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이론, 진화론의 열매들
나쁜 이론, 진화론의 열매들
  • 양승훈
  • 승인 2012.03.19 05:10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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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진화론의 열매...옳고 그름보다 유익함과 도덕성이 우선되어야

현대 생물 진화론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다윈은 자신의 저서 <종의 기원>(1859)에서 인류의 기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후에 출간한 <인간의 유래>(1871)에서는 인류 진화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인간이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고는 얘기하지 않고 다만 원숭이와 인간이 공통의 조상을 가졌다고 말합니다. 다윈의 주장은 곧 이어 다른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확산,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다윈은 인류의 기원에 대해 조심스런 몇 가지 주장을 했지만 자신의 이론이 끔찍한 여러 이데올로기들의 원조가 될 것이라는 점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진화론에서 어떤 사상들이 싹 텄는지 몇 가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진화론

진화론 중에서도 다양한 유해 이데올로기가 출현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이론은 사회진화론(Social Darwinism)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이론은 1870년대 영국과 미국에서 진화론을 사회학과 정치학에 적용한 일종의 사회이론입니다. 여기서 출발한 것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적자(適者, the fit)와 부적자(不適者, the unfit)의 무한경쟁을 허용하는 자유방임 자본주의(laissez-faire capitalism), 제국주의, 공산주의, 파시즘, 나치즘, 우생학 등입니다.

사회진화론에서는 사회적 약자가 도태되고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나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략하는 식민주의를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것으로 봅니다. 이 이론에서는 강대국은 적자이기 때문에 부적자인 약소국의 땅과 자원을 수탈하고 사람들을 억압하는 것을 자연의 원리요 역사가 발전하는 원리라고 봅니다. 일본의 한반도 침탈이나 2차대전을 일으킨 전범 국가들의 침략주의가 자연의 법칙으로 둔갑하여 정당화 되는 것입니다.

사회진화론의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 이론은 적자인 기업가들의 생존을 방해하고, 부적자인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해 일하는 노동조합을 거부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악덕 기업인들이 적은 임금과 과도한 노동을 통해 부적자인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것도 정당화 합니다. 적자인 부자들 혹은 사용자들이 부적자인 노동자들 혹은 약자들을 위해 돈을 기부하는 것도 적자생존의 원리를 거스를 수 있기 때문에 거부합니다. 적자생존이라는 메커니즘을 내세우며 약자들의 생존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진화론은 누가 보더라도 나쁜 이론이 분명합니다!

나쁜 우생학

적자들은 생존하게 하고 부적자들은 생존하지 못하게 하는 우생학(優生學)은 어떻습니까? 우생학이란 1883년 다윈의 사촌 갈톤(Francis Galton)이 제안한 개념입니다. 원래 우생학이란 단어 eugenics는 그리스어에서 '좋은 출생,' '고귀한 혈통'을 의미지만 이는 우수하고 건강한 인종의 번식을 장려하는 것은 물론 정신병, 정박아 등을 제거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이론은 곧 열등한 인간 혹은 인종은 없애야 한다는 무서운 이데올로기가 되어 부적자들이 후손을 남기지 못하도록 강제 불임시술을 하거나 아예 인위적으로 멸종시키는 끔찍한 범죄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우생학 운동이 한창이던 1910년부터 1930년 사이에 24개 주(州)가 부적자들에 대한 강제불임법을 통과시켰고, 연방의회는 부적자(열등자)라고 생각되는 특정 지역의 사람들은 이민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민제한법을 통과시켰습니다.

   
 
 

▲ 우생학의 광신자 헥켈과 그의 우생학적 편견을 보여주는 그림. (사진 제공 양승훈)

 
 

우생학에 근거한 가장 참혹한 범죄의 원조가 된 사람은 바로 19세기 독일의 대표적인 생물학자이자 열렬한 진화론자였던 헥켈(Ernst Haeckel)입니다. 그는 고대 그리스와 스팔타카스에서 우수 종족 보존을 위해 열등한 영아들을 살해한 것을 적극 지지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생명의 신비>(1904)라는 책에서 사회에 부담만 주는 고아, 과부, 불구자, 유전 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등은 독가스로 살해해야 한다는 끔찍한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사실 인류 역사상 등장했던 수많은 악한 이론들 중에 우생학 이론보다 더 나쁜 이론을 찾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나치의 대학살

헥켈의 영향을 받은 히틀러와 나치는 1933년 전당대회에서 진화론을 당 강령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친위대(SS)와 경찰의 부인, 약혼자, 애인 등에 대해서는 낙태나 피임을 금지시키고, 반면에 200만이 넘는 소외계층에 대해서는 강제로 불임시술을 하였으며, 결함이 있는 영아들은 안락사 시켰습니다. 그리고 '지클론 B'(Zyklon B)라는 독가스를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했습니다.

