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나라와 그의 의가 반공 신학인가
그의 나라와 그의 의가 반공 신학인가
  • 전종돈
  • 승인 2012.01.23 12:5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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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종북 좌파 세력 척결하잔다

우리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33)"고. 그런데 요즘 엉뚱하게도 이 하나님의 나라가 변질되고 변모되어 그들만의 왕국으로 둔갑하더니 엉뚱하게도 요즘은 자신들의 왕국을 구하고자 주변의 시선도, 정교 분립이란 원칙도 무시한 채 기독교란 이름으로 당을 만들고 세속의 권력까지 휘어잡으려 하고 있다. 이들에게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란 말은 마이동풍이다.

어느 목사는 먼저 우리 사회에서 좌파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며 기독당(가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좌파 정권이라는 두 정부를 지나면서 '이러다가는 한국이 인민공화국이 올지 모르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혼란이 거듭되고, 국가의 정체성이 좌경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기독교가 기도만 할 것이 아니라 대표자를 제도권에 배출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기존 정치권에 속해 있는 기독교인 정치인들과 연대하여 기독교의 가치관을 국정에 반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라는 것이다.

실상 목회자의 우경화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도 아니다. 메카시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도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유독 이들은 반공의 선봉이요 보수의 수호자로 자처하고 있다. 이들에게 섣부른 잣대를 들이밀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좌를 말하고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이야기하면 꼴통이요, 전교조를 말하면 좌익이다. 이쯤 되면 보수 우파 친미주의자이려니 하겠지만 이들은 "이제 5만 교회와 1000만 기독교 신자가 힘을 모아 정의로운 나라, 하나님의 나라가 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는 이 시대의 목회자들이다. 이들이 보는 종북 좌파는 반미에다 반재벌론자들이다.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는 종북 반미 좌파들에게는 4대 원수가 있는데 그 첫째가 미국, 둘째가 이승만 대통령, 세 번째가 가진 자 재벌, 가장 큰 원수는 기독교라며 종북·반미·좌파들과의 싸움은 사탄과 싸우는 영적 전쟁이라는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 좌파란 대한민국 국민도 이웃도 아닌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붉은 용일 뿐이다.

이들이 보는 진보란 예전에 비해 아무것도 나아진 것이 없다. 다 김일성 김정일파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나하고 다른 목소리를 내면 잘못된 사상이요, 그것은 바로 북한의 김정일과 똑같다는 이분법이다. 대한민국 좌파는 '김정일파'이지, 영국이나 프랑스 좌파처럼 자국을 위한 좌파가 아니요. 그저 김정일 추종 세력일 뿐이라는 것이다. 부자·재벌들의 재산을 세금으로 걷어 쓰기를 바라면서도 그들의 수고나 공로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비판한다는 것이다. 그럼 누가 돈을 벌어 국민을 먹여 살리냐는 것이다.

기독자유민주당(가칭) 창당 취지문을 보면, "친북·좌경 세력을 척결하여 이념 논쟁을 종식시키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바로 세우고 남북통일을 이룩한다"고 되어 있다. 지난 10년간 친북, 좌경을 옹호하는 정부가 들어서면서 친북, 좌경 세력들이 그 기간 동안 정권과 정부의 비호 아래 그 세력을 강화하는 한편, 보안법 폐지, 미군 철수 및 전시작전권 환수, 북한의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을 수용하는 자세 등으로 국민간의 이념 갈등을 증폭시켜 사회를 혼란시키고 특히 최근에는 각종 선거를 통하여 좌파 세력이 정치, 교육, 행정에 깊숙이 파고들어 주도권을 잡기 위하여 혈안이 되고 있는바, 이를 방치할 경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정치 체제 존속이 매우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고야 만다는 것이다.

이들이 보는 역사란 언짢은 것투성이다. 요즘 사람들이 김대중·노무현 정권뿐만 아니라 전교조에 의해서 역사를 왜곡해서 배웠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가 더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바른 가치 판단을 못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보는 역사란 어떤 것일까?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 박정희를 근대화의 아버지로 미화시키고, 일제강점기를 근대화의 초석을 깔았다며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분들이다. 친일파를 옹호하며 광복절이 아닌 건국절을 주장하고, 독립운동가를 폄훼하며 독재를 찬양하고 있는 분들이다.

김구 선생을 공산주의자와 합작하려 했던 공상적 민족주의자로, 반민특위 해체를 좌파 공산주의자들이 끊임없이 체제를 위협하는 세상에서 친일파 청산보다는 내부 단결과 반공 태세가 더 중요하기에 해체는 당연한 걸로 생각하고, 이승만 대통령은 해방 후 건국 과정에서는 자유민주주의의 확고한 신념을 가진 정치 지도자로 공산주의 공세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하고, 대한민국의 기틀과 자유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체제로 올바로 잡는 데 커다란 공훈을 세웠다고 용비어천가를 부르시는 분들이다.

