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목회 꿈꾸는 '멘토와 대화'
건강한 목회 꿈꾸는 '멘토와 대화'
  • 전현진
  • 승인 2012.06.0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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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목회자멘토링컨퍼런스'…정용섭, "공부 못 하겠거든 설교하지 마라"

   
 
 

▲ 건강한 목회를 꿈꾸는 '제1회 목회자멘토링컨퍼런스'가 6월 4일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열렸다. 137명이 모인 컨퍼런스는 3박 4일 동안 멘토들의 사역 이야기를 듣고, 각자의 목회 방향을 그려 보는 시간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전현진

 
 
목회자들이 건강한 목회를 꿈꾸는 시간 '제1회 목회자멘토링컨퍼런스'의 막이 올랐다. 137명의 참가자들이 각양각색의 목회 고민과 기도 제목을 품고 컨퍼런스에 참가했다.

광주에서 올라온 정성욱 목사(꿈이있는교회)는 "평소 만나 뵙고 싶었던 선배 목사님들이 멘토로 나서는 것을 보고 참가했다"며 "책으로는 다 알 수 없는 멘토들의 경험과 고충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군에서 전역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박현조 전도사는 "아직 사역을 시작하지 않았다"면서도 "목회 방향을 미리 생각해 보고 싶다"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오리엔테이션 뒤 개회 예배가 이어졌다. 김영봉 목사(와싱톤한인교회)가 '시험은 같다'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우리 모두 처음 가졌던 다짐을 기억하자"며 세상의 가치에 흔들리지 말자고 주문했다

김 목사는 "세상적 가치를 얻기 위해서 혹은 얻은 뒤 악한 권세에 무릎 꿇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목회 현장에서 목회자가 세상 영광을 추구한다면 필연적으로 사탄의 영향력 안에 들어가게 된다"고 했다. 그는 경청하는 참가자들을 향해 "우리가 왜 이 자리에 왔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목회자로 살아가면서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는 일이 많다" 며 "예수님이 이겨 내신 고난과 시험을 기억하고, 그 첫 마음을 잃지 말자"고 격려했다.

멘토링에 나선 첫 번째 멘토는 정용섭 목사(대구성서아카데미 원장). '설교 비평'으로 잘 알려진 정 목사는 "설교자의 길이 영적으로 엄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강의에 나섰다. 정 목사는 "구약 예언자들은 '신탁'을 받은 뒤에야 하나님 말씀을 전했다"며 "이 시대의 목회자들도 하나님과 맺은 관계 속에서 설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용섭 목사는 "설교자는 끝없이 질문하고 말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참가자들에게 깊이 있는 말씀 공부를 주문했다. ⓒ뉴스앤조이 전현진

 
 
정 목사는 이어 "말씀을 수단으로 보는 '성서 도구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며 "실용주의적인 말씀은 우리에게 유익이 없다"고 말했다. 성서를 이용해 내 삶에 도움을 받으려 하지 말고, 말씀 속에 깊이 들어가라는 주문이다. 그는 "광산을 파고 들어간 만큼 광부는 보물을 얻는다"며 "성서는 질문한 만큼 우리에게 대답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컨퍼런스는 멘토들의 강의와 문답 시간, 그리고 그룹 토론 시간으로 이뤄져 있다. 정 목사의 강연을 마치고 이어진 문답 시간에 한 참석자는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조직신학과 해석학 등을 공부하라는 말은 목회자에게 무리한 요구 아니냐"고 질문했다.

정 목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며 "설교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칼 바르트가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나의 설교가 언제나 틀릴 수 있고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설교를 시에 비유하면서, "누구나 좋은 시를 쓸 수는 없지만, 좋은 시를 알아볼 수는 있다"며 "누구나 좋은 설교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설교를 알아볼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이 이어졌다. 김 목사는 참가자들에게 '내가 하고 있는 설교에서 잘하고 있는 부분과 못하고 있는 부분',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서로 나눠 보자고 제안했다. 익숙하지 않은 방식의 '토론'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정성껏 자신의 생각을 그룹별로 나눴다.

   
 
 

▲ 김영봉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문답 시간에 정용섭 목사가 답변을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전현진

 
 
한 그룹에서는 "전반적으로 한국 목회자들은 성경이 말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한국교회는 성경을 깊이 공부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등 이야기를 나눴다.

광주에서 온 유병철 전도사는 "토론 시간은 교단 차이 때문에 서로 간의 벽이 느껴지기도 했다"면서 "문답 시간에 자유롭게 멘토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은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식사 시간에 정 목사님과 함께 식사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일방적으로 강연을 듣는 세미나가 아닌 서로 교제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유익하다"고 말했다.
   
 
 

▲ 문답 시간에 이어 토론이 이어졌다. 소그룹으로 모인 참가자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들었다. ⓒ뉴스앤조이 전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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