나치 독일은 유대인 외에도 공산주의자, 동성애자, 집시, 정신지체 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 소련의 전쟁 포로, 여호와의증인, 프리메이슨 등 여러 '원치 않는 부류'를 유대인과 함께 마구 학살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집단 수용소에 옮겨져 조직적으로 학살되었으며, 장애인의 경우는 의사에 의해 안락사 시키는 방법으로 5만명이나 학살당했습니다. 홀로코스트로 인해 사망한 유대인의 수는 대략 6백만 명 정도이며, 나치의 탄압에 의해 죽은 비유대인을 포함시킬 경우 총 사망자 수는 9백만에서 천만까지 올라갑니다. 나치의 대학살이 우생학적 환상에 의해 저질러진 반인륜 범죄였으며, 우생학이 바로 진화론의 직접적인 결과임을 생각한다면 진화론은 정말 악한 이론입니다!

공산주의의 만행

또한 다윈의 진화론은 후에 공산주의 사상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종의 기원>이 발표된지 13년 후인 1872년에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동일하게 런던에서 발표되었는데, 그 책의 앞 부분에 마르크스는 자필로 "존경하는 다윈 선생께 드립니다"라는 헌정사를 썼습니다. 다윈이 생물진화의 메커니즘으로 제시한 자연선택을 마르크스는 인간사회에 적용하여 계급투쟁이라는 말로 바꾸었을 뿐입니다. 마르크스의 이론은 곧 레닌, 스탈린 등에 의해 20세기의 가장 잔인하고도 끔찍한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어졌습니다.

공산주의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던 잔혹한 만행에 대한 종합 학술 보고서인 <공산주의의 검은 책> (Le livre noir du communisme)(1997)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의 잔혹상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폭로하는 공산주의 정권들의 살상 규모를 보면 구소련에서 2천만명,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 치하에서 6500만명, 베트남에서 1백만명, 북한에서 2백만명(3백만명의 아사자 제외), 캄보디아의 폴 포트 정권 하에서 2백만명, 동구 공산정권 하에서 1백만명, 아프리카에서 1.5백만명 등 총 1억명에 달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가져온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가 명백히 진화론에 기초하고 있다면 진화론은 정말 끔찍한 이론입니다!

나쁜 이론

지금까지 진화론의 몇 가지 나쁜 결과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동안 창조-진화 논쟁에 참여한 많은 학자들은 진화론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기원 논쟁에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진화론의 열매입니다. 앞에서 살펴본 침략주의, 우생학, 나치즘, 대학살, 공산주의, 식민주의 등은 대표적인 진화론의 열매들입니다. 이것은 창조론자들이나 종교인들이 진화론을 비판하기 위해 억지로 만든 주장이 아닙니다. 사회진화론 분야의 책이나 강의를 통해 진화론자들이 당당하게 얘기하는 것들입니다.

우리는 어떤 이론의 좋고 나쁨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론의 옳고 그름보다 이론의 유익함과 도덕성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진화의 메커니즘을 생물 세계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인간 사회에 적용하는 것은 그 자체가 무서운 범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냥 악한 정도가 아니라 인류가 고안한 가장 끔찍한 악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인간이 스스로의 진화 과정을 제어하려고 한다면 제2,제3의 홀로코스트가 생기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진화론은 인간의 악한 본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진화론이 무신론과 결탁하게 되면 세상은 진화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제어할 방법이 없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어떤 이론이 나쁘다면 더 이상 그 이론은 학교나 그외 교육기관에서 장려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절대 실수하지 않는 탁월한 사기 수법이나 절대 잡히지 않는 소매치기 기술이 있다고 해도, 살인을 하고도 절대 발각되지 않는 방법이 있다고 해도 만인들에게 해가 되는 그런 범죄의 방법을 TV나 교과서에서 공공연히 가르치거나 장려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떤 이론이 옳고 그른가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이론이 좋은 열매를 맺는가, 나쁜 열매를 맺는가 하는 점입니다. 진화론의 열매가 얼마나 악하고 인류를 불행하게 만들었는지는 새삼 사례를 열거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열매로 나무를 아느니라(마12:33)"고 한 예수님의 말씀은 진화론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양승훈 /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 원장

양승훈 교수는 경북대 사범대 학사, KAIST 물리학과(MS, PhD), 휘튼대학 신학과(MA), 위스콘신대학 과학사학과 석사를 마치고 경북대 사범대 물리교육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을 설립하고 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기독교적 세계관>, <창조와 격변> 외 22권의 저서와 71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http://www.view.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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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참 2012-03-22 13:45:07
물리학박사라는 사람이 이런 것을 주장하니....어이가 없군.

pado 2012-03-22 09:04:01
근본주의를 무조건 비판만 할께 아니라 !!!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가운데 긍정적인 점과
부정적인 점을 공유하지 않은 것은 아예 없다고 본다 !!!