일제의 앞잡이로 친일로 호의호식했던 이들에게 일제의 패망과 새로운 해방 정국은 세상의 끝, 삶의 종식(終熄)을 고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천지개벽이 일어날 줄 알았던 세상은 일제에서 미 군정으로 이양되었을 뿐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일본이든 미국이든 이들은 점령군이지 해방군이 아니었기에 말이 광복이요 독립일 뿐 우리에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의 힘으로 해방되지 못하니 세상은 혼란과 분열, 참과 진이 뒤범벅이고 이념과 주장이 난무하였지만 미군정의 지지를 받는 우남의 노선이야말로 이들에게 있어서는 빛이요 구원이었다.

국내에 기반이 없었던 우남은 다른 것이 필요 없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그의 말처럼 친일을 하였든지, 악질 순경이나 독립군 때려잡던 관동군 헌병이었든지 공산당을 반대하고 기독교를 믿으면 자동적으로 면죄부를 발급해 주었고 애국지사로 탈바꿈해 주었다. 노덕술이가 그랬다. 김창용이가 그랬다. 반민특위가 해체된 것도 김원봉이 월북한 것도…. 이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독립운동가보다는 반공 투사가 우선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서북청년단이다.

서북청년단은 이북에서 월남한 청년들로 YMCA에서 창단한 우익 단체이다. 회원 대부분이 기독교 신자들로 주축이 된 개신교 성향으로 결성된 우익 단체였다. 이들은 격렬한 반공 투쟁으로 좌익에 대하여 테러를 서슴지 않았으니, 공산 치하의 학정에 못 이겨서 자유를 찾아온 그들의 과거 경험이 크게 작용한 데서 나온 행동이었다고 말하나, 한편으론 북한에서의 사회 개혁 당시 식민지 시대의 경제적, 정치적 기득권을 상실하여 남하한 세력들로 어찌 보면 친일로 호의호식했던 사람들이라고도 논한다. 이들은 공산주의자라고 의심되는 자에게는 무조건적인 공격을 가하였는데 미 군정은 서북청년단의 이러한 성향을 이용하여 미 군정의 명령에 대항하는 지역에 이 세력을 파견하여 민중들을 공격하는 하수인으로 삼았다.

제주의 4·3사건이 그랬다.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하니 일제에 부역한 경찰들이 군정 경찰로 바뀌었고 군정 관리들이 비리를 일삼는 등 부정을 일삼았다. 거기다 3·1절 발포 사건의 계기로 남로당 제주도당은 반경(反警) 활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한 결과, 제주 도내 전체 직장의 95% 이상이 경찰의 발포에 항의하여 '3·10 총파업'에 동참하였다. 이에 대하여 미 군정은 경찰의 과오를 다스리기보다는 남로당의 선동을 분쇄하는 데만 주력하여 제주도 도지사를 비롯한 군정 수뇌부를 전원 외지인으로 교체하고, 경찰과 우익 단체인 서북청년단 단원들을 대거 동원한 것이다. 이념이나 사상 때문에 빨갱이가 된 것이 아니라 빨갱이로 호명하면 빨갱이가 되는 세상이었다.

신사참배 문제로 재를 뒤집어쓰고 참회의 길을 걸어야 했던 기독교로서는 한줄기 서광이요 굵은 동아줄이었다. 반공주의를 매개로 이들은 일제 대신 미 군정의 비호 아래 자신들의 기득권을 늘려 나갔고 이승만 독재 체제를 강화하는 데 일조를 하였다. 반공은 신사참배의 원죄를 씻어 내려는 한국 개신교의 몸부림이었다.

하나님보다도 예수님보다도 반공이 절대 우위에 서 있었다. 친일을 하였어도 천조 대신을 섬기었어도 반공 한마디면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던 시기였다. 만 악의 적은 공산주의이며, 좌익분자야말로 용서받을 수 없는 자들이었다. 독립운동가도 민족주의자도 좌에 연루되면 그것으로서 끝이었다. 그들이야말로 이 땅의 모든 비극의 원인이며 계시록 6장 3∼4절에 나타난 '붉은 말'을 탄 적그리스도였다. 민주주의나 정의, 자유 선행이나 봉사, 그 어떤 윤리적인 행동보다도 반공 신학이야말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과정 신학이었다.

반공 신학이야말로 정통과 이단을 구별할 수 있는 잣대이며 통일교이든, 전도관이든, 나운몽의 용문산 기도원이든 반공만 부르짖으면 그것이 정통으로 둔갑되었다. 모든 교회의 지도자들이 모여 구국 기도회를 드렸고 민족의 위대한 영도자를 모세 같은 지도자로 세워 달라고 하나님께 조석으로 기도드려야 했다.

더 나아가 5·16쿠데타와 유신헌법을 옹호하고 광주의 숱한 인명을 학살하고 정권 찬탈에 성공한 군홧발에 납작 엎드려 용비어천가와 조찬 기도를 드려 주고 오히려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로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이 정하신 바라"는 로마서 13장의 말씀을 들이대며 민주화를 바라는 교회 내 혁신 세력들을 억눌렀다.

