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안한 여성 쫓다가 머리 다칠 뻔 했다"
"성형 안한 여성 쫓다가 머리 다칠 뻔 했다"
  • 박윤숙•김명곤
  • 승인 2011.11.14 19: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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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한국 성형열풍 보도, '쌍꺼풀 수술은 성형 아니다'

성형수술은 한국에서 오랫동안 행해져 왔으나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매우 사적이며 은밀한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성형수술이 점점 일반화되면서 대수롭지 않은 일로 변모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1월 3일 최근 서울 압구정동에서 양악수술 권위자로 자리 매김한 박상훈 의사의 사례를 들며 한국의 성형에 대한 인식 변화를 전했다. 신문은 선천성 쌍꺼풀이 5명 중 1명 정도인 한국에서 쌍꺼풀 수술은 일반화됐으며, 서울 거리를 활보하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쌍꺼풀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사회가 성형수술에 대해 관대해지면서 수술 영역이 더욱 과감하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 자주 회자되고 있는 양악수술이 대표적 예이다. 양악수술은 얼굴형을 가름하게 하기 위해 양쪽 턱뼈 일부를 잘라내고 재정비하는 작업이다.

지난 6년 동안 3천건의 양악시술을 했다는 박 성형외과의는 이 수술이 얼굴을 재구성하는 작업이라며 생김새가 평범한 사람은 모양새가 훨씬 나아지고 외모가 뛰어난 상태라면 더욱 예뻐지게 만든다고 전했다.

양악수술은 본래 선천성 혹은 후천적 사고로 인해 일그러진 얼굴 형태를 고치기 위한 의학 시술이다. 하지만 얼굴 라인을 변형하기 위해 코와 광대뼈 수술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여성들로 인해 성형시술로 이용되고 있다.

양악수술은 주로 연예인들에 의해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디지털 테크놀로지 시대와 맞물린 결과라 할 수 있다. 연예인들은 우선 고화질 화면을 의식할 수 밖에 없고 일반인들의 소셜네트워크가 강화되면서 사생활 노출이 심해지고 있다.

   
 
  ▲ 의사가 코 성형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위키피디아)  
 
연예인들 성형 사실 고백, '성형' 인식변화에 한 몫

따라서 일부 연예인들은 숨길 수 없는 바에 사실을 떳떳이 밝히는 쪽을 택해 유명 프로그램에서 서슴없이 성형 사실을 털어 놓았고, 한동안 이에 대한 검색어가 인터넷을 점령하면서 해당 연예인의 인지도가 더욱 높아지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요즘 많은 연예인들이 성형 사실을 공공연히 밝히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결국 연예계의 이러한 분위기는 일반인들의 성형에 대한 인식 변화에 상당한 일조를 하고 있다.

신문의 인터뷰에 응한 화장 시술사인 장향숙씨의 경우, 쌍꺼풀 수술은 수개월간의 성형 프로그램의 마지막 단계였을 뿐이다. 장씨는 약 2달 전에 2만여불을 들여 치아교정과 함께 양악수술을 받았다.

장씨는 "아름다워진다는 데 고통쯤은 참아야죠. 쌍꺼풀은 더이상 수술로 치지도 않아요"라고 전했다.

또 요즘 젊은 여성들은 스스로 성형 쇼핑에 나서길 마다 하지 않는다. 강남지역의 ‘뷰티벨트’에는 ‘어디서 했니?’ ‘코에 만족하니? 턱은?’ 등의 광고문구가 가득하며, 광고모델은 얼굴 공개를 조건으로 공짜 수술을 해주는 ‘신데렐라 이벤트’를 통해 선발된 여성들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압구정동 백화점에는 인근 성형병원에서 나와 마스크나 선글래스를 착용한 채 쇼핑을 하고 있는 젊은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혼기를 앞둔 딸을 가진 엄마가 남에게 알려질새라 조심스레 성형외과를 알아보던 시절과는 너무 달라진 세태가 된 것이다.

성형수술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 산업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가늠하기가 힘들다. 지난 해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서울시민의 31.5%는 더 나은 외모를 위해 수술을 받을 의사가 있다고 대답했다. 지난 2007년 조사에서는 21.5%였다.

서울 시민 31.5%, "더 나은 외모 위해 성형 의사 있다"

2009년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렌드모니터에서는 서울에 거주하는 19~49세 여성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성형외과 전문의는 거의 두 배로 증가해 1천 500명으로 늘었으며, 다른 의학 분야까지 포함해 성형수술을 집도하는 병원은 4천 곳에 이른다.

한편, 한국의 한 심리학자는 한국인들은 본래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여기는 유교사상에 깃들어 있어 화장(장례)이나 장기 기증을 주저하는 등 몸에 변형을 가하는 것을 싫어했다. 그러나 명품 가방으로 자신을 과시하려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성형은 자기 과시를 충족시키는 또 하나의 도구라고 분석했다.

성형의사들은 병원의 주고객인 젊은 여성들이 자신이 원하는 생김새를 특정인의 사진을 통해 전하기 때문에 성형 사회가 확대될수록 생김새가 엇비슷한 여성들이 증가하는 현상이 뒤따르게 된다고 전했다.

이러한 예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한국적 정서를 담은 영화들로 세계적 명성을 지닌 임권택 감독은 요즘 전통적인 얼굴의 여배우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모두들 눈꺼플이 위로 말려 올라가 있는데 도대체 무슨 눈들이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임 감독은 "한번은 지방에서 열린 미녀 선발대회를 TV로 보고 있는 데 얼굴이 동그랗고 자연스런 눈을 한 여성(즉 성형을 하지 않은 여성)이 나와 너무 반가운 나머지 폴짝 뛰다가 머리를 천정에 찧을 뻔 했다"며 결국 그 여성을 자신의 영화에 출연시켰다고 전했다.

박윤숙•김명곤 기자 / <코리아위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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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ther 2012-03-07 04:18:06
Deadly accurate anwser. You've hit the bullse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