그런 차원에서 근본주의 긍정적인 점은 최대한 살리고
근본주의의 부정적인 점은 이를 탈피하도록 노력해야 하리라고 본다

그러나 이를 세상적인 관점에서만 생각한다면 참으로 곤란하리라고 본다.
왜냐하면 그렇게 된다면 믿음의 본질에서 이탈하게 될 우려성이 있기 때문이다.

요한 15: 18,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먼저 나를 미워한 줄 알라

19,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것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택하였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

20, 내가 너희에게 종이 주인보다 더 크지 못하다 한 말을 기억하라
사람들이 나를 박해하였은즉 너희도 박해할 것이요 내 말을 지켰은즉 너희 말도 지킬 것이라

pado 2012-03-22 08:14:07
왜??? 나는 이 기사를 훌륭한 기사라고 볼 수밖에 없냐 ????


그것은 세상의 무신론자들이나 괘변론자들이

아예 하나님을 떠나
인간들 !!!
제 멋대로 사는 게 옳은 것이라고...
그들 나름대로의 개똥철학을 펼친다 !!!

그러나 피조물이 창조자를 떠나 제 멋대로 사는 것!!!
이보다 더 큰 악이 이 천지만물 가운데 그 어디에 있을까 ???!!!

그러나 그 같은 인간들의 그 무지막지한 그 큰 악을 !!!
합리화 !!! 정당화!!! 시켜주는 그 근본적이고도 고전적인 그 이론이
그 무엇인가 ???!!!

그것은 다윈의 진화론과 맑스의 유물론이라고 보지 않을래야 보지 않을 수가 없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

그렇다고 내가 다윈의 진화론을 전면 부정하는 자가 아니라...
본인은 <유신론적 진화론과 관계된 창조설>을 존중하고 이에 관한 이론을 확고히 정립하고자 한 사람임을 여기에서 밝히고자 한다.

pado 2012-03-22 06:19:56
이 기사를 계기로 하여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과학이라는 탈을 쓴 그 괘변론자들의 그 논리를 밝히 분별할 수가 있는 지혜있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리라고 봅니다!!!

험한 이 세상 속에서 참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 얼마냐 어렵기에 주님께서
<보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 내 보냄은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으니 >라고 하셨을까 ???

그래서 <너희는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라 마 10: 16>라고 하셨는가 보다 !!!

이리들과 마찬가지인 그런 존재들이 우굴거리는 이 세상 속에서 ...
우리들은 그 양의 탈을 쓴 이리들이 그 누구인가를 똑바로 알아야 하리라고 본다 !!!

그 첫째 대상으로 지목할 수 있는 그 본격적인 존재는
소위 과학이라는 탈을 쓰고 그게 마치 진리라도 되는양 온갖 괘변을 부리는 괘변론자들이 아닌가 싶다 !!!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들을 똑바로 직시하고 이들에 대해 지혜롭게 대처해야만!!!
양의 탈을 쓴 그 이리들에게 잡아먹히게 되지 않은 비참하고 가련한 그런 양이 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

아둘람 2012-03-21 05:10:33
양승훈 원장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진화론의 열매가 나쁘다고 단정해 버리셨는데 좋고 나쁜 것은 그 시대의 사조와 흐름에 지배당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해가는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절대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하지만 성경을 해석하는 방법과 잣대도 세월에 따라 변해갑니다.
사회진화론이나 우생학이 한창일 당시에는 신학자들 마저도 구약성경의 여러 부분을 합당한 근거로 제시하며 동조하였습니다. 좀 더 직선적으로 말하자면 현대 유대인들이 잘 나가고 유럽 국가들 중 유독 독일이 번영하는 이유가 뭘까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 혹시 예전에 부적자들이 제거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보진 않으셨습니까? 제거 대상에게는 나쁜 이론이었겠지만 지금 남겨진 자들의 후손에게는 좋은 열매를 안겨준 좋은 이론은 아닐까요?
칸트의 눈으로 보면 나쁜 것이 벤담의 눈으로 보면 좋은 것일 수도 있고, 스튜어트 밀의 기준으로 나쁜 것이 롤스의 기준으로 좋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현대에는 전쟁을 비관적으로 보고 아군 적군에 상관 없이 민간인의 피ㅤㅎㅒㅤ를 아주 나쁘게 생각합니다. 3500년전 모세가 하나님의 선한 뜻을 이루기 위해 아말렉 족속을 칠 때 여자와 아이들과 가축까지 죽였던 것과 아주 대조적이죠.
공산주의 뿐만이 아니라 민주주의도 진화론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투표를 통해 다수를 만족하는 인물을 뽑는 것은 창조론자의 생각이 아닙니다. 또한 인류의 발전 동력인 선의경쟁주의, 즉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어 경쟁하게 하여 적합한 자가 더 많은 이득을 얻게 하는 것도 창조론자의 머리에서 나올 수 없는 생각이죠. 양교수님께서 여러 학교에서 많은 공부를 하실 수 있었던 것도 나름 경쟁에 적합하셨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진화론의 열매가 나쁘다고만 단정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