6월 항쟁에도 6·29 선언 이후에도 복지부동으로 몸보신하기에 급급한 이들은 사회가 변하여 가는데도 오히려 수구로 퇴락해 가고 있었다. 권력과 야합하여 부와 거대한 성전과 수많은 신도들로 교세를 확장하였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다 보니 빈자나 약자와 공유하지 못하고, 부자 세습이라는 불명예와 부도덕한 성적 타락으로 그 이름이 곤두박질하는데도 오히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점점 보수 우경화로 무장해 간 것이다.

하다못해 촛불 시위도 친북 좌파의 선동 때문이요, 자연재해로 인하여 엄청난 인명 피해를 당한 다른 나라를 향하여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악담을 하고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을 두고 지옥에 갔다는 분이나, 이명박 후보를 찍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지워 버린다던 분이 이번에는 사탄과 싸우기 위해 정치에 뛰어든다니, 나와 생각이 다르면 악마처럼 여기는 이들에게 무슨 윤리 의식으로 정치를 한다는 것인지 가소로울 뿐이다.

"산에 오르려면 산을 보아야 하고. 강을 건너려면 강을 보아야 합니다. 산을 보지 않고서는 산을 오를 수 없고. 강을 보지 않고서는 강을 건널 수 없습니다. 계곡이 깊으면 정상이 높고 강이 넓으면 물이 깊듯이, 깊은 계곡을 지나지 않고서는 정상에 오를 수 없으며 깊은 물을 지나지 않고서는 강을 건널 수 없는 법입니다. 언제나 우리는 높은 산을 바라보며 세상을 살아가고 깊은 물을 바라보며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높은 산에 오르는 방법을 알고 있고 깊은 물을 건너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다만 깊은 계곡이 싫어 산을 오르려 하지 않는 것이고, 깊은 물이 두려워 강을 건너려 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산이 높다 한탄하고 강이 깊다 탄식합니다."

독일의 무참한 패배를 눈앞에 두고 피히테가 베를린에서 한 말이다. 그는 강연에서 국민 앞에 하나의 거울을 높이 들고 그들의 죄악과 그 결과, 즉 경박함, 불신앙, 자기기만, 현혹, 나약함을 그들에게 보여 주었다. 그다음에 피히테가 그들에게 명한 것은 무기를 잡고 싸울 것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회개와 내적 개혁을 요구한 것이다. 하나님에게로 모든 도덕적인 삶에로, 진리와 영에로의 귀환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 교회 개신교 목사들은 누구하나 잘못을 회개하지 아니하였다. 어쩌면 템플턴 상을 수상하며 신사참배를 회개한 한경직 목사가 그래서 아름다운 빈손으로 그나마 교회의 자존심을 세워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교회는 지금 소금이 없어 세상에 소금을 빌려야 할 판이다. 참회할 줄 모르고 회개하지 못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기보단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자신들만의 바벨탑을 세우더니 급기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기보단, 맘몬과 물신에 사로잡혀 자신들만의 왕국을 세우곤 급기야는 왕조를 물려주듯 세습을 일삼고 있다.

나아가 그 권세를 천년만년 누리고자 기독당을 운운하며 세속의 권력마저 장학하려고 하는 실정이니, 누가 있어 이들을 하나님의 종이라 말할 수 있으며 누가 있어 이들을 진정한 목회자라 부를 수 있단 말인가. 하나님을 제대로 믿지 못하니, 믿지 아니하는 자들이 멸시와 조소를 보내고 교회를 사유물처럼 생각하고 제왕처럼 군림하니,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하였다. 부끄러운 불륜을 행하고 도덕적으로 타락했으면서도 참람하게 주절거리니, 믿지 아니하는 자들이 개독교요 먹사라 호칭하며, 혐오스러운 듯 무차별적으로 당신들 목사님이라면서 왜 개판을 치느냐고 되묻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양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양 영적 소경이요, 귀머거리 행세를 하면서도 오히려 기독교 전체의 대변인인 양 정당을 조직하고 수구적 보수 진영을 대변하는 종교 권력의 전위 부대로 전락하였음에도 그 욕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는 냉전 체제하에서의 자신들이 누리던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욕심의 발로일 뿐이다.

말로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정당을 결성한다며 친북 좌경을 들먹이고, 좌파 세력 척결을 운운하며, 현실 참여 정치를 어찌할 수 없는 구국의 결단이요, 목회자의 양심이라며 당위성을 운운할지 모르지만, 진정 목사라는 양심이 조금이라도 하나님의 종이라는 소명 의식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이 모든 저주의 굿판을 걷어치우고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오히려 당신들이 염려하지 않아도 이념의 갈등이 줄어들고 사회가 안정되며 국론이 통합되고 미풍양속이 넘쳐 나는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한국 <뉴스앤조이>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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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heo 2012-02-17 06:59:09
공산주의가 기독교를 부정하고 이북의 교회를 박멸한 것은 사실이 아닌가요.물론 이남의 교회도 신사참배자들이 교권을 잡고 일제 압잡이들이 정권을 잡고 두 세력이 야합하여 나라를 이끌어 온 것은 통탄할 일입니다. 그러나 이북의 공산주의 세력이 그런 빌미를 제공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축 최초 3억 출/금자 탄생! (운 2012-02-01 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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