진짜 컴퓨터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컴퓨터 전원을 켜야 했다. 난 일곱 살이었던 내 딸과 동행하고 있었는데 태평양을 날아가며 컴퓨터가 든 가방을 내 딸이 앉은 좌석 앞 공간에 뒀다. 내 딸은 가방 위에 발을 뻗을 수 있다며 좋아했다.

그당시 홍콩에선 맥이 대중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수리비가 너무 들어 맥을 포기해야만 했다.

2001년 아이팟(iPod)이 등장했을 때, 난 이 아이팟이 문화적 혁명을 일으킬 줄 몰랐다. 그 이후 사람들의 귀에 꽂힌 아주 흔한 흰색 이어폰을 볼 수 있었다. 이 작고 하얀 장치는 "그냥 반드시 소유해야 하는 물에 깍인 마법의 돌"처럼 보였다. 누가 그런 디자인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2007년, 내 친구 세린의 거실에서 아이폰(iPhone)을 처음 봤다. 빨간 커버에 매끈한 게 귀여웠다. 난 아직도 이 휴대폰의 진기한 기능에 대한 기대에 부푼 세린의 모습이 생생하다.

난 사람들이 이미 넷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이패드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 중국 여행을 가기 전, 3파운드가 채 안되는 넷북을 구입했다. 그런데 무슨 낭팬지, 아이패드는 넷북의 반 정도 무게고, 훨씬 더 빨랐다. 버스를 타고 내가 가르치는 학교의 동료 교수들과 학생과 함께 이안 더글라스의 주교식에 가는 도중, 처음으로 아이패드를 만져봤다. 우린 아이패드를 돌려가며 새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처럼 키득거렸다.

맥은 내가 애플과 가진 유일한 만남이었다. 나는 스마트폰도 없고 여전히 내가 스티브 잡스나 혹은 모세의 타블렛(tablet은 석판으로도 해석된다, 역자 주)이 필요한지 납득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난 며칠 동안 스티브 잡스의 애플 최고 경영자직 사임에 대한 애플 직원들과 컴퓨터 괴짜들,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의 반응에 마음을 빼앗겼다. 맥은 내 첫 사랑이었다. 누구든 오랫동안 첫 사랑을 기억한다.

정신적 스승, 구루를 찾아 인도까지 갔던 선(禪) 불교도인 스티브 잡스는 신학자들을 위한 한두 가지 가르침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애플의 천재는 기능과 형태는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두 애플의 디자인 미학과 미니멀리즘에 대해 말한다. 잡스가 리드대학을 중퇴했을 때, 그는 서예(calligraphy) 수업을 청강하러 다시 학교로 돌아갔고 이것이 그의 감성을 영원히 변화시켰다. 그는 맥에서 다양한 활자체를 선보였고 테크놀로지가 반드시 강렬한 미학적 요소를 지녀야 한다고 믿고 있다.

나는 신학 체계를 만들 때 신학자들이 좀 더 나은 미학적 감각을 가졌으면 한다. 아퀴나스의 신학은 익랑(대문의 좌우 양쪽에 잇대어 지은 행랑)과 부속 예배당, 아치형 천장을 가진 대성당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폴 틸리히는 그의 조직신학을 산으로 묘사했고 그 작업의 여러 부분을 정밀 묘사로 그려냈다.

잡스는 우리가 애플의 제품을 사용할 때 테크놀로지 따위는 잊은 채 즐기길 원한다. 그는 이 제품들을 조금만 가지고 놀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한다. 아이폰에 있는 시계 아이콘을 보면 그게 뭘 나타내는지 알 수 있다.

잡스는 '테크놀로지가 당신과 인생 사이에 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신학 또한 당신과 인생 사이에 서 있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신학들이 그게 과연 무엇인지 알 수 없게 써져서 읽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어리석다고 느끼게끔 해버렸다. 이것은 신학 도사들(theo-geeks)에게 항상 의지하는 신학 초짜들(theo-novices)을 양산한다.

   
 
  ▲ 본디블루 색상의 아이맥.  
 
하지만 잡스의 가장 큰 유산은 애플의 표어, "다르게 생각하라"에 있다. 누구도 퍼스널컴퓨터 시장이 존재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을 때, 그와 워즈니악은 집 차고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어냈다. 컴퓨터가 검정색과 베이지색으로 뒤덥혀 있을 때, 아이맥(iMac)은 본디블루(Bondi Blue)색, 밝은 주황색, 라임녹색으로 나타났다.

다르게 생각하라.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가 만든 작은 상자 속에서 갇힌 채 빠져 나올 기회만 학수고대하고 계신다. 과연 누가 새 판을 시작할 첫 번째 ‘아이신학(iTheology)’를 쓸 것인가?

글 · 곽퓨이란 교수(성공회신학교) / 번역 · 윤영석 기자

* 홍콩계 여성 신학자 곽퓨이란 교수의 블로그인 'On Postcolonialism, Theology, and Everything She Cares About'에 실린 글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번역해서 게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와와/카/지/노★ w w w . w a 2011-10-19 19:41:35
◆와와/카/지/노★ w w w . w a w a 5 0 0 0 . c o m ★
◆안전하게.유료 도메인 사이트를 선택하세요◆
◆와와/바/카/라◆라이브카.지/노/◆
◆흐트러짐 없는 HD고화질◆
◆안전하게.유료 도메인 사이트를 선택하세요◆
◆입출금 수수료 없음◆
★다른 사이트와는 다르게 게임을 안하셔도 둘러보실수 있습니다★
★머나먼 강원랜드 입장권에 자리세까지 내면서★
★줄지어서 기다리면서 게임을 하세요? ★
★ w w w . w a w a 5 0 0 0 . c o m ★

Man 2011-10-06 13:03:52
이단으로 몰리는 지름길은 바로

다르게 생각하는 것.

최소한 한국과 미주의 한인교계에서는 확실하게 맞는 말.

그들에겐 초짜배기 신학이라 불릴만한 것조차 없으니.

Man 2011-10-06 12:59:35
다르게 생각하라.

그러면 이단이라 불릴 것이다.

최소한 한국에서는...ㅎㅎㅎ

dwk0070 2011-10-05 19:28:42
나는 평소 예배때도 ipad 하나만 들고 들어 갑니다. 이것이 남에게 덕이 돨까 안될까는 가끔은 고민 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세대는 아마 전혀 고민이 없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