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공대 총기 사건 용의자는 한국계 1.5세
버지니아 공대 총기 사건 용의자는 한국계 1.5세
  • 강희정
  • 승인 2007.04.17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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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미국과 한인 이민 사회에 큰 충격과 파장 예상

4월 16일 아침 7시 15분(미국 동부 시각 기준, 이하 동일 적용)에 미국 버지니아 주 블랙스 버그에 있는 버지니아 텍(버지니아 공대)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다. 용의자는 한국계 영주권자 조승희 씨(23세)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현재 사망자는 33명, 부상자는 최소한 29명으로 밝혀졌다. 버지니아 경찰 당국은 16일 밤 9시 30분경 CNN 뉴스 생중계를 통해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승희 씨는 이 대학의 영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었으며,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센터빌에 주소를 두고 있지만, 이 대학의 기숙사 하퍼 홀에서 지내왔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3월 구입한 9mm 권총 두 자루를 가지고 이 학교 존스턴 홀과 노리스 홀 두 곳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노리스 홀은 존스턴 홀과 상당한 거리에 있으며, 노리스 홀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는 4월 16일 오전 9시 50분 경에 이루어져 대학 당국의 늑장 대책이 사고를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학 측은 1차 총기 사고가 나서 즉각 대피령을 내리지 않고 2시간이 지난 뒤에야 학교 관계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으며, 이 당시에는 2차 총기 사건이 진행되고 있었다.

조승희 씨는 학생 기숙사인 존스턴 홀에 찾아와 에밀리 제인 힐셔(18)와 라이언 클라크(22)를 차례로 사살했다. 한때 조승희 씨와 에밀리가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에밀리의 가까운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이 둘은 연인 사이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한다. 라이언 클라크는 기숙사 상담원(Residential Advisor)이었으며, 조승희 씨가 에밀리 힐셔와 다투는 것을 조정하려다 함께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그는 800여 미터가 떨어진 노리스 홀로 건너가 공학관인 노리스 홀에서 강의에 참여하고 있던 교수와 학생들을 무차별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희 씨는 권총 두 자루와 수십 발의 실탄으로 무장했으며, 사전에 노리스 홀의 출입문들을 철제 체인으로 단단히 봉쇄한 것으로 보아 사전에 치밀한 준비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8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조승희 씨는 그동안 친구가 거의 없이 고립된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북미 국장은 버지니아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한국인으로 확인된 것에 대해, “정부는 이번 총격 사건에 형언할 수 없는 경악과 충격을 표하며,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국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총기 사건의 용의자가 한국계임을 밝히고 있어, 미국 일반인들 사이에 반한 감정과 인종차별 의식이 확산될 여지가 있다. 또한 이 사건은 미국에 이민 온 한국인 1.5세들의 사회 부적응의 현상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 주고 있어, 한인 사회 내에 적지 않은 충격과 아울러 자녀 교육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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